생각을 쓰다
가을을 탄다, 봄을 탄다.
계절을 탄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봄을 타는 사람이다.
봄바람이 살랑이고 옷차림이 가벼워질수록
내 마음도 괜히 붕 뜨는 기분이 든다.
추위가 가시면서
두꺼운 외투를 벗고 내 마음의 빗장도 살짝 느슨해지는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단단히 묶여있던 생각들이
그 틈을 비집고 나와 머릿속을 맴돈다.
그래서인지 봄이 되면
괜히 마음도 간질거리고,
없던 마음이 생기고
별 것 아닌 것들에 자꾸만 의미를 부여한다.
지난 일기나 SNS 게시글을 되돌아보았다.
역시나 유난히 봄에 간질거리는 글을 써 내려갔다.
가끔은 지나치게 감상적이라서 베개를 내리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20살의 어느 봄에는
"봄처럼 입으자"라는 게시글을 올려
약 10년간 놀림을 받은 적이 있다.
지금은 친구들 사이에서 밈처럼 사용되고 있지만,
그때는 제법 창피했다.
또 어느 어린 봄에는
짝사랑의 마음을 키우며 가사를 쓰기도 했다.
어떤 친구는 그걸 노래로 만들겠다고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매년 이런 글을 써왔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목련이 핀 오늘,
마음에 어린 새순이 피어나는 것 같아서
결국 또 이렇게 글을 쓰고 만다.
올봄에 피어난 마음에는
또 어떤 꽃이 피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