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1시간의 기적, 1:1 대화의 힘
다다음 날 오전, 사무실 복도는 여전히 마 팀장의 날 선 훈수로 소란스러웠다. 마 팀장은 커피 머신 앞에 팀원들을 세워두고 일장연설을 늘어놓고 있었다.
“야, 내가 어제 말한 거 다 반영했어? 내 입 아프게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리더가 말하면 그냥 듣고 행동으로 옮기란 말이야. 너희랑 노가리 까는 게 소통인 줄 알아? 그건 시간 낭비야!”.
마 팀장에게 소통이란 곧 ‘훈계’였고, 대화란 ‘내 생각을 주입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팀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대신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팀원들의 표정은 영혼 없이 굳어 있었고, 그들의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민후는 그 광경을 뒤로하고 예인 씨에게 다가갔다.
“예인 씨, 오늘 오후에 1시간 정도 근처 카페에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업무 보고 말고, 그냥 예인 씨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요.”.
예인 씨는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카페에 마주 앉은 민후는 가장 먼저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아래로 향하게 엎어 두었다.
그리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밀어주며 입을 뗐다.
“예인 씨, 오늘은 제가 말하는 시간이 아니라 듣는 시간입니다. 우리 팀에서 일하면서 가장 즐거울 때가 언제인지, 혹은 저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지 편하게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가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듣겠습니다.”.
처음 10분 동안 예인 씨는 눈치를 보며 짧은 대답만 내놓았다. 하지만 민후가 정말로 입을 닫고, 예인 씨의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의 빗장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사실… 팀장님이 지난번에 ‘실패해도 좋다’고 말씀하셨을 때 정말 놀랐어요. 마 팀장님네 팀원들이 깨지는 걸 보면서 늘 불안했거든요. 그런데 팀장님이 제 실수를 ‘도전의 증거’라고 불러주셨을 때, 처음으로 이 팀에서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예인 씨의 이야기는 한시간 동안 이어졌다. 그녀가 어떤 커리어를 꿈꾸는지, 무엇에 상처받고 무엇에 열광하는지. 민후는 단 한 번도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한시간의 대화가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예인 씨의 발걸음은 눈에 띄게 가벼워져 있었다.
퇴근 후, 거실에서 기지개를 켜던 미로가 민후를 반겼다.
“강 팀장, 오늘 ‘원온원(1:1)’ 꽤 성공적이었나 본데? 얼굴에 ‘나 오늘 착한 일 했음’이라고 쓰여 있어.”.
“미로야, 사실 한시간 동안 듣기만 하는 게 지시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더라. 입이 근질근질해서 죽는 줄 알았어.”.
“그게 바로 경청의 근육이 없어서 그래. 마 팀장 같은 리더는 자기 목소리에 취해서 팀원의 목소리를 질식시키지. 하지만 강팀장은 오늘 예인 씨에게 ‘존재감’이라는 선물을 준 거야. 리더의 입은 하나고 귀는 두 개인 이유가 다 있다니까?”.
미로는 민후의 무릎 위로 뛰어올라 속삭였다.
“1:1 대화는 리더가 팀원의 인생에 주파수를 맞추는 시간이야. 강팀장이 오늘 엎어둔 스마트폰처럼, 잠시 세상을 끄고 한 사람에게만 온전히 집중할 때 팀원은 비로소 ‘안전하다’고 느껴. 그 안전함이 바로 신뢰와 변화의 시작이지.”.
민후는 수첩에 적었다. ‘리더의 경청은 팀원의 잠재력을 흔들어 깨우는 가장 부드러운 손길이다.’. 마 팀장의 고함은 복도에 흩어졌지만, 민후의 경청은 예인 씨의 가슴에 남았다. 이제 두 사람 사이에는 단순한 상사와 부하를 넘어선, 깊은 신뢰의 궤도가 형성되고 있었다.
� 미로의 한마디: "리더의 입은 하나고 귀는 두 개인 이유가 있어. 제발 말 좀 줄이고, 그들의 가슴 속 이야기에 주파수를 맞춰봐. 1시간의 진심 어린 경청은 100장의 지시서보다 훨씬 강력하게 사람을 움직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