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자라는 존재, 도마뱀 그리고 우리 가족의 시간

말 없는 친구들과 보내는 고요한 성장의 기록

by 네쎄파
육아와 닮은 반려동물과의 시간


아이들이 어릴 땐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아이도 나도 서로가 처음이었고, 그래서 더 많은 실수와 오해가 있었다. 울음의 이유를 몰라 마음 졸였고, 표현할 수 없던 감정을 대신 짐작해야 했다.

그때는 그저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도마뱀을 바라보면 그때와 닮은 점이 너무 많다.

우리 도마뱀 아이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도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매일 조금씩 관찰하며, 먹는 양이나 몸짓을 살피고, 따뜻한 빛 아래 졸고 있는 모습을 보며 안심한다.

말이 통하지 않기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더 많이 배워야만 한다. 어쩌면 이건, 아이를 키우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조용한 존재가 주는 큰 안정감


사람은 자라는 존재다. 그리고 늘 변한다.

아이들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성격도 감정도 하루하루 다르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알던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설 때도 있다.

그에 비해 우리 도마뱀들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자란다.

크림도, 써니도, 밤이도 우리 곁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금씩 자라고 있고, 매일을 함께하며 느껴지는 작은 익숙함들이 쌓여 간다.

성장을 강요하지 않아도 괜찮고, 가만히 있어주는 존재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

때때로 마음이 복잡한 날이면, 사육장 앞에 앉아 도마뱀이 졸고 있는 모습을 한참 들여다본다. 그 고요한 움직임과 따뜻한 조명이, 마음의 속도를 천천히 내려놓게 해 준다.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이따금 문득 생각이 든다.

이 작은 생명들을 더 일찍 만났더라면, 나의 육아도 조금은 덜 서툴렀을까?

말하지 않아도, 말 대신 눈빛과 기척으로 서로를 이해해야 했던 그 시간들을, 이 아이들이 알려주었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아이들은 다양한 감정을 겪고, 때로는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다.

반면 우리 도마뱀 아이들은 그저 그 자리에, 우리가 준비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조용히, 묵묵히 곁을 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