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삼차신경의 울림, 얼굴 속의 칼날
1. 현실 - 뺨에 스치는 바람이 아프다
은서는 바람을 맞으며 걷다가
갑자기 왼쪽 뺨에 칼날 같은 통증을 느꼈다.
“앗...!”
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방금...
뭔가 스쳤는데, 왜 이렇게 아프지?”
고작 바람인데도
전기가 흐르듯 찌릿한 감각.
그리고
눈 아래, 코 주변, 턱선까지
미세한 저릿함이 번져갔다.
2. 내부 - CN V 중앙본부, 감각의 과열
삼차신경 관제탑 - CN V Mainframe
V1(안신경), V2(상악신경), V3(하악신경)
각 지부의 관리자들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감각신경 관리자 카이(Kai)는
얼굴 지도의 과민지대를 표시하며 외쳤다.
“통각 수용기 과민 반응!
V2와 V3 사이 경계선에서
과도한 발화 감지!”
다른 신경들이 조용히 속삭였다.
“추골동맥에서 파생된 혈관이…
삼차신경핵 근처를 누르고 있어.”
3. 현실 -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
은서는 의사를 찾아갔다.
“이상하게 얼굴이 자꾸 저려요.
찌르듯 아프고, 이유를 모르겠어요.”
하지만 검사 결과는
‘특이사항 없음.’
“혹시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통일 수도 있습니다.
지켜보시죠.”
그 말에 은서는
고개를 떨구었다.
“아니야…
이건 진짜로 아픈 건데.”
4. 내부 - 카이의 절규
삼차신경의 핵심실에서
카이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나는 단지 감각을 전달할 뿐이야.
하지만 지금 이 통증은...
왜곡된 경로로, 날뛰고 있어.”
동료가 중얼였다.
“추골동맥 인접 부위의 미세 압박.
지속적인 혈류 자극.
그래서, 감각이 고통으로 뒤틀린 거야.”
카이는 눈을 감았다.
“은서는 지금
세상의 작은 접촉조차
공격처럼 느껴질 거야.
얼굴은,
사람의 마지막 경계인데...”
5. 현실 - 내 얼굴을 만질 수 없다
은서는 뺨을 감싸 쥐었다.
마치
자기 자신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내 얼굴인데…
내가 만지면 아파.”
그녀는
누구와도 얼굴을 맞대고 싶지 않았다.
미소 짓는 것도,
포옹하는 것도,
모두가 무서워졌다.
에필로그 - 감각은 ‘존재의 지도’
삼차신경은
그저 얼굴을 감지하는 신경이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느끼는 첫 번째 접점.
그리고
그 감각이 고통으로 일그러질 때,
세상은 칼날이 된다.
입김, 손길, 빗방울조차
살을 베는 듯 느껴질 때~~
우린
존재의 경계를 지키지 못한 채
고통 속에 갇히게 된다.
다음 화 예고
제18화 - “삼킴의 혼란, 설인신경의 오열”
음식을 삼키는 게 어색해지고,
목이 자주 막히며,
말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설인신경(Glossopharyngeal nerve, CN IX)과
미주신경(Vagus nerve, CN X)이
조화롭게 움직이지 않으면
삼킴, 발성, 심지어 맥박까지 영향을 받는다.
‘말하는 나’가 무너질 위기.
설인신경의 절규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