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야기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야기 (1)
백수가 된지 이제 약 50일이 지났다. 마냥 편하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 고민이 많아진다. 유럽에 있을땐 미래에 대한 고민이 이 정도로 많지는 않았는데…
미래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뭔가 나에게도 여유란 놈은 생겼다. 하루의 시작이 약 2시간 정도 늦어졌고 뭔가 쫓기듯이 사는 습관도 점점 없어지는 중이다. 여행을 다녀오고 난 후 내 백수 라이프는 다음과 같다.
아침 8시쯤 일어나 유투브 ‘김현정의 뉴스쇼’ 를 켠다. ‘세상 돌아가는 건 봐야되지 않을까?’ 란 생각에 켜놓긴 하지만 한 정치인의 코인 소식 외에는 귀에 잘 들리는 건 없다. 코인 부자 부러움뿐이다.
백수가 되니 점심을 사준다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이제는 전 직장이 되버린 예전 동료들, 사회에서 알게된 지인들… 그들과의 만남 장소로, 아니 정확히는 만남 장소 주변의 ‘별다방’ 으로 향한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내 경력에 대한 이력서를 정리하면서 NBA 플레이오프에 눈과 귀를 기울인다.
오전의 시간은 이렇게 금방 지나가고 지인들과 점심식사를 마치면 그 때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집으로 가야하나(?) 아니면 다시 ‘별다방’에 가서 이것저것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할까(?) 결국 ‘별다방’에 남아 클래스101 강의를 듣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클래스101’ 에는 유익한 교육이 많다. 창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 라든지, 글쓰기, 와인, 동영상 제작 등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골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 시간은 금방 지나가고 러시아워 전에 빠르게 돌아가야 한다.
이제 저녁시간이다.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는 살기 위해 걷고 또 걷는다.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 예전에는 그래도 잘 뛰었던 것 같은데… 5분 뛰면 10분 넘게 걸어야 한다. 새로운 시작 전 에너지와 몸, 체력을 만드는 목표를 세웠는데 생각보다 살도 잘 안빠지고 몸도 잘 올라오지 않는다.
이렇게 하루가 간다.
브랜드 창업을 전개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이 있다. 그들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고 있어 글을 남겨 본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대학생 마케터’ 친구들을 관리하고 양성하는 업무를 진행했었다. 어쩌면 내가 회사를 그만두어야 겠다고 마음먹은 큰 동기부여 중 하나가 그들이었던 것 같다.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도전하는 그 열정이 부러웠다. 거기서 만난 친구들끼리 작은 스타트업 형태, 굿즈(?) 의류(?) 브랜드 런칭을 준비중이다.
브랜드 이름부터 재미있다. ‘Summer. Haters’ 란다 ^^; 다양한 펀딩 채널이 있지만 그들은 ‘텀블벅’ 을 통해 굿즈 출시를 알렸다. 본인들을 홍보하기 위해 instagram(@summer.haters) 계정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브랜드 컨셉에 맞게 여름을 피할 수 있는 방법(장소)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다. 또한 메인 아이템인 제품 디자인부터 촬영, 심지어 모델까지 스스로 해내고 있는 모습이 참 대견하다. 워낙 잘하는 브랜드들이 많아 성공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잘 되었으면 하는 기대는 있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그들은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다. 적어도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만 한 나보다는 훨씬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기 이후 너무 내맘대로 글을 썼나? 누가 꼭 보지 않더라도 이렇게 아무도 알고 싶지 않은 내 일상이나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가볍게 적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