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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알 Ongal Mar 02. 2023

스타트업 팀원들과 협업을 위한 신뢰를 쌓는 방법

함께자라기 리뷰

팀원들과 협업을 위한 신뢰를 쌓는 방법


신뢰의 가치가 최근 경영학 등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요. 예를 들어 신뢰 자산이 높은 조직은 커뮤니케이션 효율이나 생산성이 높다는 등의 연구가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신뢰 자산이 높다는 것은 조직원들 간에 높은 수준의 신뢰가 기반되어 있는 걸 말하며, 그 신뢰가 줄거나 늘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신뢰를 쌓는 데에 널리 사용되는 한 가지 방법은 투명성공유, 인터렉션입니다. 자신이 한 작업물을 투명하게 서로 공유하고 그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인터렉션을 하는 것이죠. 조직에서의 신뢰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런 것을 소통 신뢰(Communication Trust)라고 합니다. 상대가 자신이 가진 생각을 나에게 솔직히 말해줄 거라는 신뢰죠.


그런데 정말 그렇게 공유하고 소통하면 신뢰가 쌓일까?



공유 조건별 신뢰도 변화 실험


다음의 상황을 한번 상상해 보시죠.

두 명의 디자이너가 각자 공익단체를 위한 광고를 디자인합니다. 주어진 시간(30분)동안 개별적인 디자인이 끝나면 두 사람은 한 방에 모여서 서로 디자인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나누며 인터랙션을 합니다(10분). 그러고 각자 돌아가서 자신의 최종 버전이 될 광고를 다시 새롭게 만듭니다. 이 최종 버전은 전문가 평가나 클릭률 등을 통해 실제 성과를 측정하게 됩니다.


1. 하나 공유(share one) : 각자 한개씩 디자인을 만들고 공유하는 경우

2. 최고 공유(share best) : 각자 디자인을 여러개 만들고 잘했다고 생각해서 하나를 공유하는 경우

3. 복수 공유(share multiple) : 각자 여러 개의 디자인을 만들고 그걸 모두 공유한 경우


결과 : 하나 공유최고 공유만 신뢰가 떨어졌고 복수공유만이 신뢰가 증가했습니다.


생각해보면 하나 공유나 최고 공유가 아마 우리가 흔히 하는 공유 방식일 겁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하고 나면 신뢰가 더 떨어집니다. 신뢰 면에서 보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것이죠.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하나 공유나 최고 공유의 경우 우리는 공유 자리에 기대감보다 불안감을 갖고 갈 겁니다. "상대가 이걸 보고 흉을 보면 어쩌지?" 그리고 그럴 경우 어떻게 방어적으로 대응해야 할지도 대략 생각해두겠죠. 그건 곧 나의 전문성에 대한 도전이 되는 겁니다. 나의 작품이 하나밖에 없으니 '작업물 = 나'가 되는 것이죠. 나름 방어를 해낸다고 해도 자기효능감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복수 공유는 그런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또 부정적 피드백을 수용하려는 마음도 더 많죠. 여러 개를 준비했으니 그중 하나를 두고 뭐라고 해도 나에 대한 공격은 아닌겁니다. 또 여러 개이니 상대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말하는 사람도 편하고("이건 이게 좋은데, 이건 이게 안 좋다"는 식으로), 듣는 사람도 좋다는 이야기랑 안 좋다는 이야기를 같이 들으니 마음이 좀 더 편합니다. 복수 공유는 (같은 시간을 투자했을 때) 신뢰도 높아지고 성과도 더 좋았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복수 개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이핑하고 공유했을 경우 팀의 결속이 강화되고 오너십을 느낀다는 연구는 이외에도 많습니다. 그냥 공유만 하게 한다고 신뢰가 저절로 쌓이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또 그렇다면 어떻게 공유하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해 볼 수 있겠죠.



여러분의 공유는 어떻습니까?
신뢰를 깎아먹는 공유를 하고 계신가요,
신뢰를 쌓아가는 공유를 하고 계신가요?




협업 방식을 바꾸고 신뢰를 주자


저희 프로젝트 팀은 4명의 인원이 협업을 하고 있어요. 메신저로만 소통한다면 어떤 일을 했고, 또 어떤 결과물을 쌓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노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죠. 공유를 위해서요. 하지만 오늘 책을 읽어보니 정말 신뢰를 깎아먹는 공유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단순히 각자 생각하는 일들을 노션에 적기만 했고 노션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보니 상호간의 인터랙션이 활발하지 않았거든요. 자신이 하는 일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인터랙션을 유도하는 방식의 워크스페이스를 만들어야 되겠습니다. 협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일 팀원들과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회의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데이터를 모으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대답까지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의 뜻을 관철시키려고 하나의 결과물만 공유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보니 이 과정이 신뢰를 깎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소통 신뢰는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설득력 있는 이론이라고 생각해요. 최고의 선택을 하는 것 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이 훨씬 결정하기 쉽다는 것을 이미 모두 공감할테니까요. 그래서 복수 개의 아이디어 프로토타이핑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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