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성장의 복지, 그리고 진짜 DIET
월요일 아침, 사무실 복도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옆 팀 마 팀장의 자리에는 평소보다 더 큰 고함이 터져 나왔고, 인사팀 직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마 팀장과 면담을 나누고 있었다.
“야! 네가 사표를 써? 지금 정신없는 거 안보여. 그리고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워놨는데, 이제 와서 참을성이 없어서 도망을 가?”.
마 팀장의 팀에서 가장 유능했던 대리가 결국 사직서를 던진 것이었다.
마 팀장은 분에 못 이겨 씩씩거리며 민후의 책상으로 다가왔다.
“강 팀장, 자네도 조심해. 요즘 MZ들은 말이야, 헝그리 정신이 없어. 조금만 힘들면 바로 사표야. 내가 원형탈모 생기도록 지들을 가르쳤는데, 고마운 줄을 모른다니까? 인사부 놈들도 문제야. 나한테 와서 조직 문화가 어쩌고 저쩌고… 참나”.
마 팀장은 여전히 모든 문제를 ‘요즘 애들의 인내심’ 탓으로 돌리고 있었지만, 민후의 눈에는 다른 것이 보였다.
마 팀장의 팀은 비효율적인 야근, 성과 가로채기, 불투명한 의사결정이라는 ‘불량 지방’이 가득 찬 비만 조직이었던 것이다.
그날 밤, 민후는 거실에서 미로의 털을 빗겨주며 물었다.
“미로야, 마 팀장네 팀원들이 줄줄이 나가는 걸 보니 남 일 같지가 않아. 결국 돈보다 중요한 뭔가가 조직에 필요한 걸까?”.
미로는 느긋하게 눈을 감으며 대답했다.
“강 팀장, 조직도 다이어트(DIET)가 필요해. 살을 빼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지방 같은 관행을 들어내고 건강한 근육을 만드는 다이어트 말이야. 다양성(D)을 인정하는 걸 넘어, 그들을 진짜 주인공으로 만드는 포용성(I)이 핵심이야”.
다음 날, 민후는 팀원들을 모아놓고 화이트보드에 큼지막하게 'DIET'라고 적었다.
“여러분, 우리 팀의 불필요한 지방을 들어내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우리 팀에 다양한 사람들을 모으는 것(Diversity)이 중요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그냥 파티에 초대만 한 것이더군요. 진짜 중요한 건 여러분 모두가 이 팀이라는 파티에서 즐겁게 춤을 출 수 있게 제가 먼저 손을 내미는 포용성(Inclusion) 이었습니다.”.
민후는 예인 씨와 팀원들을 차례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앞으로 우리 팀은 성과와 보상을 공정하게(Equity) 나누고, 모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Transparency) 공유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번 분기 남은 예산은 전부 여러분의 자기계발을 위해 쓰겠습니다. 여러분이 배우고 싶은 AI 강의나 직무 도서를 신청하세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책중에 EBS에서 출간한 [이기적인 팀장 사용설명서]란 책이 있더라구요. 읽어보고 저를 마음껏 활용해 보세요. "
"제 생각입니다만, 어쩌면 교육은 여러분의 미래를 밝게 만든다는 차원에 회사가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복지일지도 모르겠네요.”. 말을 하면서 강팀장은 자신의 얼굴에 평온한 미소가 번짐을 느낄 수 있었다.
예인 씨의 눈이 반짝였다. 단순한 회식이나 간식보다, 자신의 미래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성장의 기회'와 '존중받는 소속감'을 리더가 먼저 제안했기 때문이다.
마 팀장의 팀원들이 무관심과 폭언 속에 시들어갈 때, 민후의 팀원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퇴근 후, 미로가 꼬리를 흔들며 민후를 반겼다.
“잘했어, 강 팀장. 이제 우리 팀은 ‘성장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곳이 됐네. 초대받은 손님이 아니라, 함께 춤추는 파트너로서 팀원들을 대하기 시작했으니 말이야. 불필요한 지방을 들어낸 자리에 이제 신뢰라는 근육이 붙을 거야.”.
민후는 수첩에 적었다.
‘조직의 건강은 화려한 복리후생이 아니라, 불합리한 지방을 들어내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리더는 단순히 파티를 여는 호스트가 아니라, 기꺼이 춤을 청하는 파트너여야 한다.’.
� 미로의 한마디: "초대만 하는 건 매너고, 춤을 청하는 건 사랑이야. 우리 팀원들이 무대 위에서 마음껏 스텝을 밟게 해줘. 불필요한 지방(비효율)을 들어내고 성장의 근육을 채우는 것, 그것이 진짜 DIET의 완성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