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아우성

삶과 죽음 사이, 오늘을 산다는 것

by MJ

오늘, 위독한 할머니의 마지막 면회를 다녀왔다.

노화로 장기는 점점 기능을 잃고 계셨고, 의료진은 "의식은 있으시다"라고 했다.

그 말이 더 마음을 무겁게 했다.

치료나 주사를 맞으면 고통을 그대로 느끼신다니, 그게 얼마나 힘드실까.

그렇다고 고통을 덜어드리는 처치를 하면 몸이 버티지 못한다는 이야기.

그 애매한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


나는 계속 같은 생각을 했다.

‘빨리 할머니가 안 아팠으면 좋겠다. 고통이 없으셨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 곁을 떠나면 다시는 못 뵙겠지만,

당사자가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클까를 생각하면 그저 마음이 아프다.


중환자실은 고요했다.

환자들은 의식이 없었지만, 모두가 생사를 다투고 있을 것이다.

정말 소리 없는 아우성 같았다.


그 자리에 서니 삶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늘 목표나 목적이 없으면 “나는 지금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하고 묻곤 했는데,

오늘은 단순히 하루를 무사히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걸 느꼈다.

오늘 아프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

그게 얼마나 큰 감사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할머니를 보며 생각했다.

‘그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살고 싶으실까?

아니면 편안히 쉬고 싶으실까?’

그리고 다짐했다.

잘 죽으려면, 결국 잘 살아야 하고,

잘 살려면 평소에 건강부터 잘 챙겨야 한다는 걸.


몇십 년 만에 얼굴을 보는 친척들도 있었다.

서먹했지만, 그래도 가족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위로가 되고 안심이 되었다.


오늘의 면회는 무겁고 아팠지만,

그 순간조차 내게 작은 깨달음을 주었다.

삶은 결국 ‘오늘’의 연속이라는 것.

내가 지금 숨 쉬고, 웃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루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

그걸로 충분히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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