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영화 감상평

2026년 3월 9일부터 13일까지

by et cetera

주간 영화 리스트


월: 귀공자(2023)

화: 뜨거운 피(2022)

수: 아웃사이더(2018)

목: 밤이 온다(2018)

금: 차이나타운(2015)


주간 영화 별 간단 리뷰


귀공자

한 줄 평: 귀공자 프리퀄 만들어 주세요.

스토리의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이 너무 이상해서 전체적으로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박훈정 감독님의 영화를 거의 다 본 사람으로 칙칙한 하늘 톤, 조금 과장된 액션, 검은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의 멋, 양복이 주는 위압감, 총기 액션과 잔인한 표현 등이 이제는 감독님의 시그니처가 돼 간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정말 김선호 배우와 김강우 배우가 없었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둘 다 영화 제목인 '귀공자'에 어울리는 외모이면서 돌아버린 눈빛이 영화를 잘 이끌고 가서 보는 동안의 긴장감과 즐거움을 충분히 줬다고 생각한다. 김선호 배우가 아니면 참 어려운 배역이라고 생각한다. 선한 얼굴에 넘치는 광기를 표현할 배우가 많이 떠오르지도 않을뿐더러 그동안 착한 역을 많이 했는데 그 반대되는 배역도 어울린다는 듯 보여주는 연기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이 박훈정 감독님이 잘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화 '마녀(2018)'에서도 굉장히 선하게 생긴 편인 김다미 배우를 아주 잔혹한 사람으로 잘 표현했는데, 이 작품에서도 선한 얼굴을 가진 배우를 잘 변화시켰다고 생각한다. 이런 선한 면 속의 광기를 잘 발견하시는 거 같다고 생각한다. 시리즈 '폭군(2024)'에서도 김선호 배우와 김강우 배우의 합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먼저 맛을 좀 본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만나는 장면이 크게 길지 않아도 그 나누는 호흡이 굉장히 중요한데 감독님의 이전 작품인 영화 '신세계(2013)'의 정청과 이중구처럼 좋은 임팩트를 충분히 남겼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추격이 주된 내용이어서 산, 골목길, 도로, 건물 등 여러 배경이 나오는데 그 상황에 잘 맞춘 액션과 연출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자동차 추격 장면만 생각하면 영화 '해벅(2025)'의 오프닝 부분이 굉장한데 이제는 그 정도로 요란하거나 새롭지 않으면 아쉽게도 임팩트는 없는 거 같다. 여담으로 초반에 나오는 번리와 첼시 두 팀 간의 경기 결과는 찾아보니 2010년 이후에 첼시 기준으로 19경기 중 12 경기 승 6경기 무 1경기 패라고 한다.


뜨거운 피

한 줄 평: 오리지널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까?

김언수 작가님의 소설 '뜨거운 피(2016)'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뜨거운 피 디 오리지널'도 있는데 이 영화가 더 좋다는 사람들이 많으니 혹시 이 영화를 볼 예정이라면 오리지널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택과 상황의 길목에서 배신과 믿음이 교차해 피 튀는 전쟁이 벌어지는 낭만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캐릭터 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나와서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정도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진지한 분위기가 대부분인 것에 비해 행동에 이유를 잘 모르겠는 장면도 나오고, 들쭉날쭉한 공간 이동 등으로 인해서 흐름을 쫒아가기 어려웠던 영화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취향에 맞지 않아서 조금은 아쉽다고 생각한다.


