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말이 빨라지고 긴장감이 더해지면 온몸에 열이 퍼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한 방울, 살의 껍데기를 뚫고 삐져 나온다. 끈적하고 따뜻한 상태로 머리 꼭대기에서 주르륵 한 줄기 흘러 내린다. 그 한줄기를 닦아내고 나면 다른 곳에서 더 굵고 많은 놈들이 흘러 내린다. 아~ 야속하게도 그리 덥지도 않건만 난 또 땀에게 장악되어 버린다.
이 땀이란 놈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가진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경우에 또는 내가 피하고 싶은 순간에 더 많이 분비된다. 속상하다. 때로는 억울하다. 땀이 겨드랑이에서 다량 분비된느 싸이가 가끔은 부러울 때도 있다. 나의 주된 분비 장소는 정수리와 얼굴이다. 겨드랑이도, 손바닥도, 목덜미도 아닌 정수리와 얼굴은 너무 치명적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머리를 다듬는다. 짧은 커트머리지만 말리고 펴고 말고 할 건 다 한다. 부스스한 곱슬 머리를 감추기 위해 열심히 머리카락을 편다. 그리고 색조화장을 진하게 하지는 않지만 기초 화장에 팩트, 간단한 입술 연지와 기분 내키면 아이셰도까지 추가한다. 그러면 뭐하랴.. 1교시 수업을 마치고 난 후 나의 모습을 프링글스 머리와 얼룩덜룩한 얼굴로 변해 있기 일수다.
“선생님, 정말 수업 열정적으로 하세요, 감사해요”
아, 이건 진심일까? 아니면 나를 비웃는 말일까 의심이 될 때도 있다.
다른 부위에서도 땀이 흐르지 않는 건 아니지만 얼굴에 집중적으로 쏟아 붓는 이유로 나는 어디서도 내가 긴장했다는 사실을 감추기 어렵다. 나는 긴장을 해도 목소리가 떨리거나 표정이 굳지 않는 편이다. 쉽게 티가 나지 않는다. 딱 한 가지 땀... 나의 긴장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원망스런 나의 땀이여...
장마철이 되면 나의 땀샘을 진심 열일한다. 모든 얼굴의 모공을 다 열고 내 몸의 모든 수분을 다 뱉어 낸다. 난 물을 좋아하지 않아 잘 마시지 않음에도 어디서 나오는 건지 열심히 땀을 분출한다. 장마철은 외부의 습기로 몸이 끈적거리지만 더불의 내 몸의 습기로 짜증을 더한다. 그래서 나는 1년 중 장마철을 심하게 혐오한다. 수건으로 티슈로 연신 땀을 닦아도 감당해내기 어렵다. 그래서 장마철에는 내 얼굴에서 하얀 조각을 발견하는 날이 많아진다. 이놈은 다양하게 나는 민망한 상황으로 만든다. 얄미운 자식!!
그래도 나는 내일 아침 일직 일어나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할 것이다. 내일은 땀이 나에게 장난을 걸면 짜증내지 말고 기분 좋게 받아 줄까 한다.
“얌마, 우리 적당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