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을 발견하라
마케터에게 카피는 숙명과도 같다.
클릭과 판매를 위한 눈길을 끄는 배너용 카피, 브랜드 인스타그램용 짤막하고 친근한 문구, 혹은 보도자료와 같은 긴 글까지. 마케터와 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러나,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번뜩 떠오르면 좋겠지만 카피를 쓸 때마다 막막해지곤 하지 않는가? 나의 경우 실제로 이러한 방법으로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메인 카피라이팅을 맡게 되었을 뿐 아니라, 브랜드에 필요한 다양한 카피라이팅을 담당하고 있다. 그 방법은 무엇일까?
마케팅에서의 카피라이팅은 말을 그럴싸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본질은 타깃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다. 타깃이 직면한 문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타깃의 니즈를 이해하고, 이들이 왜 특정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다.
한국의 수면 음료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 코자아의 카피라이팅 전략을 주목해 볼 수 있다. 미국 등에서는 이미 수면 음료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이다. 불면증, 수면제 등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따라서, 수면을 돕는 원료나 함량 등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한 카피 위주의 기존 수면 음료 광고 틀에서 벗어나, 코자아는 '사랑하는 사람'이 잠 못 들 때 '선물'해주고 싶은 음료라는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카피를 풀어내며 수면 음료가 가진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와디즈 펀딩률 2만% 달성, 1년 반 만에 8억 매출을 돌파하며 한국의 수면 음료 시장을 개척해 가고 있다.
두 번째는,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학습 형태를 도입한 구몬학습의 광고를 예시로 들 수 있다. 광고는 스마트 기기, 패드는 놀이 수단이 되지 않을까 하는 학부모의 걱정을 전면으로 저격한다.
"보고 누르기만 하는 공부, 진짜 공부가 될까?"라는, 학부모들의 걱정을 드러내는 카피로 광고가 시작한다. 뒤이어 손으로 누르고, 만지고, 체험하는 아이의 모습과 함께 "시험지는 손으로 쓰는데, 왜 공부는 눈으로만 해?"라는 걱정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카피가 제시된다. 이후 스마트구몬N의 특성을 간단히 나열하며 광고가 마무리된다. 실제로 해당 광고는 "타깃의 마음을 명확히 읽었다. 솔루션까지 제시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는 광고 평론가의 호평을 받기도 했으며, 스마트구몬N을 만든 교원그룹의 최근 매출은 1조 원이 넘는다.
이처럼, 타깃의 문제를 중심으로 구조화한 카피는 단순한 광고문을 넘어서 타깃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된다. 말뿐인 카피가 아니라, 소비자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