아웃사이더

한 줄 평: 아웃사이더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

재러드 레토 배우와 내가 안 맞는 것일까, 연기를 잘하는 거 같은데 고르는 영화마다 참 나랑 취향이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추천하기 힘들 거 같다. 일단 분위기나 이런 거는 묵직하게 잘 잡은 거 같은데, 스토리가 이게 진짜 뭔가 싶다. 야쿠자에 대한 동경 이런 이야기가 담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큰 노력을 하는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긴장감이 있는 이야기나 연출도 아니어서 담아낸 느낌에 비해서 정말 알맹이가 아쉬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일부러 제목처럼 외부인이 바라보는 야쿠자의 생을 그렸다고 하기에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행동하기 때문에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간적 배경이 전쟁 직후인데 말로만 그런 내용이 나오지 이걸로 크게 사건이 달라지거나 하지 않아서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일본 배경을 보여주고 싶어서인지 전형적인 네온사인 불빛과 스모, 좁은 골목의 술집 등은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깡패에 비해서 야쿠자, 닌자 등이 소재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조금 부러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밤이 온다

한 줄 평: 아우 징그러워

인도네시아 영화는 처음 보는데 이렇게 고어한 영화를 만들어도 되는가 싶었다. 잔인한 묘사가 많이 나오고 액션의 수위가 굉장히 높아서 상당히 긴장하고 봐야 했다. 그래도 액션은 과장된 표정이나 행동, 구분되는 동작 등을 보아서 옛날 홍콩 영화를 보는 느낌도 나지만, 그에 비해 속도감 있는 편집을 통해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영화 '존 윅(2014)'처럼 사실적인 것은 사실 잘 모르겠지만 처절하게 싸우고 총기, 칼, 전기 충격기, 마체테에 이상한 끈 등 다양하게 사용하는데 그 속도감이나 표현, 연출 등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주 짧게 영화 '올드보이(2003)'를 오마주한 느낌의 액션이 나오는데 최민식 배우님과 박찬욱 감독님의 연기와 연출이 지금 보아도 얼마나 세련되고 멋진 장면인지 느낄 수 있었다. 또 약간 영화 '아저씨(2010)'에서 본 듯한 1:1 전투와 아이와의 작별 장면을 봐서 많은 좋은 사례를 참고한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스토리보다는 액션에 모든 에너지를 쏟은 느낌으로, 큰 세계관을 만들고 또 다른 작품도 만들고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큰 매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도네시아라는 국가가 많은 섬으로 이뤄지고 여러 부족으로 이뤄진 국가여서 국법 외 관습법을 중요시하는 것처럼, 조직의 논리와 개인의 선택이 부정당하는 순간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혀서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 것이 아닐까 과하게 해석해 본다.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든 영화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징그러운 장면이 자주 나오고 액션의 수위나 주인공 버프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조금은 아쉽게 느꼈다.


차이나타운

한 줄 평: 차이나타운이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10년이 지난 영화여서 그런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배우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주연으로 나온 김혜수 배우님과 김고은 배우님 말고도 최근에 재미있게 본 영화 '기적(2021)'의 이수경 배우님, 좋아하는 엄태구 배우님과 박보검 배우님, 영화 '너와 나(2023)' 감독님이기도 한 조현철 배우님 등 젊은 모습과 연기를 보는 즐거움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경표 배우님은 지금의 유쾌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아주 불쌍한 악역으로 나오는데 가장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모두 연기가 그래도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가 그렇게 재미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당시에 흔하지 않은 여성 누아르로 흥행에 나름 성공했던 것으로 아는데, 취향에 안 맞아서인지 어느 부분에서 재미를 느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굳이 과한 해석을 해보자면 박보검 배우가 아버지에 대한 유대감과 믿음을 보면서 김고은 배우가 엄마라는 존재, 김혜수 배우와의 관계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거기서부터 시작된 균열로 인해서 사건이 진행된다고 본다. 결말에 가서는 결국 엄마라고 불리지만 정작 자식으로 대변되는 아이들과 멀어지고 스스로가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독백하는 장면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것을 알고 모든 자식을 잃고 난 뒤에는 자신을 죽이러 온 일영에게 스스로 결정하길 바라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삶을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은 사실 매력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아직도 영화를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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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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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온다


