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나

벌써? 크리스마스라고?!

그럼 일 주일 정도만 지나면 새해가 된다는 의미아냐? 붉은 말띠 해 병오년!


"우아, 올 한해도 잘 버텼다 ~♬♪♥" 라고 자신을 쓰담쓰담 하거나, 산타를 믿지 않으니, "내가 직접 산타 하지 뭐"라고 쿨하게 산타 택배기사(이럴때의 기사는 나이트(knight)가 어울리겠다.)로 나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올 한해, 완벽한 한해를 살진 않았어도, 이 맘때가 되면, 그래도 누군가에겐 따뜻한 사람이 되길 소망할 것이다.


우린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아니, 완벽할 수 없다. 나는 천성이 바느질쟁이이고, 작은 조각천들이 서로 이어져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다. 인생도 이와 같아서, 우리는 조각 천 처럼 서로 인연이 닿고, 결합되고 가끔씩 어울리지 않는 색깔과 질감으로 인해 서로 상처주고 찢어지고 다시 재 결합하는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자신의 자리에서 전체와 어울린다.


크리스마스는 반짝이는 단 하루가 아니다.( 즉, 퀼트로 말하자면, 한장의 천이 아니다.) 1년 동안 여기저기에서 모아 놓거나 남긴 조각들을 이어 붙이고, 따땃한 솜을 넣어 정성스레 퀼팅을 하고 슬며시 내 마음을 펼쳐서 보이는 날이다. 가끔씩 본래의 선에서 벗어난 삐뚤삐뚤한 고르지 못한 손땀의 스티치가 보이면 어떠랴, 다른 날보다는 살짝 화려한 반짝이 천과 실로 양말도 만들어 걸고, 헥사곤을 이어붙인 무릎 덥개도 턱~ 소파위에 걸쳐도 보는 날이다.


크리스마스는 이방의 어떤 신의 생일이라서 즐거운 것도 아니고, 그날만 하늘에서 행복이라는 꽃가루를 뿌려 주는 날이라서 특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서툰 우리네 마음이라도 (퀼트처럼 이어붙이면 더 따뜻해 지는 것처럼) 나와 남을 위해 포근한 말 한마디 건네는날이다. 비록 어린시절 본, 연하장의 천국같던 설경과 난롯가 풍경 그림 같지는 않더라도 조금 모자랐을 내 마음을, 또는 못내 서운 했던 상대지만 서로 덮어주고 그 마음들을 한땀씩만 더 단단하게 꿰매는 날인지도 모른다.

크리스마스양말.jpg 우리집 한쪽 벽면을 장식한 크리스마스 벽걸이, 양말

내가 누군가에게 진정 따뜻한 적이 있었던가? 아니, 따뜻해지기를 기도하며 사는 것이 더 낫겠다. 그런데, 왜 나는 몇년 째 양말을 거는 걸까? 습관적이다. 이젠 산타를 믿지 않는 속마른 사람인데도 금동전 하나 던져 줄 산타를 바라는 욕심인가? 아니면 가난한 집에 금화를 던져주고 사라졌던 그 산타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인가? 오늘 곰곰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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