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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나페 Oct 28. 2022

항암 전 검사와 중심정맥관 c-line 잡기

까이꺼 버틸 수 있다 이길 수 있다

항암 전 검사하기


 눈물로 가득했던 하루가 끝났다 돌이켜보면 어제 하루 많은 일들이 있었다 교수님과 면담에 성공했고 전부는 아니지만 궁금한 점도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고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암밍아웃>을 했다 그리고 어제 남편이 집에서 짐을 가져오면서 알게 되었는데 내가 있는 병동은 '일반'병동이 아니라 암환자만 있는 '암'병동이었다 그래서 젊어 보이는 내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다른 환자들이 날 본거였구나 이해가 되었다 호기심과 안타까움이겠지 쟤는 젊어 보이는데 무슨 일로 이 병동으로 입원했을까 하고 그런. 아는 것이 무섭다고 시간이 지나니까 젊은 사람만 보여도 나도 모르게 안타까워서 눈이 갔다 세상엔 나이불문 아픈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관해 유도 항암을 하기 위해선 어제 교수님이 말하셨듯이 각 종 검사와 중심정맥관 c-라인을 잡게 된다 아침부터 남편과 나는 밥도 먹지 않고 간호사분이 주신 안내 종이를 따라 폐기능 검사와 엑스레이 심장초음파를 찍으러 갔다 아침을 안 먹고 싶어서 안 먹은 게 아니라 엑스레이는 7시까지 가야 했고 근처에 폐기능 감사실이 있었다 우선, 엑스레이를 먼저 찍고 폐기능 감사를 하러 갔는데 난생처음 해봤다 너무너무 힘들었다 후-후-부는데 코를 막고 하니 후-하고 숨을 내뱉기가 너무 힘들었다 몇 번의 검사 후 입안으로 약을 뿌려주시는데 그걸 마시고 10분 뒤 다시 했다 결과는? 교수님이 알려주신다고 확실히 약을 호흡한 후 후- 숨을 내뱉으니 한결 하기 편했다


 이 쯤하니 배가 너무 고팠다 하지만 병실에서 내려온 김에 심장초음파까지 다하고 밥을 먹기로 했다 나름 심장초음파는 몇 번 해봤어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이제껏 심장초음파를 할 때는 편안하게 검사를 했던 거 같은데 이번에는 숨을 들이쉬고 참고 내뱉고 참고가 생겼다 나는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응급실에서부터 숨이 잘 찼는데 마스크까지 끼고 있으니까 이게 호흡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심장초음파에서 너무 힘이 들었다 다각도에서 사진도 많이 찍는지 오래도 걸렸다 드디어 항암을 하기 위한 검사는 끝났다 이제 병실로 올라가서 밥을 먹어야지 너무 배가 고팠다



쫄보는 어디에서도 쫄보다


 병실에 도착하여 밥을 먹고 난 후 간호사분이 오셨다 오늘 새벽에 한 피검사에서 혈소판이 낮다고 수혈을 하게 었다는 소식이었다 멀쩡하다 느꼈는데 역시 아니었나 보다 언제쯤 익숙해질까 내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걸. 수혈을 하기 전, 그리고 '히크만'을 달게 되면 잘 못 씻을 테니 샤워하러 갔다 씻으려고 보니 도저히 서서 씻을 수 없었다 어질어질하고 숨이 턱 막혔다 앉는 의자도 누가 쓰고 있어 쪼그 앉았다 앉으니 좀 나았다 몸을 씻고 머리도 감아주었다 개운한 상태에서 점심쯤 혈소판을 맞고 수술복으로 환복 했다 몸에 주삿바늘보다 조금 굵은 관을 꼽는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수술복으로 환복을 하니 어쩐지 갑자기 긴장이 확 되었다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침대채로 누워서 이동했다 어쩐지 또 부끄러워서 걸어서 가겠다고 했더니 안된다고 거절당했다


 '히크만'을 달기 전 레지던트분이 오셔서 동의서를 가져와 사인을 해달라고 했다 중심정맥관을 시술하는 동의서와 시술하는 과정에서 조영제를 쓸 수 있다에 대한 동의서였다 역시나 각종 부작용을 설명하시 중심정맥관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숨을 참는 부분이 있 이 과정에서 숨을 참았으나 공기 확인 여부로 인해 조영제를 쓸 수 있다고 설명해주셔서 조영제는 안 쓰는 줄 알았다 말 그대로 '귓등'으로 들었고 별생각이 없었다 침대 채로 나는 심혈관센터로 이동해 혈관조영실안에서 내 정맥을 확인하며 극소 마취를 하고 중심정맥관 c-라인을 달았다 이 과정에서 나는 매우 아있었다 시술해주시는 분들께 질문도 하고 시술해주시는 교수님 말에 답도 하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생식기가 뜨거워짐을 느꼈다 마치 응급실에서 시티 찍을 때 맞은 조영제 느낌이었다


 분명 삽입시 숨참으랬는데 그런 말은 없고 바로 생식기가 뜨거워졌다 내게 숨 참으라 말 안 하고 바로 조영제를 쓰신 거 같았다 삽입 후 마무리는 다른 분이 해주시고 굵은 관을 몸에 삽입한 거라 모래주머니를 대고 누워서 두 시간을 지혈해야 한다 그래서 병실로 돌아갈 때도 침대를 이용해야 해서 센터 밖으로 나가진 않고 혈관조영실에서 나와 잠시 대기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했을 땐 '히크만'은 거의 가슴 쪽에 달았다 거기서 사람마다 위치는 조금씩 달랐는데 보통은 쇄골 밑, 가슴 어딘가 인데 나는 쇄골 위 목 쪽에 했다 그래서 모래주머니로 지혈하고 있는데도 신경 쓰여 목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알아서 잘해주셨겠지만 빠져 버릴 거 같았다


 병실로 올라오고 다들 산다던 필수 아이템 크록스를 구매하려고 알아보고 있었다 아플 땐 돈 끼지 말자 주의여서 할인도 안 하는 걸 생돈 주고 구입했다 지금에서는 정말이지 배 아픈 경우다 지금 산 신발 세일 자주 하더라.. 심지어 사이즈 없을 때여서 한치수 더 큰거삿었다 아무튼 병실에 누워서 남편과 커플로 신으려고 두 켤레와 지비츠를 보고 있는데 자꾸만 추웠다 병실 에어컨이 오락가락해 에어컨 탓인 줄 알았다 담배 피우러 가던 남편에게 밖에서 바람도 많이 부니 창문도 닫고 에어컨 세기를 줄여달라고 부탁하고 이불을 더 꽁꽁 덮었다 곧 한여름인데 이렇게 춥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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