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일부터 6일까지
월: 휴민트(2026)
화: 에비에이터(2004)
수: 호퍼스(2026)
목: 발레리나(2025)
금: 존 윅 3: 파라벨롬(2019)
한 줄 평: 액션에 멜로 눈깔 한 스푼
액션 영화인데 순애보를 한 스푼 넣은 느낌의 작품이었다. 첨단 장비 등의 화려한 신문물을 활용하는 것보다 액션에 대한 묘사를 강렬하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나름 재미있게 보았지만, 호불호가 명확한 영화일 거 같다고 생각했다. 액션에 공을 많이 들인 느낌이지만 그만큼 전개나 정보전에서 쉽게 풀어가는 느낌이어서 스토리가 약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도 시원한 인상의 조인성 배우와 박정민 배우가 보여준 순애보 액션이 감독님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액션과 잘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개인적인 생각으로 조금 희한한 장면이 꽤 있었다고 생각한다. 볼펜으로 괴롭히는 장면이라던가, 사주경계를 잘하던 인물이 갑자기 너무 눈치 없이 행동하는 점이라던가, 방탄유리와 사람, 조명을 활용한 액션 장면, 빙글빙글 돌다가 끝나버리는 카 체이싱 등 새로운 액션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서 과도한 시도가 많이 들어간 게 아닌가 싶었다. 이게 나쁘다 좋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이러한 시도 자체는 굉장히 응원하기 때문이다. 그게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참 희한한 아이디어라고 느껴진 것이지만 관성적으로 그냥 탕탕 총 쏘고 팡팡 터지는 것보다는 훨씬 이 영화를 기억하게 만드는 큰 장치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게 충분히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러한 시도에 일단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프닝과 엔딩의 장면을 동일하게 가져가 이러한 휴민트라는 것이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는 의미를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이 영화를 시작해도 될 것처럼 만든 오프닝과 엔딩은 이 영화에서 굉장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 생각한다. 재미는 잘 모르겠다.
한 줄 평: 부자가 신념을 가지면 정말 무섭다.
하워드 휴즈라는 인물에 대한 전기 내용으로 1920년 말부터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엄청난 영화라는 소문만 듣고서 보았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어떻게 촬영했을까 싶은 장면도 있고, 굉장히 과감한 클로즈업 장면이나 배우의 연기, 배경 묘사 등이 지금 봐도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전기 영화가 자칫 치우치면 미화가 되고 지루해지는데 등장인물이 괴짜라는 모습을 절대 지우지 않으면서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과 주변과의 관계를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하워드 휴즈를 연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원맨쇼로 진행이 되며 초반에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부자인가 싶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야망과 강박으로 가득 찬 불쌍한 부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이 영화 전반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후반으로 갈수록 얼굴을 교차해서 보여준다든지, 비행기를 찍는 방법이 더 현대적으로 보여주는 등 시대가 흐르면서 더 신기술을 보여주는 느낌이었으며, 그에 따라서 점점 하워드 휴즈가 미쳐가는 모습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심리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것에 큰 의미를 찾지 못해서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잘 만든 수작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한 줄 평: 귀여운 맛에 보는 미국식 리액션이 추가된 익숙한 디즈니식 소동극
디즈니다운 작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전의 작품과 굳이 비교하자면 훨씬 요란해지고 생각보다 사건의 스케일이 크고 인물의 리액션이 조금 더 미국 애니메이션 같아진 느낌이 들었지만 나름대로 매력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마 제목은 호퍼스(Hoppers)는 작품의 내용으로 유추해 보면 숲의 희망이자, 사건을 해결하는 희망, 그리고 연구의 새로운 희망 등 여러 사람의 희망을 담은 존재여서 이 로봇과 연구 자제를 호퍼스라고 한 것으로 생각된다. 동물을 사랑하는 디즈니답게 모든 동물 디자인을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비버부터 곰, 도마뱀, 새, 나비 기타 다양한 생명체를 과하지 않게 특징을 잘 살려 유쾌하면서도 귀엽게 그리고 사람이 보는 시선과 동물들 사이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디자인을 의도적으로 조금 변경한 것이 잘 통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애정하는 영화 '주토피아(2016)'와 문명의 동물과 야생의 동물처럼 완전히 다른 매력이지만 동물을 정말 잘 활용한 애니메이션을 잘 만든다고 생각했다. 정말 정신없이 진행되면서 생각보다 큰 스케일이지만 디즈니답게 참 쉽지만 의미있는 장면을 연출해서 잘 해결하는 모습까지 새로운 것은 캐릭터까지였던 거 같다.
