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때만 해도 개들은 1미터짜리 목줄에 묶여 밖에서 집을 지키는 게 임무였다.
그 옛날 우리 집에 까만 점박이 코카스파니엘이 있었는데 얄짤없이 같은 대우를 받았다.
어린 마음엔 너무 가여웠다. 어른들은 매정하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한참을 어루만져 주기도 하고
가끔 십오 원 하던 크림 삼립빵을 어른들 몰래 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놈은 내 말만 들었다.
어느 날 족보를 알아본 어떤 분이 사냥개로 쓰겠다고 데리고 갈 때는
좋은 집 입양 보내는 엄마의 심정으로 몇 날 며칠을 슬퍼했는지 모른다.
세월이 지나 아이들 때문에 같은 종의 코카스파니엘을 키우게 되었다.
어른이 돼서는 괴로웠다. 새로 깐 마루에서도 아이들 침대에서도 오줌을 싼다.
한평생을 같이 살다 그놈은 악성 종양에 걸려 불쌍하게 죽었다.
이젠 다신 안 키운다.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셀티라는 놈이 와 있었다. 이름은 샤샤다.
아이들이 사고를 쳤다. 그렇게 말렸건만 괴롭다.
집안엔 온통 털이고, 인기척만 있으면 문을 들이받으면서 야멸차게 짖어댄다.
요샌 쿠팡 배송 때문에 새벽에도 짖어댄다.
잠귀가 밝아진 나이에 힘이 든다.
오늘도 두 번이나 깼다.
누구 데려가실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