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영화 감상평

2026년 2월 23일부터 27일까지

by et cetera

주간 영화 리스트


월: 시동(2019)

화: 한국이 싫어서(2024)

수: 파반느(2026)

목: 아이 필 프리티(2018)

금: 기적(2021)


주간 영화 별 간단 리뷰


시동

한 줄 평: 시작이 반인데 그 반이 어렵다.

조금산 작가님의 웹툰 '시동(2014)'을 원작으로 하며, 방황하는 청년의 인생에 시동을 거는 시기를 중심으로 가족과 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전형적인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동석 배우님 특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액션과 대사의 유희 등이 적당히 담긴 영화였다. 이러한 부분이 취향에 맞는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가벼운 코미디 영화이지만, 반대로 아니라면 볼거리가 적은 영화처럼 느껴졌다. 영화를 볼 때 결국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대사처럼 정말 어울리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방황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고 하는 것인지 그러면 주인공은 결국 무슨 일을 하게 될지 궁금해졌다. 마동석 배우님을 보면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해지고, 정해인 배우님도 정상적이지 못한 일에 손을 씻고 다시 살아간다. 이 둘을 보면 당당하게 할 일을 찾으라는 말 같은데, 정작 주인공과 어머니는 열심히 살아가는데 사기를 당하고, 둘의 관계 회복만 하고 영화가 끝난다. 그러다 보니 가족 간의 화해와 행복이 결국 주된 내용인가 싶어진다. 주로 나오는 배경이 서울과 군산인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한 지역에서 촬영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군산이 중국 음식, 특히 짬뽕이 유명한 지역인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 말고 왜 굳이 주인공이 군산으로 갔는지 궁금한 부분이다. 버스터미널에서 만 원 이하로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조금 불친절한 목적지라고 생각한다. 사실 딱 정확한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느껴지기에 앞서 이야기하였듯 한 지역에서 이뤄지는 사건이어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싫어서

한 줄 평: 어디서든 작게 조각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장강명 작가님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2015)'를 원작으로 하며, 행복을 찾아 떠나는 현실적인 청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보는 동안에 그리고 다 본 후에도 많은 여운이 남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가족, 직장 등 다양한 삶의 굴곡으로 인해 지쳐버린 청춘이 새로운 행복이라는 조금은 추상적인 것을 찾기 위해 뉴질랜드로 떠나는 과정과 그 후의 내용을 교차편집해서 보여준다. 행동하는 데 이유가 있다는 듯 말하는 장면 같고, 주인공을 중심으로 아버지, 전 남자친구, 직장동료, 외국인, 동기 등 관계를 맺고 바라보는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비슷한 연령대이며 유사한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으며 한 편으로는 용기에 박수를, 다른 한 편으로는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작품에서 뉴질랜드 생활에 대해 미화를 하는 것이 아닌 높은 물가, 주거비, 생활비, 경력, 언어적 장애 등의 모습을 보여주어 마냥 청춘을 찬양하고 나아가는 것이 무조건적인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 결국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행복이라는 것은 무엇일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한국에서 느낀 고민과 또 다른 뉴질랜드라는 현실에서 계속 열심히 살아가야만 하는 주인공을 보여주면서도 결말에는 다시 떠나는 주인공을 보여준다. 이러한 것을 보았을 때 결국 내가 선택일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와서 흔들리는 삶을 살지라도, 기름기 있는 햄버거, 좋아하는 음악, 작은 막걸리 한잔 등의 작은 행복으로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파반느

한 줄 평: 나의 아픔을 잊도록 너를 사랑한다.

