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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펌 이야기 Jun 10. 2021

풍부한 실력과 깊은 진정성

첫 번째 인터뷰, 박상석 변호사

참신하지 못했던 질문에 참신한 답변,

첫 인터뷰를 마치고,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Q. 안녕하세요, 많은 변호사님들이 첫 인터뷰이로 박변호사님을 추천하셨어요. 에이스 변호사시고 이야기도 풍부하시다고요.

A. 놀리는 거에요.(웃음)


Q.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소개를 어떻게 해야 되나? 대구 대륜고를 졸업하고 경찰대학 23기로 졸업했습니다. 서울경찰청에서 10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3년 근무하고 2019년부터 마음 맞는 젊고 능력 있는 변호사님들과 함께 법무법인 태림을 설립하여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A. 없습니다.(웃음) 사실 법조인이 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경찰관만 생각하고 왔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폴리스’라는 드라마가 있었어요. 주인공인 이병헌이 경찰대학교를 졸업하고 경찰로서 사회악과 싸우는 내용이 감명 깊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자라서 경찰대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경찰대학만 보고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경찰대학교에 입학 후 졸업 했고요.(수석! 졸업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변호사를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승진을 하고 여유가 생기니까, 경찰은 승진하면 시간적 여유가 생겨요. 지방에 있는 선배들이 놀러 와서 로스쿨을 가자고 권하셨어요. 저는 선배들이 추천하는 책과 강의를 듣고 지원하라는 로스쿨에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그래서 로스쿨에 다니기 시작했고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경찰로 복직을 하려고 했어요.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계속 경찰 생활을 이어 갈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상황이 생기면서 우연한 기회에 로스쿨 졸업 전에 법무법인 태평양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Q. 너무 다 쉬우신거 아닌가요?(웃음)

A. 아, 사실 저는 태평양이라는 로펌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웃음) 추천에 의해 지원을 하게 됐고 합격해서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Q 변호사님 만의 강점 분야는 무엇인가요?

A. 저는 형사 중에서도 경찰 형사 사건이 강점입니다.


Q 자신의 강점 분야는 어떻게 구축하는 것이 좋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일단 강점 분야 구축을 위해서는 처음에 여러 가지 분야를 경험해보아야 합니다. 초반 변호사 생활 1~2년 동안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보고 그중에서 흥미와 관심이 있다 라는 분야가 특정되면 그때 전문적으로 파고 들어가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왜냐면 사람들은 자신의 적성을 정확히 몰라요. 요즘에는 분야를 선택하고 나서도 형사, 민사, 지재 등 큰 바운더리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형사면 그 안에서 더 세부적인 분야를 특정해서 그 분야를 파고드는 게 본인의 강점 분야를 만드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지금까지 처리한 업무 건수는 어떻게 되나요?

A. 엄청 많아서 기억을 다 할 수 없습니다. 기억을 다 하면 대단한 거예요. 법무법인 태평양 형사팀에서 제가 사건이 제일 많았고 여기서도 사건이 아주 많습니다.


Q. 에이스 맞으신데요?

A. 사건만 많아요.(웃음) 사건이 많아서 셀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Q 특히 기억에 남는 사건&의뢰인이 있으신가요?

A. 많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3건의 사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 사건은, 저의 경찰서 첫 부임지인 동대문 경찰서와 관련 있습니다. 그때 사회적 분위기로 ‘성과의 전쟁’이 있었는데요, 동대문 사창가라든지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는 업무가 있었습니다. 제가 첫 부임지로 성매매나 오락실을 단속하는 단속팀 팀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과 밤낮, 주말 없이 근무를 하며 많이 친해졌습니다. 변호사가 되고 태평양에 있을 때 그때 같이 일했던 직원이 뇌물 사건으로 입건이 되었습니다. 저와 정말 친하게 지냈던 동료였어요. 그 동료가 선임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을 때 고민이 아주 많았습니다. 마음의 부담이 너무 큰 거죠. 그 동료가 얼마나 성실하고 착한 직원인지 알고 있는데 그 사건을 맡았다가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이 사람의 인생을 내가 망치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결국은 그 분야에 대해 제가 잘 알기 때문에 진행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건은 2년 넘게 진행되었고, 그동안 소화불량이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가 되게 심했어요. 결국은 증인 심문 등 2년 동안 법정에서 싸운 결과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그때 서로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첫 부임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변호사로서 좋은 결과를 냈다는 사실이 상당히 큰 감격과 보람 있었습니다. 형사 사건에 대한 무게를 절실히 느낄 수 있던 계기도 되었습니다.


