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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미국 변호사 준비하기-5

episode05

by Brian J

5~7월 약 2달 간의 기간동안 미국 로스쿨 여름학기가 종료되었다. 원래 여름학기는 5과목이 진행되지만, 작년에 1과목(미국 헌법)을 미리 끝내 놓아서 이번 학기에는 4과목만 수강했다. 작년에 1과목만 수강한 이유는, 멋도 모르고 여름학기 5과목을 모두 신청했다가, 잘못하면 큰 코를 다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작년에는 1과목만 수강하여 난이도가 어떠한지 판단하였다.


작년에 1과목만 수강했을 때에는 선행학습 없이 수강했음에도 "할 만하다"고 판단하여 올해에는 남은 4과목을 모두 신청하여 연속으로 수강하였다. 다만, 작년과는 다르게 4과목을 연속으로 듣다보니,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을 느꼈다. 역시 1과목과 4과목은 다르다. 수업시간 동안 교수님이 무슨 말을 하고 있고,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는 알겠으나, 체력이 떨어져서 충분하게 공부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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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과목 강의 종료 이후에 원격으로 시험을 친다. 객관식 문제 30문제 + 미니 에세이 3개 정도.. 다만, 아무리 원격으로 수강한다 해도, 이 곳은 정식 로스쿨이다. 시험은 저기 보이는 웹캠과 마이크를 키고 시험을 본다. 뭐 당연한 학사관리이다. 나는 15년 전에, 오래되었지만 컴퓨터 공학을 공부할 때, 주 3개 씩 discussion solution을 제출해 봤기 때문에 에세이(영작)에는 크게 부담은 없다. 다만 이 시험은 일반 영작문 시험이 아니고, legal writting을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어실력과는 또 크게 관계 없기는 하다. 암기 많이 한 사람이 유리한 시험이라는 것이다.


아직 성적은 나오지 않았지만, 최소한 F학점을 맞지는 않을 것 같다. 에세이는 죽기살기로 열심히 써서 제출했으니까.. 다만 A는 받지 못한다. 여기 수강생의 50% 이상이 나보다 더 젊고 유능한 한국 변호사 분들이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미 선행학습을 하고 미국 로스쿨 수강에 참여 하신다고 들었다. 하지만 에세이만 잘 써서 내면 B정도는 받을 수 있다. 어차피 bar exam을 위한 학점 이수과정이기 때문에 사실 B도 필요없는 성적이긴 하다. 수료만하면 되지..



내가 생각해도 나란 놈은 참 독특하다. 학석사 모두 이공계 전공하고, 군에 복무 중인 사람이 갑자기 미국변호사가 되겠다고 진로를 확 변경해서 법 공부를 하고 있다.


다만, 문이과 공부를 모두 해본 내 결론은.. 법공부는 인문학 과목이 아니다, 오히려 수학에 가까운 과목이었다. 법조문을 숙지 -> 쟁점파악 -> 사건에 적용 -> 결론.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법학과목은 자기 주장과 논리전개하는 인문학이 아니라, 공식을 실제 사건에 적용하는 수학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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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아기 때문이다. 이 아기가 최소한 30살 때 까지는 내가 일을 해야한다. 군대에서는 소령은 50세, 중령은 53세 까지 밖에 일하지 못한다. 그 뒤의 인생이 더 길 수도 있다. 군대에 20년 있었으면 나도 할 만큼 했다. 이제는 다른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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