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6일부터 20일까지
월: 프렌치 디스패치(2021)
화: 레이디 두아(2026)
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목: 가수들(2026)
금: 보 이즈 어프레이드(2023)
한 줄 평: 글을 읽는 즐거움
애덤 슈톡하우젠(Adam Stockhausen). 프로덕션 디자인이란 이런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누군가는 너무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흔히 말하는 영화의 색감과 톤을 하나의 장르로 만들어버린 어찌 보면 감독의 상상을 모두 현실화하는 가장 중요한 존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웨스 앤더슨 감독님의 영화를 보는 사람 중 일부가 서사나 스토리의 연결성이 부족하다고 말하는데, 이에 대한 해답으로 여러 잡지 형식을 빌려와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 한 편 한 편 다른 작품을 만들어 자신의 색을 입혀버린 과감하면서도 그의 스타일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앤솔로지(Anthology) 영화라고 볼 수 있는데, 잡지에 대한 예찬을 담은 영화 '펄프 픽션(1994)'과는 다른 하나의 스토리가 아닌 글을 쓰는 사람 개개인의 이야기를 각 각의 단편 영화처럼 만든 영화로 감독님의 냉소적인 시선과 블랙코미디가 적절히 섞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또한, 영화라는 장르를 가장 재미있게 활용하는 감독이라 생각한다. 작품 내 절제된 배경과 화면에 비해 정말 대사가 많기에, 이러한 대사의 합을 싫어하는 사람은 호불호가 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연출을 좋아하는 편이다. 묘사에 대한 대사가 많아서 영화에서 정의하는 화면보다 더 많은 상상력을 부여해 주는 것이 매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영화는 웨스 앤더슨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느낌으로 상황에 따라 다른 화면비, 흑백, 심지어 애니메이션까지 이 시각적 만찬이 너무 좋았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내 작품이라는 것을 말하듯 보여주는 화면은 시각과 시선, 평면에 대한 극단적인 자기화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녹아들어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뮤즈, 사단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지만, 레이프 파인스 배우가 없는 게 조금 아쉬웠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레아 세두 배우인데, 연기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티모시 샬라메 배우도 어리지만 신념에 가득 찬 청년을 잘 보여주었으며 이외 배우들도 명확한 역할을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애드리브 등을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이 정도 대사량과 배우의 연기력이라면 이해가 되는 고집이라 생각한다. 이런 여러 단편 이야기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마치 건물의 방마다 다른 공간성을 보여주는 것 같고, 이는 영화 포스터에도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이 프렌치 디스패치는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할 뿐이고, 그 안에서 끝을 모르는 자유를 보여주는 것이 어찌 생각하면 내가 가장 꿈꾸는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이런 잡지 얼마나 멋진가. 내가 생각한 가장 이상적인 잡지의 영상화가 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한 줄 평: 레이디 신혜선
이야기를 정말 배배 꼬아놓아서 조금씩 푸는 중독성으로 인해 나름대로 몰입감 있게 볼 수 있는 시리즈였다. 생각보다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던 이야기여서 이런 미스터리 장르를 선호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오그라드는 장면이 자주 나오고, 경찰 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 흐름을 깨고, 개그 부분이 웃기지 않고, 능력을 보여줘야 할 인물이 항상 맥없이 당하기만 하는 이야기여서 눈에 힘을 주고 본다면 애매할 수 있다. 하지만 신혜선 배우님이 보여준 원맨쇼 연기 차력쇼로 인해서 이 작품의 완성도가 급격하게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을 보면 연기가 얼마나 기술적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신문 기사에서 들어본 단어가 생각보다 자주 나와 용어의 어색함이 좀 있지만 그걸로 인해 못 보는 수준은 아니었다. 극은 모두 허구라고 하지만 이전에 우리나라 빈센트 앤 코 시계 사건과 매우 유사한 부분이 있어 모티브가 된 것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시리즈 내 경찰서와 명품 매장이 자주 등장하는데, 우선 매장은 실제로 가본 적이 별로 없어서 얼마나 구현이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브랜드별 품격과 특징을 담은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보았다. 은밀한 부분을 화면으로 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고 생각한다. 경찰서의 경우 자주 보던 세트장이 아닌 굉장히 세련된 사무실 형태로 되어 있어서 보는 즐거움이 더 있었다. 취조실의 방음판, 사무실의 정돈됨, 무채색 톤 등 이러한 옷, 소품과 요소들이 명품의 화려함과 과감한 색채와는 고의로 반대되게 설정했다고 생각했다.