두 번째 사건은 재밌는 사건인데요. 의뢰인이 사기를 당한 거예요. 이름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르는 버스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남성에게 수 억 원을 준 것이었어요. 심지어 그것도 그 의뢰인이 집을 팔아서 건넨 돈이었습니다. 그래서 의뢰인의 의사인 딸이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사건을 의뢰한 경우였어요. 하지만 이름도 주거지도 아무 정보도 없었으며 유일하게 남아 있는 정보는 그 남자가 자신의 어머니 병간호를 한다며 보낸 병실 일부를 찍은 사진 하나였습니다. 근데 따님이 의사잖아요. 그래서 그 병실 사진을 동료들에게 보내고 어느 병원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저녁 의뢰인과 함께 그 병원으로 갔습니다. 가서 병실에서 그 남성이 있던 자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경찰 시절의 경험으로 사진의 창문에 비친 네온 사인의 각도를 발견하고 그와 맞는 각도의 층을 찾아 병실 하나씩 모두 다 뒤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찾았습니다. 그 병실에 그 남성의 부인이 입원해 있었는데 그 남성은 부인이 입원해 있는 병실을 어머니 병실이라고 속이고 사진을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사기를 쳐서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 남성은 10년 동안 수배가 내린 상태였어요. 결국 그 남성을 잡아 체포, 구속하였습니다. 이런 사건들은 제가 경찰 시절의 감각이나 그때 느꼈던 범인을 잡을 때의 희열, 이런 것들을 일어나게 합니다. 만약 일반 변호사 같은 경우엔 자신이 직접 병원으로 가서 그 남성을 찾아야겠다 생각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근데 저는 사진을 보자마자 저녁에 바로 의뢰인과 병원으로 가서 세 시간을 뒤져 찾았습니다.(웃음)


최근에는 가수 배다해 씨의 사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왜냐면 스토킹으로 너무 힘들어하셨던 의뢰인이지만 주변의 변호사들은 모두 이 사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만 주셨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진행해도 벌금이며 오히려 그 스토커를 자극하게 된다는 의견을 받아 오랫동안 참아왔던 거예요. 마지막으로 너무 힘들었던 의뢰인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의뢰인에게 수백 번, 수천 번이고 그 사람이 구속될 때까지 고소를 무료로 진행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아무 조치를 안 하니 계속 스토킹하는 것이며, 한 번 두 번 쌓이다 보면 스토커는 언젠가는 구속되니 지금이라도 꼭 진행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어요. 이러한 스토킹 사건은 의뢰인의 잘못이 절대 아니며 스토킹을 하는 당사자가 잘못한 거라고, 의뢰인이 숨을 필요 없이 당당하게 법적 조치를 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고소가 처음으로 진행되었으며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스토킹 범죄에 대한 인식이 강하지 않을 때여서, 수사기관은 이런 사건을 크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설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정말 힘든 일이며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고 수사관을 설득한 끝에 이례적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후에 구속되어 실형까지 받았습니다. 그 인연으로 배다해씨는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의 결혼식에 축가까지 해주셨답니다.


Q 법조인으로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제가 볼 때는 명민함, 냉철함, 사건을 바라보는 통찰력, 이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법조인으로서 제일 중요한 건 ‘사건에 대한 관심’입니다.(단호) 내가 이 사건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사건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결과가 좋을 수 없습니다. 사건에 대한 관심, 법조인에게 필요한 제일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비슷한 질문이지만 좋은 변호사란 어떤 변호사라고 생각 하시나요?

A. 내 일같이 해 주는 변호사입니다. 내 사건, 내 가족 사건같이 진행해 주는 변호사입니다.


Q 의뢰인과의 만남에서 원칙이 있으신가요?