박민규 작가님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2009)'를 원작으로 한다. Pavane. 극 중에서도 설명이 나오지만 16세기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유행했던 궁정음악이다. 원작의 제목과도 같은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1899년 피아노곡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는 죽은 왕녀가 아닌 옛 스페인 궁정에서 어린 왕녀가 춤을 추었을 법한 상상으로 만든 곡으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의 막연한 그리움과 우아한 슬픔을 나타내기 위해 작곡한 곡이다. 영화의 제목과 소설의 제목이 파반느인 이유는 숨겨둔 자식, 예쁘지 않은 존재, 존재를 부정당하는 사람 등 이러한 모든 아픔을 가지고 숨어있는 죽은 왕녀들 즉, 실제로 죽지는 않았으나 사회적으로 아픔이 있는 인물들이 파반느의 느리고 정적인 춤처럼 빠르고 화려한 세상의 속도에 맞지 않아도 이들 또한 사랑받을 자격이 있음을 말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그것을 세 사람 각자의 시점과 나레이션 등을 통해서 자신을 성찰하듯 서로를 응원하고 사랑해 모두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외롭고 슬프고 존재를 부정당하는 인물을 통해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멜로 영화를 많이 보지 않는 나지만 굉장히 섬세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의미심장한 대사나 빛을 아주 잘 활용한 외로움과 설렘의 표현, 지하층과 지상층 더 나아가 옥상에서 보여주는 감정의 변화, 엘리베이터에서 비친 모습을 통한 심적인 상태를 기반으로 한 의도적인 외모 비교 및 왜곡, 화려하지만 공허하고 또 점잖지만 가득찬 도시 공간의 비교 등 굉장히 곱씹을수록 많은 생각을 담아 탄탄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참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아이 필 프리티

한 줄 평: 나부터 나를 사랑하라

자격지심과 자신감에 관한 이야기를 유쾌한 스토리와 익숙한 전개, 대단한 배우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말하는 하이틴의 주인공이 세월이 지나 찍은 듯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과감한 색감의 대조를 통해서 보는 즐거움은 이전에 본 비슷한 느낌의 중년의 하이틴 영화 '마이 시크릿 산타(2025)'보다는 더 퀄리티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처럼 달라진 모습이 나오는 것이 아닌 사고로 인해 본인만 다르게 보이는 세상이라는 설정이 오히려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외형적인 모습보다 내면의 자신감 등이 더 중요함을 더 잘 보여주는 장치로 잘 활용되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제목처럼 스스로 예쁘다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가 전혀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자신감이 갑자기 태도가 되는 모습이 그려져 개인적으로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장치는 여러 작품에서 이미 활용되고는 하는 데 항상 혼자 드는 생각은 자신감이 넘치고 달라진다고 해서 주변을 무시하거나 해진다는 것은 애초에 심성의 문제인 것인데 이걸 항상 함께 가져가는 듯한 모습이 언제나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뿐이지만. 그래도 영화에서 벽돌과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소품을 활용한 집과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색감을 활용해 전혀 다른 인물임을 보여주는 장면, 파스텔톤을 활용한 공간 등 배경 표현에 대해서는 아주 과감하게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름 귀여운 소동극 영화였다.


기적

한 줄 평: 역사처럼 멈춰 기다리는 것이 아닌 기차처럼 나아가며 기억하는 것

기적(奇蹟)과 기적(汽笛), 경적으로 더 많이 불리는 용어를 활용해 중의적으로 표현한 영화 제목답게, 기이하고 신비로운 일과 열차를 소재로 만든 개인적으로 참 잘 만든 눈물 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흔히 말하는 신파극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참 약한 아버지의 눈물 어린 고백이 나오고 가족의 사랑이 나오는 장면은 참 울지 않을 수 없던 영화였다. 하지만 이러한 장면만 가지고 말하기에는 조금 아까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고증에 대해 말이 조금 있지만 그 시대에 살지 못한 사람으로서는 옛날 느낌도 나고 사투리도 거슬리지 않는 편이어서 문제없이 볼 수 있었다. 개봉 당시에 기차역을 만드는 슬픈 감동 이야기로 듣고서 보지 못하였는데, 그 장면은 정말 잠깐이고 좋은 아이디어와 깊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려낸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 아픔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살아온 가족의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너무 억지스럽지 않게 영화적 발상을 잘 담아서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은 명절 영화로 반전도 있고, 감동도 있고 소재도 괜찮고, 스토리도 좋아서 사실 굉장히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코미디적인 요소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들도 좋고 연기도 좋고, 과한 감정 자극 영화도 아니어서 왜 당시에 영화를 안 봤을까 생각하게 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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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영화 감상평


