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어머니 2

소생

by 쥬디

컨디션이 안 좋아도 오늘의 일정이 있어 잔뜩 싸매고 약속 장소로 나갔다. 지인과 만나 대화하고 연찬하고 같이 일어나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는데 갑자기 목이 간질간질해 기침이 나오는데 정말 무섭도록 심한 기침이 쏟아졌다. 영상 볼때만 2배속이 있는게 아니라 기침도 그런거같다. 쉴틈주지 않고 목안에 상처가 날 정도의 기침이 나오고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눈앞이 뿌옇고 어지러워 앞에 있는 의자를 잡고 의지했다. 순간 집으로 다시 갈까 했는데 약속을 미룰 수가 없어 강행하기로 했다. 바이러스가 아주 세게 변이 된 건가 마치 감기 쓰나미 같다. 독한 약도 다 먹었다. 목안이 사막 모래에 물을 부으면 금새 햇빛에 증발하는거 처럼 금방 건조해진다. 할 일을 다 마치고 오는 길에 배즙을 열 개 사 왔다. 겉 포장지를 보니 예전에 친정에서 배농사 지을 때 매년 겨울마다 몇 박스씩 가져와 귀한지 모르고 먹던 기억이 났다. 기온은 얼굴이 얼얼할 정도로 찬데 눈이 안 오는 겨울이다.


어머니는 여전히 중환자실에 계시고 남편과 시동생과 아가씨와 아버님이 번갈아 하루 20분 면회를 하고 있다. 다행히 의식이 또렷하고 손도 잡고 이쪽에서 말하면 고개도 끄덕인다고 한다. 내일 주치의가 앞으로의 치료방향을 이야기할 거라고 했다. 부모가 건강한 게 자식 도와주는 거라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그 말이 무슨 의민지 알 거 같다. 어디를 가든 무언가를 하든 마음 한편이 무겁고 편하지 않다. 전화 자주 안 한다고 머라 하셨는데 지금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혼자 지내실 아버님도 얼마나 적적할지 짐작이 간다.

어머니가 병원에 계셔도 내 지독한 감기가 목을 공격해대도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한다. 어차피 새로운 상황은 모습을 달리해서 눈앞에 펼쳐지기에 너무 일희일우 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려 한다. 감기도 지나가고 어머니도 반드시 소생할 것을 확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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