주간 영화 감상평


누아르(Noir). '누와르'라고도 불리는 이 장르는, 나무위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범죄나 사회적 윤리에 반(反)하는 소재를 사용해 어두운 분위기를 부각시키는 작품군'이다. 18~19세기 영국의 범죄·스릴러 문학이 프랑스로 유입되며 '로망 느와르(roman noir)'로 불린 것이 그 기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폭, 일본에서는 야쿠자를 주된 소재로 삼아 많은 작품이 나온 장르이기도 하다. 다만 이 장르는 범죄 조직을 미화하거나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그린다는 비판이 늘 따라다닌다. 이번 주는 바로 이 장르의 영화들을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임에도 취향에 맞는 작품을 만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어린 시절 본 영화 중 뇌리에 강하게 남은 작품으로 ‘친구(2001)’가 있다. 그 나이에 보기엔 이른 영화였지만, 당시엔 부모님과 함께라면 어영부영 입장이 되는 동네 극장이 많았다. 내용을 모르고 함께 보셨던 부모님이 나중에 너무 이른 나이에 이런 영화를 보여줬다며 미안하다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어른이 봐도 묵직한 어둠을 담은 작품들이 바로 누아르인데, 우리나라는 이 장르에서 유독 좋은 작품이 많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손꼽는 작품만 나열해도 ‘타짜(2006)’, ‘비열한 거리(2006)’, ‘아저씨(2010)’, ‘악마를 보았다(2010)’, ‘신세계(2013)’, ‘범죄도시(2017)’ 등이 있다.

그런데 최근 본 누아르 중에 이 정도의 감동을 준 작품이 있었나 떠올려보니 잘 생각나지 않았다.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흥행에 크게 성공하며 '마동석'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낸 경우도 있지만, 낭만이 넘치는 작품이 많았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물론 찾아보면 ‘독전(2018)’,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 ‘암수살인(2018)’, ‘악인전(2019)’처럼 묵직한 시나리오와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들도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왜 좋은 작품이 이렇게 많은데도 적게 느껴졌을까. 아마도 이 장르를 좋아해서 정말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보다 보니 눈이 높아진 탓이라고 생각한다. 누아르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 진지하게 흘러가는 전개,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낭만에 대한 동경, 혹은 잔악한 행동에 경악하면서도 즐기는 묘한 쾌감이 이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다. 그 애정 때문에 혹평으로 유명한 ‘리얼(2017)’, ‘인랑(2018)’, ‘늑대사냥(2022)’까지 열심히 찾아보기도 했다.

그렇다면 아쉬운 작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흥미로운 소재를 던져놓고도 이를 엮거나 풀어가는 방식이 아쉬운 경우다. ‘늑대사냥’은 전반부의 임팩트와 소재가 너무 좋아서 기대를 키웠는데, 이후 전개가 너무 어처구니없어 흥미가 뚝 떨어지고 헛웃음만 나왔다. ‘브로큰(2025)’도 기대할 만한 요소들을 던져놓고는 이를 제대로 엮지 못한 채 구슬처럼 굴러다니게 놔둔 느낌이었다. 흐린 날씨 같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또한 누아르 특성상 자주 등장하는 감정 짙은 장면이나 액션에서, 지나치게 늘어지는 연출이나 난해한 장면 전환이 오히려 의도를 흐리는 경우도 있었다.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장면과 감정이 관객에게 닿지 않는다면, 아무리 아름다운 영상도 그저 화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뜨거운 피’나 ‘아웃사이더’가 그런 경우가 아니었을까 싶다.

마지막으로는 익숙한 클리셰(cliché)의 문제다. 부패한 정치인, 비리 형사, 독기 오른 검사 같은 흔한 구도는 이제 보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액션에 지나치게 치우친 ‘발레리나’, 좋은 배우와 액션에 비해 스토리가 아쉬웠던 ‘아수라(2016)’, 전작의 성공을 오히려 희석시켜버린 ‘독전 2(2023)’가 그 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영화를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게 참 좋다. 다만 이렇게 글로 감상평을 쓰는 것이 만드는 이들의 노력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최근 1,200만 관객을 달성한 ‘왕과 사는 남자(2026)’처럼, 좋은 영화는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닿고 오래 기억된다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이런 기록들이 흥행과는 별개로, 작은 홍보가 되거나 이런 작품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다음 주는 또 어떤 영화를 볼까?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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