A. 저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희망고문을 절대 하지 말자입니다. 근래 변호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사건 결과를 무조건 장담하는 경우가 많이있습니다. 그렇게 일단 수임하고 안되면 어쩔 수 없었다며 발뺌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안되면 안 된다고 정확하게 말씀드립니다. 만일 가능성이 있다면 이 사건은 대략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 있다고 최대한 정확하게 설명을 드립니다. 거기에 따라 의뢰인이 사건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합니다. 그래서 의뢰인에게 자주 말씀드리는 말이 무조건 다 된다는 변호사는 한번 의심해 보라고 말씀드립니다. 수사라는 건 살아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로 튈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시작 단계에서는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Q 혹시 변호사로서 직업병이 있으신가요?

A. 경찰 때부터 직업병인데요. 항상 사회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학교폭력, 묻지마 폭력 등 가족들이 당하게 되지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일반 사람들은 자주 접하지 않은 일들이 변호사에겐 노출 빈도가 많아 항상 걱정이 많습니다.


Q. 매우 바쁘신 거 같은데 시간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A. 시간 관리는 별도로 하지는 않습니다. 닥치는 대로 합니다. 기본 시간 관리는 아침에 일찍 시작하고 저녁에 늦게 마무리합니다.(웃음)


Q. 운동은 따로 안하시나요?

A. 숨쉬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Q 변호사로서 업무 철학과 신념이 있으시다면?

A. 크게 신념, 철학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형사사건을 많이 맡다 보니 한 사람 인생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합니다. 특히 경찰관 사건 같은 경우, 안되면 이 사람의 향후 생계를 책임져야 된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Q. 변호사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A. 변호사 외에 제2, 제3의 꿈은 없습니다. 저는 변호사 직업이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 경찰할 때는 경찰이 적성에 너무 맞는다고 생각 했거든요. 근데 변호사를 하니 변호사가 더 적성에 맞는 것 같습니다. 변호사로서 제 생애를 마치는 게 제 꿈입니다.


Q. 법무법인 태림의 성격이라고 하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저희가 태림을 만들 때부터 표방했던 부분은 젊고 능력 있는 변호사가 다소 합리적인 금액으로 대형 로펌 수준의 고퀼리티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저희의 캐치프레이즈입니다.


Q 앞으로 법무법인 태림의 길은?

A. 제가 생각하는 것은 마음 편하게 출근할 수 있는 태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파트너 변호사님들뿐만 아니라 어쏘 변호사님들, 직원분들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여기 계신 분들이 정년이 되고 퇴직할 때까지 다 함께 했으면 합니다. 왜냐면 변호사 업계는 만남과 헤어짐이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과연 여기서 오래 변호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남아 있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들도 많이 생깁니다. 걱정을 덜어 드리고자 특히 어쏘 변호사님들께 태림 안에서 어떻게 미래를 가꾸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고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합니다. 여기서 성장해서 함께 파트너 변호사로서 계속해서 태림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드리고자 합니다. 요약하자면 구성원들이 태림 안에서 성장하고 끝까지 함께 하는 것이 제가 바라는 태림의 길입니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건강하고 오래오래 변호사로 열심히 살자! 라는 다짐입니다.(웃음)


여기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상석 변호사 소개


-변호사시험 합격

-경찰청 총무과 근무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근무(팀장)

-서울동대문서 성매매 등 특별단속팀, 용신지구대 팀장

-서울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근무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강남경찰서 수사과 자문 변호사

-서울수서경찰서, 종암경찰서 경미범죄심사위원


주요 업무

-K그룹의 대통령에 대한 제3자뇌물공여 등 국정농단 사건 수사 대응

-일본 K그룹 이라크 유전개발 투자 관련 사기 피해 사건 고소 대리

-L그룹 베트남 부동산 투자 관련 특경법위반(배임) 등 사건 수사 대응

-K 상장법인 자본시장법위반(시세조종) 및 특경법위반(횡령) 등 사건 수사 대응

-다수의 성범죄 및 보이스피싱 사기방조 사건 무혐의 처분

-사이버스토킹 사건 구속기소 및 실형 선고(뮤지컬배우 배다해 대리)

-음주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에 대해 무혐의 처분

-마약 매수  투약혐의 피의자 무혐의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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