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6일부터 30일까지
월: 거미집(2023)
화: 위대한 쇼맨(2017)
수: 난징사진관(2025)
목: 빠삐용(2017)
금: 논나(2025)
한 줄 평: 아무도 못 벗어난다.
영화는 세트장의 활용을 극한으로 보여주는 느낌이다. 공간적으로 영화 제목과 동일하게 거미집에 갇힌 느낌으로 이 공간에 들어온 사람은 촬영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함부로 나가지 못한다. 촬영이 끝나고 스튜디오의 문이 열릴 때 갇혀있던 사람들이, 마치 거미집에 묶여있다가 풀려나오듯 안과 밖이 다른 사람인 모습을 보여준다. 단적으로 형사 역할을 맡은 정기섭 배우님을 보면 스튜디오 안에서는 형사 역에 충실하여 정말 조사를 하듯 다니지만, 나오는 순간 단지 역할이고 다음 촬영에는 사극을 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준다. 안과 밖이 다른 사람의 모습을 아주 잘 보여주는 공간과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거미집이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은 두 사람은 마치 먹이 마냥 포박을 해둔 모습과 영화 속 영화의 엔딩 장면이 유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블랙코미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는 마치 실제 영화 촬영장을 보여주는 모습이었으며, 그래서 감독님이 자신을 거미라고 생각해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촬영이 시작되면 벗어날 수 없는 큰 거미집을 만들고 여러 사냥감이 걸리지만, 용어도 모르는 사람에게 제지받으면 한순간에 없어질 수 있는 약한 집으로 생각해 은유적으로 만든 영화가 아닐지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아서 시대상을 담아내면서도 풍자를 잘한, 참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한 줄 평: 본 뮤지컬 영화 중 가장 완벽한 오프닝
뮤지컬 영화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강렬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좋아한다면 정말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사실 영화를 좋아하고 꾸준히 보는 사람으로서 스토리가 굉장히 뛰어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부분을 춤, 음악, 공연 등 화려한 볼거리를 차별점으로 두어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다 본 후에 스토리가 흔히 보던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보는 동안에 이 영화가 그러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해 줬기 때문에 신경이 덜 쓰였던 것으로 생각한다. 뮤지컬 영화에서 노래하는 부분이 스토리 전개에 진행을 늦추기만 한다면 굉장히 아쉬울 텐데, 이 영화는 아주 함축적으로 특히 감정적인 부분을 잘 강조해 지루할 틈을 줄인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세트장은 같은 공간이지만 조명과 관객 등을 통해 더 화려하게, 더 애절하게 만들기도 하고, 당시 신분과 계급의 차이, 노래에 따른 차이 등을 다양하게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영화지만 다양한 공연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정말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본 뮤지컬 영화 중 가장 완벽한 오프닝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강렬한 음악을 바탕으로 마치 선전포고를 하듯, 음악과 노래가 이 영화에 나올 것을 보여주는데 아주 인상 깊었다. 같은 맥락으로 엔딩 또한 다음 세대와 자유에 대해 응원을 하며 마무리하는 것이 참 보기 좋았던 영화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아주 즐겁게 본 것만으로 또한 마치 영화 속 오페라와 서커스의 차이처럼 너무 즐겁게 보았다.
한 줄 평: 사진처럼 일방적인 기억을 남긴다.
