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음으로 정하는 성별

감성으로 정한 도마뱀 성별

by 네쎄파
이름은 있지만, 성별은 아직



우리 가족은 두 마리의 랜킨스드래곤과 한 마리의 벨벳 게코를 키운다.

처음 데려온 아이에게 아이들이 지어준 이름은 '써니'.

밝은 피부색과 유쾌한 움직임이 이름과 잘 어울렸다.

그다음으로는 ‘크림’,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밤’.

이렇게 uv관련 이름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이 아이들의 성별을 모른다.

어릴 때 데려왔기 때문이다. 랜킨스 드래곤의 경우 생후 1~2년이 지나야 성별 확인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누군가는 “성별도 모르는데 이름을 벌써 지었어?” 하고 웃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면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느낌으로 정했어. 아이들이 그냥 이 아이는 ‘얘’ 같대.”

그저 존재 자체로 이름을 붙여주는 마음이 어쩌면 가장 순수하지 않을까.


"알 낳으면 얘기 좀 해줘요"라는 말 앞에서



가끔 파충류에 관심이 있는 주변 사람들이 묻는다.
“혹시 나중에 알 낳으면 분양해요? 꼭 얘기해 주세요!”
그럴 때마다 우리는 살짝 당황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브리딩(번식)에는 관심이 없다.
전문가들이 신중히 준비해서 하는 일이지, 단순히 ‘알을 낳는다’는 이유만으로 시작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개나 고양이를 데려올 때도,
“새끼를 봐야지”라는 목적을 가지고 데려오진 않는다.
함께 살아갈 존재로,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는 존재로 데려오는 것이 전부다.
우리에게 도마뱀도 마찬가지다.
그저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평화롭게 우리 가족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전부다.


파충류는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 일 수 있을까?



아마도 파충류라는 단어 앞에는

‘희귀’, ‘전시’ 같은 이미지가 여전히 따라붙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게 느낀다.

우리 가족에게 도마뱀은 조용하지만 확실한 교감의 친구다.

아이들이 사육장을 들여다보며 “오늘은 써니가 좀 졸려 보인다”,

“크림이가 먹이를 잘 안 먹는 것 같아” 같은 말을 할 때면,

그건 분명 돌봄이자 교감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명에 대한 존중과 감정의 다양성을 배우고 있다.


또 다른 힐링의 가능성


반려동물 시장이 개와 고양이에 집중되어 있는 지금,
파충류와 같은 동물이 ‘힐링’이나 ‘교감’과 연결되기까지는
아직 시간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려 파충류도 “함께 사는 친구”로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 시작은, 누군가의 질문에
“응, 도마뱀 키워. 너무 귀엽고 위로돼.”
라고 대답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에서 비롯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