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흔적과 감정의 여정

과거를 마주하며 느낀 아픔과 희망

by Designer J

가끔은 눈을 감고 죽음을 상상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죽음이 어느덧 내 옆에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이렇게 죽음을 상상할 때면 나는 나의 죽음이 마치 지나면 생각나는 계절처럼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기억이 되어 매번 떠올려지고 싶다.




안녕하세요 제가 이번에 방문한 곳은 뉴욕에 위치한 911 메모리얼 파크(그라운드 제로)입니다.

911 메모리얼 파크는 뉴욕시 로어 맨해튼에 위치한 장소로, 2001년 9월 11일의 비극적인 사건 전까지 트윈 타워가 있던 자리를 기념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세계 무역 센터 단지의 일부로, 그 자체가 엄청난 상징성을 지닌 중요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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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기념관은 마이클 아라드와 피터 워커가 디자인한 두 개의 큰 반사 연못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반사 연못들은 원래 트윈 타워가 있던 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각각의 연못에는 북미 최대의 인공 폭포가 흐르고 있습니다. 폭포의 소리는 방문객들에게 사색과 위로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공허와 상실의 감정을 상징합니다. 연못 주변의 청동 패널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그 이름들을 직접 손으로 쓸어내려 가며, 그들에게 닿기 바라는 마음에 위로를 건네어보았습니다.

연못을 둘러싼 광장에는 400그루 이상의 흰 참나무가 심어져 있어, 도심 속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 광장은 방문객들이 조용히 앉아 기억하고, 회상할 수 있는 장소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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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감정적인 경험입니다. 그라운드 제로의 디자인 요소들은 조화를 이루어 잃어버린 이들을 기리면서도, 희망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뉴욕의 복잡한 도시 한가운데서 이 장소는 고요함과 깊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이곳은 제가 졸업작품 때 추모공간을 진행했었는데요. 그 당시 수많은 추모 공간들을 자료조사를 했습니다. 특히 이 911 메모리얼 파크를 조사할 때의 감정은 너무나 인상 깊게 남아 이 감정과 생각을 잊지 않고 꼭 직접 방문하여 그곳의 감동을 직접 느끼고 싶다는 꿈을 안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의 버킷리스트로만 생각했던 것을 직접 눈앞에서 보니 감정이 북 받쳐 올랐습니다.

더불어 그 당시의 아픔과 슬픔을 온전히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 당시의 상황과 남은 이의 기분을 상상해 보니, 마음 한편이 무거워져 아무 말도 내뱉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눈을 감고 그들을 애도하고 그곳을 잊지 않기 위해 잠시 눈을 감고 모든 감각을 통해 그곳을 느꼈습니다. 정적인 분위기 속 들리는 폭포소리는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두 집어삼켜, 매우 웅장하게 들렸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중간에도 눈을 감고 떠올리면, 그곳의 폭포소리와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의 일부들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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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추모공간을 소개한 만큼 죽음과 관련된 저의 생각을 담은 글과 함께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가끔은 눈을 감고 죽음을 상상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죽음이 어느덧 내 옆에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점점 소리가 작아지고, 시야가 흐려지며

이 생의 마지막을 느껴본다.

1분 1초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있음에 감사함과 함께

나의 죽음이 마치 지나면 생각나는 계절처럼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기억이 되어

매번 떠올려지고 싶다.


이런 생각은 삶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어

나는 가끔 눈을 감고 죽음을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