한 줄 평: 나의 아이, 아이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이
영문 제목은 ‘Like Father, Like Son’으로 영어권에서 부전자전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이 작품의 제목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영화가 슬프거나 하지 않지만, 지금 나로서는 다양한 고민이 머릿속을 스친다. 영화는 가족, 특히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고전적으로 일 열심히 하고 아들에게 무뚝뚝하고 바라는 것 많은 전형적인 모습의 아버지와 반대로 조금은 허술하지만, 아이와 절대적인 시간을 많이 보내는 독특한 모습의 아버지 두 모습과 사고로 인해 바뀌어 버린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아버지와 아들, 혈연, 재혼, 키운 정 등에 대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래서 기교를 잔뜩 넣은 영화가 아닌, 담백하면서도 서정적이며 의미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고레에다 감독의 이유가 굉장히 유명한데, 바쁜 나머지 집에 잘 못 들어갔는데 자기 딸이 "다음에 또 놀러 오세요."라고 말해 충격을 받고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한 이야기를 대변하듯 건축이라는 또 다른 시간을 갈아서 생존하는 직업군을 통해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넘버원(2026)' 때는 엄마를 찾았다면, 이 영화는 가족과 아버지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 찬다.
한 줄 평: 술 먹다 노래 대결? 이건 못 참지.
이 작품은 단편 소설집 'A Sportsman's Sketches(1852)'에 수록된 이반 투르게네프의 단편 소설 'Singers'를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조지 호더스의 러시아 단편 소설들을 분석한 문학 비평 겸 작법서 'A Swim in a Pond in the Rain(2021)'에 수록되고 분석되었으며, 감독 샘 데이비스가 현대적인 배경으로 재해석하여 제작하였다. 기존의 원작은 러시아 시골의 노동자를 위한 선술집이 배경이었으나, 현재는 전형적인 미국의 동네 술집(Dive Bar)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시골 청년과 상인이 노래의 주인공으로 숨겨진 고수였으나 이 영화에서는 SNS, 유튜브 등을 활용한 숨겨진 고수를 캐스팅하여 같은 맥락이지만 현재 상황에 맞게 활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영화는 낭만과 멋을 어떻게 묘사하고 표현할 수 있을지 교과서 같은 느낌이었다. 추운 겨울, 작은 술집, 맥주 한 잔, 그리고 흥겹고 즐거운 노래가 아닌 그동안의 삶과 애환을 담은 노래를 통해 전해지는 묵직함은 이 단편 영화가 가진 메시지가 단순한 노래가 아닌 겉모습은 거칠고 투박하더라고 안은 섬세한 그런 여리고 그리워하고 기억하는 남자들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실상은 맥주와 100$를 위해서 시작된 노래 대회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한풀이 같은 노래들은 그 이상의 값을 한다. 자신감 없어 화장실에서만 부르는 사람도, 끝난 느낌인데 갑자기 시작하는 성악가도, 갑자기 춤을 추는 노인도, 서로 각자 따로 이야기하거나 무례한 언행을 하던 사람들이 하나로 모이는 모습은 기억에 남을 임팩트를 줬다고 생각한다. 또한, 반주 없이 부르다가 피아노 반주가 시작되니 그 멋은 두 배가 되고, 담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 모습까지 참 멋지게 느껴진다.
한 줄 평: 또 나만 모르는 명작
2시간 58분 58초의 상영시간 동안 끝까지 이게 무슨 영화인지 알 수 없었다. 아리 애스터 감독님의 영화 '유전(2018)', '미드소마(2019)' 때도 엄청난 영화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잘 몰랐는데, 이 영화는 더 무슨 내용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감독님과 성향이 잘 안 맞는 것이 아닐지 생각된다. 좋았던 점을 우선 말하자면 영상을 보는 재미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괴한 사람들, 초현실적인 연출, 정말 매력 있는 집 등 이러한 시도나 조합은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하는 매력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연극의 무대를 활용한 전혀 다른 톤으로 보여준 부분과 강렬한 계단과 단차를 활용한 주택은 정말 멋지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무리 영상미가 좋고 특이해서 바라보더라도 정말로 무슨 상황인지 인식이 되지 않아서 영화를 따라갈 수 없었다. 다양한 생각이 나거나, 깊게 토론을 나눌 수 있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자주 말했지만, 이 영화는 너무 그 뜻을 감독님 혼자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생각한다. 물론 식견이 부족한 나의 문제일 수 있으나 일반 관람객인 나로서는 너무 어려웠고 난해하였으며 복잡하고 중심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아무리 좋은 평가를 한다고 해도 재미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원래 영화 해석 등을 작성하지 않는데, 엄청나게 많은 숨겨진 의미가 있을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보고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장면 하나만 기록하고자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엄마의 집에 도착해서 보이는 기념사진에서 이전의 등장인물이 보이는 것을 보면 최애 영화 '트루먼 쇼(1998)' 같은 느낌을 받았다. 지금 작성하면서 생각해 보니 자꾸 엄마에 대한 칭찬을 온 세상이 가득하고 주인공만 비판받는데 그러한 부분에서 눈치챘어야 하는 건지 의문을 가져본다. 명작 제조기라고 하는 아리 애스터 감독의 작품은 다 나에게 어려울 뿐이다.
