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의 관심사
시작은 영화 <1987>이었다. 하늘이에게 내 예전 핸드폰을 놀잇감으로 준 적 있다. 그걸로 유튜브도 찾아보고 게임도 하곤 한다.
처음엔 <시크릿 쥬쥬>나 <신비 아파트>를 찾아보던 아이가 어쩌다가 영화 <1987>에 대한 유튜브를 접했다.
유튜브에서 봤다던 아이는 티비 리모컨을 이리저리 만지며 영화 <1987>을 찾았다.
하늘이가 두 번째로 선택한 영화는 <택시운전사>였다.
하늘이는 두 영화를 몇 번이고 돌려봤다.
처음엔 ‘이걸 이제 8살 된 아이에게 보여줘도 될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역사적 사실이지만 아이가 접하기에는 폭력적인 장면이 있으니 조금 우려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차피 크면 배울 내용이고 알게 될 내용이지만 지금 이 아이가 접하기에는 너무 어린 게 아닐까. 하는 그런 걱정이었다. 내 걱정에 남편이 말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니까. 옆에서 우리가 잘 말해주면 괜찮아.”
영화를 보던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엄마. 저 사람들 경찰이에요? 옛날에는 왜 저렇게 나쁜 경찰이 많아요? 왜 저렇게 사람들을 때려요?”
아이의 질문에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참 말을 골랐던 것 같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 아이가 저 시대를 이해할 수 있을까. 혹, 내 대답에 아이가 특정 직업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
동시에 ‘그러게. 저 시대에는 왜 저랬을까. 왜 저렇게 죄 없는 시민들을 공격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아이는 여전히 영화 <1987>과 <택시운전사>를 좋아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돌려본다. 요즘 하늘이는 드라마 <오월의 청춘>도 보고 있다.
요즘도 하늘이는 나에게 종종 물어본다. “엄마. 옛날에는 나쁜 경찰이 왜 저렇게 많아요?”라고. 아이는 여전히 그 시대를 이해하지 못한다.
2008년쯤, 나 고등학생 때에도 집회가 종종 있었다. 당연히 그 전에도 있었겠지만 내가 처음 접했던 때는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그 당시 나는 주 회원이 10대로 구성된 모 커뮤니티에서 눈팅러로 활동했었는데, 그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피로 얼룩진 시민들의 모습이 올라왔다. 누가 어디를 맞았다더라, 병원에 실려갔다더라 하는 말들이 계속해서 나왔다.
우리 집과, 우리 학교와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래서 나도, 내 친구도 집회에 참석했었다. 커뮤니티에서는 중고등학생 회원들끼리 “집회 참여할 때 손등에 별 그리고 가자. 우리끼리 서로 알아볼 수 있게.”라며 나름 연대도 했었다. 그때 나는 ‘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지 안 낳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훗날 부끄러운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아.’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그때의 명박산성을 아직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