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작은 사치
사람 욕심이란 게 말이죠
처음에는 작은 책상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어서 딸이 쓰던 작은 책상 물려받아 너무 기뻐서 행복해했었는데 (불과 몇 달 전이랍니다.)
공부는 또 장비 발이라고 이것저것 사다 보니 책상이 너무 좁은 거예요
요즘 들어 부쩍 방 4개짜리로 이사 가고 싶다.
나도 큰 책상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격하게 들더라고요.
신랑은 안방 쓰라고 하는데 안방이 말이 좋아 제방이죠.. 남편 옷도 여기 있고 화장실도 안방 화장실을 같이 사용하다 보니 줌이나 인강 들을 때 들락날락하는 통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어요
다 버리고 우리 집에 유일하게 남은 안방 침대..
다들 버리는 건 결사반대를 하고..
큰 책상을 사자니 자리가 없고.. 몇 날 며칠을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가 앉은뱅이책상 하나 사서 리폼하기로 결심했어요.
제 사랑 쿠팡으로 총알 배송받아서 주말에 딸이랑 뚝딱뚝딱..
사이즈가 커서인지 좀 힘들더라고요..
제가 타일을 너무 좋아해서 책상도 타일로..
흰색 타일이 너무 깔끔해 보이더라고요'
침대와 장롱 사이 한편에 포근하고 아늑한
나만의 공간을 만들었어요
이제 줌 하다가 신랑이 와도 노트북 들고 이방 저 방 원정 다니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아요.
책상이 넓어져서 장비들을 한꺼번에 놓을 수
있어 그 점도 좋고요..
뭐든 생각만 조금 바꾸면 행복해질 수 있는데 그걸 못하고 살았나 봅니다.
참.. 집은 넓은데 열심히 살아온 나만의 작은 공간 하나 없다는 게 우리나라 엄마들의 현실인가 봅니다.
이래서 남자들이 나이 들면 서재에 집착하나 싶기도 하고요
열심히 살았으니 작은 욕심 한번 부려보자고요
나만의 작은 사치.. 나의 은둔의 공간..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보려 합니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