생각보다 더 노골적인 묘사로 영화가 그려져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19세가 아니지만 미묘하게 그 선을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어서,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추천하지 못할 거 같다. 사실 역사에 무지하기도 하고, 중국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난징사건을 홀로코스트나 킬링필드와 같이 극단적인 반인륜적 학살 사건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영상으로 접하니 그 잔인함이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 모르는 깊은 이야기보다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보는 동안 정말 끝없이 전범 행동에 대해 보여준다. 그러한 행동을 함에 있어 일말의 죄책감이 없고, 오히려 기록으로 남기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이전에 본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2020)'에서도 이러한 학대와 핍박의 모습을 계속 담아내고 보여주지만, 이 영화는 훨씬 더 비참하고 잔혹하고 비열하게 담아낸다. 이런 모습을 담아내는 와중에 중후반으로 갈수록 조금 당황스럽게 자꾸 중국 풍경의 우수함을 알리고, 과하게 뜨거운 영화로 만들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서 조금 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영화에서 통행증을 거의 만능 하이패스 급으로 묘사되는데, 이게 조금 앞뒤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와 함께 갑작스럽게 일본 장교가 변해버리는 모습도 개연성이 시간이 갈수록 부족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한 줄 평: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 거야 (YB-나는 나비 중)
영화 '빠삐용(1973)'의 리메이크 작품이며, 앙리 샤리에르의 반(半) 자전적인 소설 '빠삐용(1969)'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자신의 이야기에도 있지만, 많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을 굳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자기가 경험한 것과 본 것을 합쳐서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공간의 대조와 유사성을 사용해서 구속과 자유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독방에 갇혀 있는 모습과 파리의 극장 앞에서의 자유로움을 보여주고, 같은 바다에 있지만 배에 타서 마치 나아가지 못하는 장면과 마지막 스스로 만든 유사 배를 통해 파도를 따라가는 모습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단두대에 목을 넣는 것과 비슷하게 독방에서 머리를 자르는 모습이나, 문에 난 구멍과 금고를 묘사하는 등 유사한 앵글을 활용한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영화는 두 배우의 버디 무비(buddy film)에 가까운데, 빠삐용 외 드가라는 인물은 정말 꾸준히 아픈 손가락으로 묘사된다. 답답하고 뭐하는 건가 싶을 때가 많은데, 내가 저 상황이라면 저보다도 더 못했을 것으로 생각하니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었다. 돈이 많이 있을지라도 제대로 탈출을 못 하는 드가와 결국 자신의 힘과 자유에 대한 갈망으로 나아가는 빠삐용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영화에서 자유에 관한 이야기를 강조한 것이 아닐지 생각한다. 개인적인 의견을 더하자면 악마의 섬에서 나가는 빠삐용의 모습은 마치 앞으로 정말 망할 수도 있고 어려움이 더 크겠지만 퇴사하고 자신의 꿈을 찾아 나가는 사람 같았으며, 드가는 현실의 안정감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 같았다. 절대 누가 더 나은 삶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영화에서 묘사되지는 않았으나. 과연 빠삐용이 쉽게 나갈 수 있었을지, 그리고 쉽게 살았을지는 전혀 모르고, 드가가 나중에라도 나갔을지, 오히려 그 안에서 밖의 고통을 잊고 잘 살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굳이 과한 해석을 해보자면 그런 생각을 해본다.
한 줄 평: 돈 얘기는 현실에서도 충분한데
논나는 이탈리아어로 할머니를 의미하며, 실제 스태튼 아일랜드(Staten Island)에 위치한 레스토랑 에노테카 마리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요리 영화를 기대하고 본 나여서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2014)'의 이탈리아 버전을 생각했는데, 요리하는 과정은 정말 일부만 나오고, 음식도 많이 나오지 않고 먹는 장면도 맛있게 표현되지 않는다. 그러니 음식 영화는 절대 아닌 식당의 탄생기를 다룬 영화였다. 그렇다고 그 과장이 흥미롭거나 아니면 음식에 대한 고찰이 있거나 한 것이 아닌 계속 돈이 없어서 힘들다고 하고, 결국 극복하는 과정도 평론가가 좋은 설명 하나 써준 걸로 극복하고 하는 과정이 참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돈 문제는 현실에서 더 숱하게 경험하는데, 영화 내내 그 이야기만 하니 그다지 흥미가 없어졌다. 지역 텃세라던가, 요리를 개발하는 과정, 논나들의 과거 이야기 등 재미있게 활용할 소재들이 많았는데, 화려하고 맛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요리에 비해 굉장히 밋밋한 영화가 돼버린 느낌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영화였다. 좋은 세트장도 만든 거 같은데, 단체로 식사하고 오픈 키친 형태를 자랑하는 것 이외에 공간적인 활용이 돋보이는 장면도 거의 없어서 참 아쉬울 뿐이었다.
