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하나가 더 생겼다

by MJ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누구나 될 수 있다고 하면 그럴 수도 있다.
사용자 등록 몇 번에, 심사 몇 줄이면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는 시스템.
하지만 '작가'라는 단어 앞에서 나는 조금 멈칫했다.

익숙하지 않다.
글을 써온 사람도 아니고, 문장을 갈고닦아온 사람도 아니다.
표현은 늘 부족했고, 느낀 건 많아도 말로 옮기기 어려웠다.
그런데 작가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함 하나가 더 생긴 것 같은 기분은 좋았다.
회사명도 아니고, 직책도 아니고, 어떤 거창한 자격증도 아니지만
‘작가’라는 명칭이 내 이름 옆에 붙은 순간, 어깨가 약간 펴졌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사람은 이름 앞에 붙는 단어에 따라 자세가 달라진다는 걸.
‘작가’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있었다.
그리고 그 무게는, 내게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왔다.

기록을 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정리하고, 다져가고,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늘 작심삼일이었다.
계획은 했지만 실행하지 않았고, 마음은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했다.
‘전) 공대생’라는 정체성 뒤에 숨기도 했다.
결과만 중요했던 세계 속에 익숙해진 나로선
느낌이나 마음을 꺼내놓는 일이 낯설었다.

하지만 해보려고 한다.
조심스럽게, 조금씩, 천천히.
화려한 문장이 아니어도 좋다.
정제된 표현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내 일상의 조각들, 생각의 잔상들, 느낀 것들을
말로, 글로, 기록해보려 한다.

처음엔 나를 위해,
그러다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다면, 그 또한 좋겠다.

브런치라는 공간이
그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