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뺀다는 것

생각을 쓰다

by 은지

최근 요가를 시작하면서 몸에 힘을 빼는 감각을 익히고 있다. 몸에 힘이 어찌나 많이 들어간 채로 살았는지 요가 첫날 누워서 몸에 힘을 빼기만 했는데도 지쳐서 요가 클래스를 마치고 15시간을 내리 잠들었다. 약 20일간 거의 매일 요가를 하면서 전날보다 힘을 더 빼고 더 빼는데도 아직도 몸에 긴장이 잔뜩 남아있다.

언젠가 몸과 정신은 함께 이어져 있는 것이라 몸이 힘들면 마음도 힘들고, 마음이 힘들면 몸이 힘든 것이 당연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몸에 긴장이 잔뜩 있는 만큼 마음에도 긴장이 바짝 들어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사바 아사나 (가만히 힘을 풀고 누워있는 자세)를 하며 몸에 힘을 빼는 것처럼 마음의 힘을 뺀다는 건 어떻게 하는 것일까 생각했다.

활기차고 힘차게 살아가는 것 자체는 물론 좋은 일이지만, 이렇게 아침 스트레칭을 하고 명상하듯이 마음의 힘을 한 번씩 툭 빼고 쉬어가는 타이밍이 있어야 했던 건 아닌가. 몸이 아플 때 누워있는 것처럼 마음이 아플 때는 어떻게 쉬어줘야 하지. 지금까지 마음을 쉬어가는 그런 순간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마음에 힘을 빼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요가 수업을 들으면서 매일매일 몸에 힘을 빼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주 작은 힘으로만 움직이며 불필요한 긴장을 덜어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빠르게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어디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는지 알아차리기 힘들어서 더욱더 천천히 내 몸의 움직임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다.

마음의 힘을 빼는 것도 바로 그런 게 아닐까. 그냥 다 내려놓고 쉬라는 것이 아니고, 해야 할 일은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불필요한 일들은 잠시 내려놓고 천천히 속도를 유지하는 것. 멈추지는 않지만, 나만의 속도로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번아웃이 온 이에게는 쉬어가라고 하지만, 번아웃이 올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는 사람이 한순간에 힘을 빼기란 더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마치 내가 요가 첫날에 지쳐서 15시간을 기절하듯이 잠든 것처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더 힘든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조금 속도를 늦춰서 가만히 내 마음을 바라보며 어디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 있는지 인지라도 할 수 있는 것.

우리에게는 그런 힘 빠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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