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마치 배우처럼 여행하기

by 리스본여행기

prologue

“당신은 여행을 좋아하시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답변하시겠어요?

물론 저는 여행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질문에 언제나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분들께는 사실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싫어하시는 분이거나, 새로운 형태의 여행을 상상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들어봐 주시길 바랍니다.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여행을 해 왔다.

물론 그 목적이 생존에 의한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학설이 지배적이지만, 여하튼 아주 오래전부터 여행이란 것을 하며 살아왔다.

최근 SNS는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어"를 넘어 "난 이렇게 잘 산다"로 변화하는 느낌이다.

순간의 기억을 공유한다는 심리라면 "좋아요"를 그리 갈망 하진 않을 테니 이 SNS 자랑 질의 최고봉은 아마도 여행일 것이다.

기껏 가방을 싸며 힘들다는 말도 안 되는 투정을 부리는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심리는 무엇일까? 공항에 도착해 비행 티켓을 끼운 여권사진을 올리며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모습. 좋은 풍경, 좋은 음식, 좋은 분위기의 사진을 올리며 그 속에 동화되어 있는 자신을 알리는 행동. 이와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행은 자랑거리일 것이다. (단, 빡빡한 일정의 출장은 배제하자.)

그런데 말입니다!! 모든 사람이 이와 같이 느끼진 않다는 것을 알고 난 후 그 이유에 대해 곰곰 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를 비롯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게 되면 자기 기준에서 다음과 같이 생각하기 쉽다.

"니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가서 그래." 또는 "니가 여행을 잘못해서 그래." 로 시작해서 "넌 참 이상하다"로 이어진 후 "나랑 가면 다를 거야"로 마무리되기 쉽다.

내 주도적인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20살의 내 모습 이후 난 여행이라는 말에 항상 설레어왔다. 간혹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사실 나는 이해하기 힘들기도 했다. 그 후 꽤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그들을 보며 느낀 바를 정리하면서 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오지랖을 떨고자 한다.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여행이란?

여행에 대한 질문을 생각해 보자.

여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여행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여행에서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요?

어디로 여행을 하고 싶은가요?

누구와 여행을 하고 싶은가요?

XXX에 가 보셨어요?

위와 같이 여행에 대한 질문은 참 다양하다.

내가 뭔가를 이해할 때 제일 먼저 하는 행위인, 사전적 의미를 보면,

여행(旅行)

[명사]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유의어] 경섭, 유람2, 정행2

네이버 어학사전 참조

이라고 되어 있다. 사실 내 개인적 의견으로는 100% 동의하긴 어렵지만, 우선 말하고자 하는 일상적인 얘기를 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부합하니 일단 인용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을 여행이라 한다. 더욱 단순화시킨다면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 여행일 것이다. 지금의 장소에서 새로운 장소로의 공간적인 이동이 가장 기본적인 여행이 될 것이고, 새로운 기후나 새로운 생태환경으로 떠나는 기후 생태학적 이동도 여행이라 할 것이다. 물론 새로운 문화에 대한 체험도 여행이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조금 더 확장을 해 보자면, 앞으로의 여행을 생각하는 것은 현재에서 미래로의 이동이 될 것이고, 과거의 여행을 회상하는 것은 현재에서 과거로의 시간적 이동이라 할 수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앞으로의 여행을 생각하거나, 과거 여행을 곱씹는 것도 여행이라 생각하기에…

그렇다면 여기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여행을 좋아하게끔 하는 요인과 그렇지 않은 요인은 무엇일까?

물론 이 부분은 너무나도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일반화를 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풀어보고자 한다.

내 개인적 편견을 통해 다다른 결론은, 여행을 좋아하게끔 하는 요인은 변화라 생각한다. 익숙한 것이 아닌 새로운 것과의 조우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무척 구미가 당기는 일이다. 이 변화에 대한 호기심은 현실에서 벗어나는 데에서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삶이 힘들 때 우리는 답답하다고 표현하고, 어디로든 훌쩍 떠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우리 인류는 태생이 떠돌이 었기에 각박한 현실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자 하는 그 떠돌이의 습성이 유전을 통해 우리에게 남아 있는 건 아닐지.

