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아?

누군가의 노력, 그 경계선 위에서

by 도이룬

유튜브 숏츠를 보고 있었는데, 알고리즘이 갑자기 이상한 영상을 하나 던져줬다. 처음엔 그냥 지나칠 뻔했는데, 배경음악이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였다. 듣다 보니 ‘Whiplash’였다. 에스파 노래. 근데 가사는 일본어고, 누가 봐도 에스파 곡이랑 너무 비슷했다.


처음엔 “그냥 똑같은데?” 했는데, 댓글을 보니까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다.

“양심 없나…”, “똑같다 진짜”, “이건 그냥 배낀 거 아냐?”

그런 반응이 많았다. 그냥 분위기가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멜로디며 박자며 거의 그대로였거든.

누가 들어도 따라 한 거라고 느낄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한동안 그 영상이 계속 떠서 몇 번 더 보게 됐는데, 어느 날은 누가 그 일본 아이돌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짧은 숏폼 영상을 만든 게 보였다. 장난처럼 춤을 따라 하거나, 그냥 리듬에 맞춰 표정 짓는 영상. 좀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어색해서 피식 웃게 되긴 했는데, 그때 살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엔 분명히 사람들이 “이건 아니지” 하고 화냈던 일인데, 그게 어느새 웃긴 걸로 넘어가고 있다는 느낌? 이게 맞나 싶었다.


그 노래가 유쾌해서가 아니라, 그 어설픈 카피 자체가 웃기다는 분위기였는데, 그래도 결국은 원곡을 따라 한 거잖아. 나는 그게 진짜 웃겨서 웃은 건지, 어색함에 웃은 건지 모르겠지만, 그 웃음 뒤에 뭔가 찝찝한 게 남았다.

“웃기면 다 괜찮은 건가?”

“내가 웃는 순간, 그걸 정당화하고 있는 건 아닐까?”

사람들이 무언가를 따라 한다는 건, 결국 그게 재미있든, 의미 있든, 그만큼 가볍게 느껴진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예전엔 누군가 뭔가를 베끼면 “그건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선을 긋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냥 웃긴데 뭐 어때” 하는 쪽으로 쉽게 넘어가는 것 같다.


물론 웃긴 건 웃긴 거고, 따라 하는 것도 놀이처럼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누군가의 창작물이었고, 노력의 결과였다는 걸 한 번쯤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걸 완전히 무시한 채로 그냥 ‘웃김’ 하나로 덮고 넘어가는 건, 솔직히 좀 아쉬운 일 같다.


나도 처음엔 그냥 보기만 했고, 나중엔 웃기도 했지만, 결국 그 뒤엔 계속 찝찝했다. 왜냐면 그게 단순히 노래가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누군가 만든 걸 가볍게 가져간 거였으니까.


그래서 나는 이걸 겪고 나서,

“웃을 수는 있지만, 잊지는 말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창작물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 우리가 얼마나 창작자들을 존중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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