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올 이상은 Oct 08. 2023

골프 없는 제주도

캐디백 없이 제주도에 갔던 기억은 정말 오래되었다.

골프에 진심이긴 해도 골프만 치러 왜 이 먼데까지 가는지 의아하기도 한데

이번 여행은 여유롭게 처음 해본 것도 많다.

여러 번 다녔어도 눈길 한번 안 주던 바람의 우도도, 때 맞춘 녹산로 유채꽃도로와  유채꽃플라자도 처음이고

바람에 출렁이던  꽃물결도 처음이다

환경을 생각해서 전기차를 빌렸다. 처음 경험한 전기차 엔진 소리가 장난감 같다.

나이 먹고도 처음인 것이  여러 가지다.


또 있다. 줄무늬전갱이.  

오랜만에 제주도에 사는 후배들과 술자리를 갖기로 했다.

저녁은 사기로 해도 식당 예약은 당연히 제주도민의 몫.

비용도 있고, 메뉴 간도 볼 겸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돌돔이나 능성어는 비싸고 모둠회나  도다리는 부담이 없다.

오늘 뭐가 좋냐고 소심하게 사장님한테 물으니 수조까지 데리고 가서  줄무늬전갱이를 먹어 보란다.

Kg당 15만 원. 물어보나 마나 인걸

대답도 하기 전에 사장님은 벌써 회를 쳐댄다. 다행히 2Kg면 된단다.

얼마나 맛있길래?

후배들이 오고, 반갑게 인사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을 때  회가 나온다.

소주 한잔에 회 한점.

녹는다. 오도로를 혀에 올려놓은 맛이다. 혀가 놀란다.

원망스러운 사장님 생각도 다 사라진다.

후배사랑, 줄무늬전갱이 사랑.

다음에는 회중에 회라는 '이시가리'를 먹어 봐야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