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만 이런생각 한다고?
1. 홍콩에도 편의점 빌런이 있다.
금성무는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5월 1일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찾아다닌다. 매번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발견하는 것도 놀라웠는데, 4월 30일에 방문한 편의점에서 원하는 제품이 없자 알바생에게 화 내는 모습을 보며 알바생에게 왠지 모를 연민이 들었다. 금성무씨, 알바생은 폐기를 제때 잘 처리했을 뿐이라구요.
2. 임청하는 힐을 신고 뛰는데 운동화를 신은 인도 남자들보다 더 잘 뛴다.
임청하는 노란금발(이상하게 '노란금발'이라는 단어가 적합하다) 가발을 쓰고 마약밀매업자를 연기한다. 그녀의 스타일 때문에 혼자 다른 세상을 사는 것처럼 느껴지면서도 묘하게 홍콩의 분위기와 잘 어울려 부러웠다. 힐을 신고 달리기를 잘 하는 것까지도.
3. 파인애플 좋아하냐고 4개 국어로 작업걸면 금성무여도 싫겠는데?
경찰 223(금성무 분)은 헤어진 연인을 잊기 위해 술집에서 처음 본 여자인 임청하에게 작업을 건다. 광동어, 일본어, 영어, 북경어로 차례차례 "파인애플 좋아해요?"라고 묻는다. 이야 이렇게 찌질할 수가 있나. 감탄이 절로 나왔다.
4. 식당 아저씨가 장사를 무지하게 잘 한다.
극중에서 금성무와 양조위가 자주 가는 스낵바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의 사장 아저씨가 장사를 어마무시하게 잘 한다. 그래 장사는 저렇게 해야지. 영화 말미 사장님은 노래방으로 전업한다.
5. 이 영화 스무살에 봤으면 100% 학고 맞았다.
영화는 크게 금성무와 임청하가 나오는 1부와 양조위와 왕페이가 나오는 2부로 이야기가 나뉜다. 2부가 시작되고, 'California Dreaming'을 흥얼거리며 춤을 추는 왕페이를 보며 불현듯 생각했다. '20대에 이 영화를 봤으면 나는 무조건 홍콩뽕(?)에 취했겠구나'. 삼십대가 되어 이 영화를 봐서 다행이다. 학교는 나가도 회사는 가야하니까.
6. 우렁각시가 아니라 스토커잖아. 범죄자가 요기있네?
경찰 663(양조위 분)에게 반한 페이(왕페이 분)는 그의 집을 찾았다가 우연히 열쇠를 발견하고 집을 드나든다. 집 구석구석을 청소하면서 663의 전 연인의 흔적을 지우는 페이. 중경삼림이 첫 개봉했던 1994년에 이 영화를 봤으면 괜찮았을까? 지금 보니 그저 스토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7. 양조위가 비누한테 살쪘다고 하는데 왜 내가 뜨금할까
페이가 다 쓴 비누를 새 비누로 바꿔놨다. 663은 통통해진 비누를 보며 여자친구가 없다고 너무 풀어지지 말고 살 빼고 반성하라 한다. 분명 자조적 대사일텐데 왜! 전혀 관련없는 내가 반성하고 있냐고!
8. 양조위는 멜로 눈빛을 장착했으면서 혀에 기름칠까지 했다.
페이에게 데이트 신청하는 663, 예사 스킬이 아니다. 얼굴도 잘생기고 눈빛도 반짝이는데 말 센스까지 좋으면 너무 반칙아닌가? 이 정도면 사기꾼이 아닌지 의심해야할 정도다. 4개 국어로 파인애플 드립을 날린 금성무에게 애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