상처라는 것은 잘 아물 수도 있지만 항상 흉터는 남는 것 같다. 물론 좋은 약을 바르면 정말 새살이 솔솔 돋아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지만, 반대로 깊은 상처는 그 흔적이 안 보인다고 해도 속까지 아파 괜히 아픈 느낌이 날 때가 있다. 이번 주는 상처와 고민, 자격지심으로 스스로를 믿지 못하거나 상처를 쉽게 받는 인물이 가득한 영화를 보았다. 부모님에 대한 기대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다는 속사정, 반대로 자식을 힘들게 하는 것 같은 미안함, 나를 잃어가는 느낌을 받는 청준, 존재를 부정당하는 사람들, 외모에 대한 자격지심, 가족을 잃은 상처로 인해 멀어진 남겨진 가족 등 많은 이유로 인해 각자의 벽을 가지고 있던 인물들이 그 벽을 넘어서는 과정을 다양하게 보여주며 나아갈 힘을 주거나 그 안에서 감동을 주는 작품을 본 한 주였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을 살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릴 적을 생각해 보면 항상 상처를 쉽게 치료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가족 간의 문제는 당연하며, 친구들과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등 물리적인 상처 외에도 사람을 만남에 있어 낯설고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를 보여주기 급급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내가 부모님의 기대를 만족시켜 드리지 못하면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내가 친구와 싸운다면 이제 다시는 못 놀까. 나의 감정을 지금 말해도 될까. 이러한 한정된 관계 속에서 가장 많이 한 고민이었다. 왜 그랬을지는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지만 뭔지도 모를 세상에 참 불만이 많았던 것 같다. 크게 고마워하지 않았으며, 받는 것이 참 익숙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금방 잊어버렸고 쉽게 회복이 되고 아파하더라도 크게 반응하고 말았던 조금은 즉각적인 상처였던 거 같다.

요즘에는 마치 다트가 나를 향해 날아오듯 상처를 입으면 깊게 박히는 느낌이다. 계속 생각이 나고 여전히 아프며 곱씹게 되는 말이나 행동들이 머리를 어지럽힌다고 생각한다. 괜히 내가 너무 싫고, 꽉 닫힌 굴레에 갇혀버려서 영원히 나오지 못할 것 같이 느껴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떠날까 언제나 두렵기도 하고, 새로 찾아온 변화에 대해 기대를 다 하지 못할 거 같아 무섭기도 하다. 너무나 잘 알고 지내던 주변의 친구들의 부모님이 이제 떠나가시는 일이 잦아지고, 영원히 못 보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요즘을 생각하면 가끔은 깊은 물 속에서 나오지 못할 것 같이 느껴진다.

이러한 감정들을 모두 담아낸 것들이 이번 주에 본 영화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간다면 영화라는 장르가 가진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 상처라는 것을 주인공이 바라보는 태도에 따라서 작품이 가족 힐링 드라마가 될 수도 있고, 기억 속에 남겨두는 애절한 멜로가 될 수도 있으며, 극복하기 위한 힘을 전해주는 굳이 말하자면 파이팅 넘치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라는 무한한 인간극장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의 태도를 반드시 따라갈 필요도 당연히 그럴 이유도 없을 수 있지만, 상처를 입은 그들이 택한 선택을 통해 감독님이 말하고자 하는 자신이 생각하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는 한 사람으로서 보고 느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참 영화를 좋아한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인생과 살아갈 인생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더라도 한 번은 일깨워주고 생각하게 해주는 이 영화라는 것이 참 좋다. 그래서 앞으로도 더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다. 그런 의미로


다음 주는 또 어떤 영화를 볼까?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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