위대한 쇼맨
거미집 (해외 포스터)
거미집
이번 주는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를 본 한 주였다. 예전의 시대에 대한 블랙코미디, 사람에 대한 일대기, 잔혹한 역사, 반(半) 자전적인 소설, 현존하는 실제 식당 이야기까지 실화나 역사를 바탕으로 이렇게 다양하게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영화도 역사와 함께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만든 영화가 이제는 기록물의 역할을 하게 되고, 후에는 고증에 관한 이야기와 시선에 대해 이야기할 것만 같았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는 언제나 화두에 오르기 마련이었다. 또한 여러 평가대상이 되어, 고증, 실제 역사, 편파적인 시선이라는 이유로 입에 오르락내리락하기 마련이어서, 난이도 있는 소재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외에도 여러 이유로 참 어려운 장르며 소재인데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은 당사자나 그 외 가족, 지인들에 대한 묘사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리 뛰어난 감독이라고 해도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당시의 감정, 행동, 표정 등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인물에 대해 과한 악인이나,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을 드러낸다던가,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묘사하는 등 선을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선을 지킨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참 어려운 부분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감독님이 생각할 때는 이 정도는 괜찮겠다고 해도, 실존인물이나 지인이 느끼기에 자극을 위한 연출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 선을 지키는 것이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앞서 언급했지만, 시선에 관한 이야기다. 반드시 역사적 사건에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 영화 ‘위대한 쇼맨’ 또한 원작 인물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실제로는 사기꾼인 원작 인물 P. T. 바넘에 대해서 과한 미화로 마치 긍정의 화신처럼 묘사하고, 소재만 가져오고 다른 인물로 만들어서 논란이 있었다. 굉장히 조심스러운 개인적인 생각은 영화를 영화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과한 의미부여와 영화라는 것의 위상을 심각하게 높게 생각해서 가져온 현상이 아닐지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실 이 영화가 P. T. 바넘의 실제 이야기이든 아니든, 미화했던, 비판했던 당사자가 아닌 나로서는 영화가 재미있어서 좋았다. 노래도 신나고, 완성도도 높고, 이야기는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충분히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평가절하되는 것은 조금 아쉬울 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당사자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기에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굉장히 오만한 생각일 수 있지만, 영화로 인해서 모든 사람이 P. T. 바넘이라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고 좋아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라는 것이 이제는 시간과 역사가 충분히 쌓이고 학문적으로 정립이 되어가는 하나의 학문처럼 되어가지만, 반대로 대중이 가장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극단적으로 갈라진다고 생각했다. 갈라진다는 것은 위에 잠깐 언급하였듯 영화의 위상을 정말 극단적으로 높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에 비해 대중이 접하기에 아주 좋은 장르기에, 그 간극이 더 심하고 잘 보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거나, 시대상을 표현하고 할 때 그 고증에 대한 집착과 이 영화로 인한 파장, 당시의 시대상에 대한 의미 파악 등 과해지는 경우가 요즘 많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렇게까지 글을 쓰는 나조차도 과한 사람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은 열린 시선으로 영화를 영화로만 보고 실제 역사는 스스로 찾아보고 객관성을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창작자에게 더 자유를 주고, 더 다양한 시도를 하게 만들고, 더 대중에게 다가서기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증도 좋지만 일단 재미가 있어야 영화를 보기 때문이다.
이번 주는 영화 감상평을 적으면서 과하게 개인의 생각을 많이 작성했다. 사실 모두 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보니 나중에 실제 내용을 찾아보는 시간이 조금 길었던 한 주였다. 그러면서 떠오른 생각을 작성하다 보니 너무 깊은 이야기를 작성했다고 생각한다. 결국에 마무리를 하자면 개인적으로 영화가 너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미쟝센이, 플롯이, 연출이, 숨겨진 의미가.... 이러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 즉 마니아층 영화에서는 보통 시네필(Cinephile)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만을 위한 영화로 이 생태계가 갇혀버리기 시작하면 더 대중과 간극이 생겨서 그대로 고립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기에 영화는 너무 재미있고 말 그대로 끝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소재, 적극적인 도전, 조금은 너그러운 시선으로 모두가 조금 자유롭게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정말 공급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이를 평가하는 사람의 생각이 모두 다른 산업군 중 영화만큼 대중적인 것이 있을까 생각한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결국 내가 너무 영화를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