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을 말해준다.”
문득, 홍게살을 열심히 발라 먹다가 생각한다. 홍게살을 먹은 내 몸은 곧 홍게가 되는 건가. 홍게 너머로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입안으로 밀려 들어온다. 홍게 너는 어느 바다를 건너서 왔니. 붉은빛을 도는 다리들이 열심히 헤엄쳐서 근육을 만들고 살을 만들었겠지. 홍게처럼 너는 열심히 살고 있니?
먹는 데 진심인 나에게 요리는 내게 있어 미지의 영역이다. 잘 알고 있는데 실천이 어렵다. 말로는 많이 들었지만 아직 가보지 않은 남극과도 같은 세계랄까.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요리의 지평도 넓어지지 않을까 싶어 최대한 맛있는 샤브샤브, 볶음밥, 돈가스, 김치찌개를 맛보러 나선다. 맛있는 한 끼를 잘 먹고 나오면 잘 대접받았다는 기분이 든다. 여기에는 음식의 맛뿐 아니라 서비스도 포함이다.
“국물이 끝내줘요.”
엄지를 날리며 문을 나선다.
파, 마늘, 당근, 양파. 재료를 다듬는 일은 손이 많이 간다. 그렇지만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고 알맹이를 손질하는 행위는 음식의 풍미를 내는 일에 있어 중요하다. 파의 경우 뿌리, 줄기 등 각각의 부위가 주는 맛도 다르다는 점도 요리를 하다 보면 점차 알게 된다.
글을 쓰는 일도 요리와 비슷하다. 글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알맹이만 남기는 일이 중요하다. 머리로는 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쳐내지 못하고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요리의 깊은 맛은 어디로 갔는가. 유튜브 레시피에 따라 그저 재료만 가지고 흉내만 낸다. 언제쯤 깊은 맛이 우러날까. 뭉근히 끓이고 뜸을 들여야 재료들이 잘 우러날 텐데. 걱정이 태산이다. 요리도 글도 진국이고 싶다. 맛집처럼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맛있는 글을 쓰고 싶다.
“세상에 쉬운 건 하나도 없어.”
요리도 글도 세상에 쉬운 건 하나도 없다. 그렇지만 정성이 담긴 요리는 누군가의 뱃속을 따뜻하게 한다. 진심이 담긴 글은 누군가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요리도 처음부터 잘하는 이는 없다. 자꾸 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거쳐 노하우가 생기게 되는 법. 끈기를 가지고 오늘도 묵묵하게 불 앞에 서는 일이 중요하다. 정성껏 재료를 다듬고 진심을 다하는 요리는 무엇보다 내가 먼저 알아봐 준다. 오늘도 정성으로 글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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