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을 통해 배운 '지속적아 애정'
처음엔 그저 새로운 경험이길 바랐다
처음 도마뱀을 들일 때는 그저 아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경험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물이라고 해도 도마뱀은 너무 낯설었다. 말이 없고, 표정이 잘 읽히지 않으며, 온기를 드러내지도 않는다.
‘과연 정이 들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나는 그 작은 생명체에게 매일 조금씩 마음을 쓰게 되었다.
매일 바라보는 일상 속에 감정이 자란다
사육장 앞에 앉는 시간이 어느 순간부터는 내 하루의 루틴이 되었다.
크림이의 꼬리 각도가 다를 땐 걱정이 되고, 써니가 조명 아래에서 졸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긴다. 밤이가 밤중에 조용히 움직이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귀여움이다.
이 작은 존재들을 바라보며, 나는 매일 같은 듯 다른 하루를 기록해 간다.
말도 없고 요란하지도 않지만, 그 안에 분명히 감정이 있었다.
좋아한다는 감정의 깊이는 말보다 오래 바라보는 데 있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말을 감정적으로 표현하길 원한다.
하지만 도마뱀을 통해 나는 다른 방식의 감정을 배웠다.
좋아한다는 건, 꼭 표현하지 않아도, 매일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그 존재가 잘 지내고 있는지, 편안한지, 조용히 살피는 그 마음이야말로 가장 깊은 애정이라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조용한 사랑’
아이들도 어느새 자연스럽게 사육장 앞에 앉는다.
“오늘 크림이 하품했어”, “밤이가 갑자기 동굴에서 안나와”
말 한마디 없이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
아이들과 함께 이 조용한 생명체를 돌보며, 우리가 배운 것은 돌봄의 감정이 말이나 행동이 아닌
‘시간’에서 온다는 사실이었다.
도마뱀이 이끄는 가족의 조용한 연결
사육장 앞은 이제 우리 가족의 쉼표 같은 공간이다.
누구 하나 먼저 앉으라고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
말은 없지만, 마음은 나누고 있다.
도마뱀은 여전히 조용하지만, 우리가 함께 나누는 감정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그 존재를 오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
도마뱀이 내게 가르쳐 준 감정의 언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