한 줄 평: 내가 먼저 죽을 거야.
잘 만든 액션 영화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매력적인 영화 '존 윅(2014)'을 기반으로 구현 중인 존 윅 유니버스 중 하나로 영화 '존 윅 3(2019)'와 '존 윅 4(2023)' 사이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한다. 모든 내용을 다 보고 기억하는 수준은 아니어서 가볍게 영화 한 편 본다는 마음으로 보았는데 액션으로 정말 가득 찬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의 부모님에 대한 복수극으로 정보를 얻고 헤쳐 나가는 이야기로 쉽고 이전 작품들의 내용이 많이 반영되어 있어 원작 팬에 대한 존중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잘 만들어 놓은 세계관과 배경을 활용한 액션 영화로 특히 화염 방사기를 활용한 액션이나 수류탄만 활용한 돌파 장면 등이 기억에 남는다. 나름 재미있게 액션을 보는 즐거움으로 보았다. 존 윅 때도 느꼈지만 이 세계관의 색감과 미장센은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서스런 푸른 빛을 정말 잘 활용하면서 반대로 붉고 녹색의 계열이 섞여 특유의 음침하지만, 굉장히 세련된 톤을 잡아 놓아서 혼란스러운 액션과도 잘 어울리고 반대로 대화를 주고받음에도 긴장감을 유지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폐쇄적인 사회, 마을, 건물 공간을 액션에 맞게 잘 설계하여 조성한 느낌이었다. 어떤 것이 먼저일지도 모를 정도로 공간을 잘 활용한 영화로 마을 하나를 새로 만들었나 싶을 정도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연결되는 부분이 편집을 정말 잘했거나, 아니면 공간 구성을 정말 적절하게 해서 여러모로 어색하지 않고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참 액션을 잘 만들고 속도감 있게 만드는 것이 어려울 거 같은데 계속 죽어가는 와중에도 나름 재미있게 보았다. 취향에 맞는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계속 죽어나가고 해서 보는 재미가 있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다시 느낀 점은 키아누 리브스가 참 액션을 맛있게 한다고 생각했다.
한 줄 평: 칼보다는 총이 더 아플 거 같은데
Parabellum. 'Si vis pacem, para bellum'에서 유래된 제목으로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로 번역되는 문구로 로마 제국의 플라비우스 베게티우스 레나투스가 저술한 병법서 '군사학 논고(De Re Militari)'에서 유래한 전쟁과 평화에 관한 문구이다. 더 나아가 9×19mm 파라벨룸이라는 총탄의 의미도 있다. 이는 영화 중반부 변화된 상대에 대응하기 위해 권유하는 9mm 총탄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다. 영화의 큰 흐름에서 이 단어를 활용한 것으로 보이며 말 그대로 존 윅의 목숨을 위해서 전쟁을 펼치는 스토리에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영화 '발레리나(2025)'보다 더 오래된 영화이지만 액션의 디테일이나 동선, 미쟝센 등 참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다. 키아누 리브스의 정말 실제 같으면서도 물 흐르듯 보여주는 움직임과 이것을 구현하는 편집의 힘이 정말 엄청난 영화라고 생각했다. 헬멧을 열어서 발사하는 장면, 물속에서 느려지는 모습, 거의 총은 안 통하는 옷, 유명한 탄창 가는 디테일 등 액션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힌 영화라고 생각한다. 시리즈 내내 보여주는 특유의 파란색과 녹색, 흰색과 주황의 조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색감이 세련되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편은 중동이 나와서 갑자기 군사 작전 느낌이 나긴 하지만 오히려 강아지를 활용한 액션을 통해서 그러한 부분을 더 강조되게 보여줘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전투 장면에 사실 어떻게 보면 신박하게 유리와 거울을 활용하여 개방감과 하이테크적인 느낌 그러면서 선의 느낌을 강조한 부분이 이 감독님은 언제나 공간에 대해 정말 진심이라고 느끼게 해주었다. 좋은 말을 많이 했지만, 최종 보스로 나오는 배우가 조금 코믹한 느낌이어서 분위기가 갑자기 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기억에 분명히 전작인 영화 '존 위: 리로드(2017)'에서 약간 다 부숴버리겠다는 느낌으로 굉장히 멋지고 비장하게 끝나는데 바로 살려고 막 도망 다니는 전개가 기대했던 바와 조금 달라서 약간은 이 존 윅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야성에 비해 아쉽다고 생각했다.
