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일과 좋아하는일과 잘하는일과 하기싫은일
재밌는 일은 뭘까?
누군가가 핸드폰을 들고 하루종일 SNS와 인터넷을 떠도는 시간이 아까울 만큼 빠져든다면 재밌는 일이라고 했다. 지금의 나에게는 글쓰기가 그런듯하다. 새로운 직장과 일자리를 찾아 이력서를 가꾸고, 회사의 질문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적는 글쓰기도 재밌지만, 브런치에서의 글쓰기는 마치 춤을 추는것과 비슷한것 같다.
1. '춤을 추듯 자연스럽게, 품이 들지 않는 온전한 재미 찾기'.
올해 나는 클럽을 처음가보고, 꽤나 자주 클럽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게 클럽은 '이성을 찾는 동물의 왕국' 같은 곳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한가지 변명을 하자면 스피커 아래에서 묵직한 베이스 음에 가슴이 울리도록 노래를 듣고 담배를 원없이 필수있지만 비용은 들지 않는, 시가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아주 멋진 장소다.
고로, 시가를 좋아하지만 시가바에 가서 피는것은 돈이 너무 아깝고 음악취향이 맞지 않는다면 홍대의 힙합클럽에서 시가를 물고 음악을 듣는것도 굉장한 만족감을 준다.
2. '나와는 정 반대의 사람이 하는 일을 따라해 보는것.'
글의 제목을 '재밌는 일 찾는 방법'이라고 써놓고 내가 좋아하는 일들만 주저리 적은것 같은데, 다시 충실히 제목에 어울리는 글을 쓰기 위해 돌아가 보려고한다.
시가를 즐기는 나는, 흡연자들을 한심하게 보고 스스로의 건강을 해치며 인생의 힘듦을 담배연기 한숨에 해결하려는 멍청이들로 바라보는 사람이였다. 그런 나에게 '시가'라는 좋은 취미를 선물해준건 대학에서 만난 나와는 정 반대의 가치와 삶을 지향하는 친구를 만난 덕분이다. 그 친구는 바다를 바라보며 담배를 맛깔나게 피고 대학수업 따위야 F를 받기 전까지는 몇번이고, 아니 F를 받는다면 또 다른 학기를 한번더 보내면 된다는, 나와는 다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였다. 그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흡연에 관한 이야기가 종종 나왔고, '시가는 한번쯤 경험해 보면 좋을것 같다.'는 친구의 추천에 동네의 시가샵에 가서 제일 부담이 없고 순한 시가를 펴보았는데 지금은 그때 폈던 시가는 시가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딥한 시가취향을 찾아가고 있다.
3.'한 가지 재미에서 파생되는 재미찾기.'
시가를 필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하나를 온전히 즐기는데 최소 20분이 소요되는 시간을 보낼 마땅한 장소가 드물다는 점이다. 베스트는 마당이 딸린 멋진 전원주택에서 안락의자에 기대앉아 시가연기를 뿜는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땅한 대안은 '시가바'를 찾아가는 방법이다. 대게, 시가바는 '자릿값'이라고 볼 수 있는 소정의 테이블 차지를 받고, '바'라는 이름에 걸맞게 술을 한잔 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시가하나를 피려면 시가의 값에 더불어 공간을 향유하기 위한 값을 더 치뤄야 하는 샘이다. 그래서 나는 대안을 고민하다가 우연찮게 '클럽'을 찾았다. 흡연이 가능한 클럽을 평일 저녁에 가면 힙합소리를 들으며 마치 대마를 피는 갱스터가 된것 처럼, 또는 대부에 나오는 돈 클레오네 처럼 시가를 즐기는것이 가능하고, 담배만 피는 사람들 사이에서 굵직한 시가를 입에 물고 힙합을 즐기는 온전한 힙스터의 감성(?)을 인정받는 눈빛들을 받는 또다른 즐거움도 따라온다. 결국, 한가지 취미를 더 나은방법으로 온전히 즐기고자 하는 고민속에서 새롭게 파생되는 소소한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취미를 즐기려면 돈이필요한데, 돈을 버는 상황에서의 재밌는 일은 도대체 뭘까.
퇴사를 하고 돌이켜봤을때 아무도 없는 회사에 불을 켜고 창문을 열어 신선한 아침공기를 환기시킨뒤 조용히 책을 보거나 회사일이 아닌 일을 회사에서 하는 그 시간들이, 회사라는 공간을 향유할 수 있었던 나에게 조금이나마 재미로 다가왔던것 같다.
(회사 화장실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하는동안 '아 나는 똥싸면서 돈번다.'라는 날것의 생각도 소소한 즐거움을 주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