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가슴에 안고
꽃다발 가슴에 안고
유니
퇴근길
초저녁 바람 속에서
나는 꽃을 들었다
보랏빛 고요, 분홍의 숨결
들국화 몇 송이 곁들여
말 없는 기쁨을 묶어 안았다
새로 지은 집
문이 열리자
하얀 부엌이 먼저 웃었다
엄마의 눈길이
꽃보다 먼저
내 마음을 알아보았다
투명한 꽃병에
물을 붓고,
조심스레 삶을 꽂았다
이 집에서 피는
가장 처음의 향기
오늘은 우리가 함께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