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고양이만 보면 사족을 못쓴다. 함께 식당에 밥 먹으러 가다가 입구에서 들고양이를 보면 도망치는 고양이를 기필코 쫒아가서 애정 표현(?)을 하고, 나랑 카페에서 차를 마시다가도 창 밖에 들고양이가 보이면 갑자기 총알같이 튀어나가 기어코 말을 걸고 손에 든 먹을 것을 주고 온다. 그러더니, 급기야 집에 고양이를 두마리나 기르고 있다. 아니, 모시고 있다. 처음에 난 이해가 안 되었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왜? 난 고양이를 싫어하니까!!. 사실 난 고양이가 무섭다.
고양이가 내는 소리도 무섭고, 앙칼진 소리를 내며 발톱을 곤두세우면 더 무섭다. 거기다가 검은 색 고양이는 나에겐 거의 공포수준이다(애드가 알렌 포우의 소설 '검은 고양이' 영향이기도 하고). 나는 아마도 전생에 강아지 였을지도 몰라. 그래서 고양이를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억지 추측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일명 견묘지간(犬猫之間)!
내가 국민학교 때 배운 국어책에 도둑맞은 주인의 보물 구슬을 찾아 오다가 강을 건너던 고양이와 개의 이야기가 있었다. 둘이 협력하여 천신만고 끝에 찾아 낸 보물구슬을 입에 물고 주인집을 향하는데, 강물이 불어 고양이는 개의 등을 타고 건너게 된다. 그런데 헤엄치던 개가 자기 등에 올라 탄 고양이가 구슬을 입에 잘 물고 있는지 자꾸 확인차 물어 보게 된다. 그래서 고양이가 어쩔 수 없이 대답(야옹)을 하다가 그만 구슬을 강물에 빠뜨리고 만다. 불어 난 강물에 구슬은 휩쓸려 가고 허망하게 이것을 잃어버린 개와 고양이는 서로 상대를 탓하며 그때부터 견묘지간이 되었다는 전설의 고향 스토리~
그런데,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고양이를 좋아한다니, 아니, 고양이와 한 아파트에서 산다니, 왕래를 끊을 수도 없고.... 안 놀러 갈 수도 없고, 제 주인장의 친구인 내가 아파트에 가면 빼꼼히 쳐다보는데, 아는 체를 안 할 수 도 없고.... 작은 고민이 시작되었다. 물론 나도 영화 슈렉에 나오는 '장화신은 고양이'는 캐릭터상 무척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똥(동)그란 눈, 자신이 불리할 때 그 큰 눈을 깜박이며 애교를 부릴 때는 세상 누구보다 사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의 생김새를 동물에 비유하는 표현들이 있다. 일명 '쥐 같은 ##' , '뱀 같은 **', '여우 같은 00', 등 상대에게 느끼는 이미지를 동물에 빗대어 주로 욕을 하거나 비방할 때 사용하는 동물에 비하면, 고양이는 그래도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친근하게 여기고 고급스러우며 섹시하기까지 하다.
미인들도 대개는 고양이상 얼굴이 많아서, 큰 눈, 살짝 올라간 눈매, 작은 얼굴, 새초롬한 표정, 범접하기 어려운 아우라, 유연한 몸매, 섹시한 목소리(냐~옹, 코맹맹이 소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애정을 구걸하지 않을 것 같은 도도함까지...
아, 그러고 보니, 이제 알겠다. 내가 고양이를 싫어하는 이유를....
나는 고양이의 이런 매력을 단 한개도(아니, 한 조각도) 가지지 못한 거였다.

너의 존재 자체를 싫어한게 아니라, (강아지 상을 가진) 나의 질투였구나.
나는 고양이인 너와 소통하지 못하니, 대신 미안함을 네 주인장인, 내 친구에게 전할 게.
< 친구에게 선물한 미소짓는 고양이 퀼트 동전지갑-앞면 >
< 뒷면- 꽤 섹시한 뒤태다^^ >
어때, 마음에 들어? 네가 나에게 한번도 미소를 보내주진 않았지만 '미소짓는 고양이' 캐릭터야.
'장화신은 고양이' 보다 섹쉬하지?
이제 우리 화해 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