여행의 핵심은 상수를 줄이고 변수를 높이는 활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 여행의 준비

흔히 여행이라 하면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이나, 어딘가로 떠나는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당신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제일 먼저 무엇을 준비한다고 생각하는가?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으로는 여행에 대한 마음가짐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딘가로 가기 전에 어딘가로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조금은 불편한 것을 감수해야 하고, 조금은 불완전한 것을 예상해야 하며, 여정 기간 동안의 운송수단 등 다양한 종류의 피로를 감내해야 한다.

사실 난 여행하기에 적합한 사람은 아니다. 어릴 적 난 매우 심한 멀미를 했다. 자동차나 배는 물론이고 심지어 기차나 지하철도 멀미를 했다.(사실 어릴 적엔 비행기를 타 보질 않아 비행기 멀미를 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나에겐 무척이나 하기 싫은 일 중 하나였다. 사실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면 그 여행은 좋은 기억보다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성인이 된 후 대부분의 멀미가 사라져 여행이 조금은 즐거워졌지만, 아직 남아 있는 뱃멀미는 내 여행의 반경을 넓히는데 분명 장애물이 되고 있다.

내가 여행에 적합하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는, 난 바닷물에 몸을 적시는 행위를 무척이나 싫어한다. 바다에 들어갔다 나온 후에 느껴지는 미묘한 끈저거림과 온몸에 달라붙는 모래를 생각하면 그 순간의 즐거움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그 외에도 무척이나 까탈스러운 식성과 춥고 더운 것을 싫어하기도 한다. 사실 이 정도라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현재의 난 여행을 매우 좋아하게 되었다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 겠지만, 그중 첫 번째는 내가 마음의 준비를 꽤나 적절히 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기에 일상생활에 있어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알림음을 들으며 깨어나 같은 곳으로 향하고, 같은 자리에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게 되는 시간을 겪게 된다면 여행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자라나게 된다.

여행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의 기억이 난다. 당시 대다수의 학교는 여름방학에도 보충수업, 자율학습 등의 명목으로 학교로 등교를 강제하고 있었다. 내가 고3이던 1996년 여름 우리나라에는 한 그룹의 노래가 그 더위를 모두 집어삼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당연히? 어쩌면 우연히 듣게 된 그 클론이라는 그룹의 “꿍따리 샤바라”라는 노래를 들으며 등교를 하던 중 노래의 가사가 너무나도 머릿속에 머물러 있었다. “떠나요~ 모두 버리고~” 별것 아닌 이 가사는 그전까지 여행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내 태도를 변화시키는 변곡점이라 생각한다.




강렬한 기억과 은은한 기억


난 서울에서 태어나 상당히 오랜 시간을 서울과 서울을 생활권으로 한 그 근교 위성도시에서 살았다. 그리고 인생이란 흐름에 따라 지금은 부산에 숙소가 있지만 여전히 서울 근방인 용인에서 주거하고 있다.


부산이란 도시를 경험하다 보니 집에 있을 때 부산의 색깔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한다.

부산은 무슨 색일까?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하나로 통합할 수 없다. 물론 이 것을 통합한다는 것은 무척 의미 없는

행위일지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집이 누군가에게는 타지이기 때문에.


적어도 이러한 색채가 주는 느낌은 그 장소가 주는 인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부산은 쪽빛이다.


#여행의 준비물


사실 준비물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성향이나 성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어떻게 정리하는지 무척 난감하긴 했지만, 큰아들이 지금보다 어렸을 때 그의 여행 준비를 생각하다 생각보다 쉽게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다.


여행의 준비물은 현실을 도피하는 데에 필요한 물건을 챙기면 될 것이다.


생활을 해야 하는 현실적 특성에서 벗어나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시작하면 될 것이다.


우리는 유럽에 가면 노천에 있는 카페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곤 한다. 하루 종일 걷기도 하고, 지나는 사람들에게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무척 낭만적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건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