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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 빈 Sohnbin Jul 01. 2024

"입술 주인을 찾아주세요."

BERNARDAUD 카페에서

한남동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현대음악 혹은 전위 음악 연주회에 참석하는 날이면 맞은 편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하고 차 한잔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식사후 위 층에 있는 BERNARDAUD 카페에서 가서 차 한잔 마시는데 가장자리에 립크로스가 선명히 묻어있다. 이미 두 모금 마신 뒤라 불쾌한 표시를 내는 것도 그렇고,짐짓 여유를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농담으로  

"입술 주인을 좀 찾아주세요."

직원이 미안하다며 다시 차를 내오고 비스킷 하나를 가져왔다.

그 시각 손님은 나와 지인 두 사람이었고 매장을 겸한 곳에서 세명의 직원이 부주의 할 수 있을까 싶은데 사람이 하는 일 가운데 무엇이건 완전한 것은 없는 법이라 이용자의 심사에 따라 다른 반응이 있을 터다.


커피숍 천지인 나라라 굳이 매장과 함께 한 이곳에 올 이유가 없지만, 97년경 생활 용품 럭셔리 회사 책임자로 직접 겪은 일들과 Christofle,Bernardaud,다옹,개별 브랜드와 업무 진행하면서 체험한 브랜드 이미지가 생생하고 세월 지난후 그들의 변화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해서 간 곳이었다.

베르나르도의 파리 본사는 당시에 처음 카페 겸 레스토랑을 직영하였는데 격조 있고 우아한 분위기는 현재와 다르게 채색된 고전 이미지 물씬 한 곳이었다. 20 수년 뒤에 서울서 만난 현장이 겉치레를 넘어서 160년 전통의 고유 감성을 담아주길 기대한다.바야흐로 롯데 신세계에도 부띡이 오픈한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지만 고급한 제품의 이미지를 넙어서 아름다음으로 승화된 그를 여전히 느끼고 싶다.

지금도 시선이 가는 캔들 홀더는 지속적인 인기 상품이리라. 얇은 원형의 틀 속에 반투명으로 비치는 빛은 잠 못드는 각자의 영혼을 달래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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