존 윅 3: 파라벨룸
호퍼스
발레리나
이번 주는 액션 영화를 많이 본 한 주였다. 다양한 장르를 편견 없이 보려고 늘 노력하는 편인데, 모아놓고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아쉬운 한 주였다. 꼭 명작이나 대작을 봐야 좋은 한 주가 되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선뜻 추천할 수 있는 영화였는지 생각해 보면 그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재미있게 봐야 남에게도 권할 수 있기에, 항상 직접 본 영화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려 한다. 그렇다고 이번 주가 완전히 실망스러웠던 건 아니다. 액션이라는 장르가 얼마나 다양한 시도를 품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한 주였고, 같은 세계관, 심지어 같은 감독이라도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노력이 화면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몇 가지다. 호쾌한 전개, 어렵지 않은 스토리, 그리고 현실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동경과 대리만족이다. 그런데 너무 많은 액션 영화를 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평범한 액션으로는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마 감독들도 이런 흐름을 아는지, 관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더 과감하고 더 요란하고 더 상상 밖의 새로움을 보여주려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새로움'과 '희한함'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느낀다.
영화 ‘존 윅(2014)’이 개봉했을 당시, 액션에 대한 호평이 굉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도 참 멋있고 신선하다고 느낀 지점이 있었다. 그전까지 총기 액션은 쏘고 때리는 동작이 따로 노는 느낌이었는데, 존 윅에서는 총을 쏘면서 구르고 움직이는 동작이 하나로 연결된 흐름처럼 느껴졌다. 마치 영화 ‘올드보이(2003)’의 장도리 장면을 처음 봤을 때처럼 충격적이었다. 남은 총알 수를 세는 디테일, 탄창을 교체하는 장면, 주인공도 맞고 아파하는 모습까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칭찬한 부분들이 실제로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번 주에 본 시리즈는 칼을 활용하는 장면이 늘어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여전히 디테일하고 실감나는 연출만큼은 한결같았다.
존 윅 시리즈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공간 활용이다. 액션 장르가 특히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가 공간을 얼마나 잘 쓰는지가 눈에 바로 보이기 때문인데, 존 윅은 최근 액션 영화 중에서 그 이해도가 가장 높다고 느낀다. 연출을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단순히 멋진 공간을 배경으로 두는 게 아니라 그 공간 안의 움직임 자체가 액션을 더 극적으로 만들도록 설계된 느낌이었다. 고성(古城)에서 파티가 한창인 그 이면에 은밀하고 조용한 전투가 흐르는 장면은, 이 감독이 공간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예전에 본 영상 중에, 김은희 작가와 김은숙 작가가 같은 공간을 보고 한 명은 키스 신을, 한 명은 불을 질러야 한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공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느냐가 결국 창작자의 역량이라는 걸 보여주는 일화다. 많은 기둥과 오브제가 가득한 공간에서 가장 격렬한 움직임인 액션을 표현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서두에 아쉬운 한 주라고 했지만, 솔직한 속마음은 다르다. 이 어려운 장르를 만들어낸 모든 영화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