프렌치 디스패치
프렌치 디스패치
프렌치 디스패치
이번 주는 즐거운 설 명절도 있고, 날도 점점 따뜻해지고 있는 시기여서 설레는 마음이었는지 조금은 다양한 장르를 보았다. 블랙 코미디, 시리즈, 가족, 단편, 호러 영화 정말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았다. 그러면서 나름의 평을 작성하고 별점도 주면서 기록을 쌓아갔다. 그런데 좋은 일이지만 조금 머쓱해지는 요즘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영화 ‘왕과 사는 남자(2026)’가 500만을 돌파하면서 영화계에 기분 좋은 한 해의 시작을 잘 열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자주 보는 편이고, 기록을 남기는 사람이며, 항상 일반인의 시선이라는 점을 강조해서 글을 쓰는 사람인데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을 느낀 것은 2025년 한 해 정말 큰 유행을 주도했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2025)’가 엄청난 흥행을 하는 것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해졌을 때였다. 정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화만 보았을 때 음악이 정말 좋고 우리나라의 거리, 문화가 잘 느껴지고, 귀엽고 매력 있는 캐릭터가 나온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엄청난 유행을 가져올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흥행이라는 것이 과연 어떤 기준일지 정말 모르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계속 흥행하는 ‘왕과 사는 남자’와 이번 주에 본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면서 정말 흥행과 평론가의 점수, 일반인을 호소하는 나의 시선 모두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정말 심각하게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영화가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고 짝꿍과 이야기를 나누고는 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산다고 강제로 많은 영화를 주입 당하는데, 정말 부드러운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관람객 중 하나이다. 둘이서 이야기하면 취향이 많이 달라 추구하는 영화가 다르긴 하지만 공통으로 생각할만한 내용이 많은 영화나 보는 동안 계속 재미있는 영화를 좋은 영화라고 말하고는 한다. 그래서 여운이 길게 남았던 영화 ‘세계의 주인(2025)’나 영상미까지 좋았던 영화 ‘코코(2017)’를 둘 다 좋은 영화라고 말하고는 한다. 이러한 시선에서 개인적으로 이번 주에 본 ‘프렌치 디스패치’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도 코로나 시기였다고 하여도 흥행했다고 볼 수는 없는 성적으로 영화관에서 내렸다. 또한 일본에서는 큰 흥행을 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큰 흥행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더하여 흔히 말하는 영화평론가, 전문가가 주는 점수와 개인적인 점수, 흥행과는 모두 불협화음을 낸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보면서 3시간에 달하는 상영시간 동안 앞의 전개를 예상하지 못하고, 지나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정말 혼란스러운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평론가들은 모두 이해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높은 점수를 줘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유난히 이 아리 애스터 감독님의 영화 '유전(2018)', '미드소마(2019)'에서 보는 시선이 극명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좀 더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해 평론가의 평과 다른 느낌을 받은 영화를 용기를 내서 몇 개만 나열해 보자면 영화 ‘헤어질 결심(2022)’, ‘아키라(1988)’ 등이 있다.
이렇게 불협화음 하는 모습을 보면서 현재 시점으로 내린 결론은 결국 영화라는 장르가 넓어진 만큼 생기는 ‘취향 차이’라고 생각했다. 너무나 많은 영화가 존재하고, 보지 못한 영화도 많으며, 이를 소비하는 사람마저 다양하고 개개인의 취향이라는 것이 강조되는 세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두가 좋아하는 영화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도 안 된다. 또한, 이렇게 사실 영화를 좋아하는 일반인 18922 또한 영화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쉬운 세상인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작품을 내주는 감독님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고뇌를 바탕으로 만들지도 상상이 안 된다. 그렇기에 하나의 영화를 보면서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더 많이 보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글로 작성되는 것은 취향으로 인해 작성된 감상평이다 보니 존중의 마음이 잘 담기지 않는 것은 아닐지 걱정도 된다.
이번 주 다양한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결국 모든 영화는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좋은 영화, 나쁜 영화 굳이 나눌 필요도 없고 순전히 본인의 취향이기에 이러한 취향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글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취향은 좋은 배경, 인물의 연기, 감독의 의도 정도를 가장 높게 생각하는 거 같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이 모든 영화를 응원해주고, 너무 어려워하지 말고 강요하지 않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넓어진 영화 세상을 즐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