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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팬더 Nov 18. 2021

SK스퀘어는 과연
SK와 합병을 할 것인가?

- '23년 기준으로는 판단 보류 상태

※ 본 글은 구체적인 회사, 종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 언급되는 글은 절대 구체적인 투자 권유가 아니며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을 작성한 이후 많은 대상 회사들에 많은 변동이 있었습니다. '23년 현재 이 글의 결론은 판단 보류 상태입니다. 반드시 못할 이유는 없지만, 굳이 해야 할 상황도 아니게 되었고_현재 '23년 3월 전 SK의 자기주식 관리 방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판단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가오는 11월 29일, 지난 6월부터 시작되었던 SK텔레콤의 인적분할 절차가 완료됩니다. SK텔레콤이 SK텔레콤(존속법인)과 SK스퀘어(신설법인) 2 회사로 나누어지게 되고 기존의 SK텔레콤 주주는 분할 비율에 따라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주식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SK텔레콤의 주주라면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이슈겠지만 더 나아가 SK그룹 전체적인 기준에서도 주목할 부분이 많은 변화이기 때문에 이번의 분할을 계기로 한번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여 이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 기존 지배구조 및 SK그룹의 고민 



SK텔레콤의 분할 전의 지배구조입니다. 필요한 부분만 대충 그린 것인데, 여기서 쓰는 용어는 주식 투자나 기업의 지배구조를 공부하실 때 잘 알아두면 좋습니다.


①의 SK(주)를 SK그룹의 모회사 (엄마 회사란 말이죠), 지주회사라고 합니다.

②의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을 SK(주)의 자회사라고 합니다. (아들 회사란 말이죠)

③의 SK하이닉스 등을 SK(주)의 손자회사라고 합니다.

④의 회사를 SK(주)의 증손회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법규상 SK(주)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현재 SK그룹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회사가 SK하이닉스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SK하이닉스가 다양한 회사를 만들거나 M&A를 하면서 회사를 확장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기업 조직 구조를 관할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이하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회사 (SK(주))의 손자회사인 ③ 영역에 있는 회사들은 ④ 영역에 있는 국내 계열회사를 가지기 위해서는 그 회사의 지분을 100% 취득해야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공정거래법 제8조의 2 ④항)


그렇기 때문에 SK하이닉스가 국내의 다른 회사들의 주식을 보유하기에 굉장히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100%를 소유하는 것은 꽤나 비효율적인 추가 자금이 들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위 조건 때문에 계열회사 (계열회사는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최대 주주여야 합니다)가 아닌 상태로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출자를 하게 되면 그 회사를 마음대로 운영하기가 어렵지요. 



2. SK텔레콤의 분할이 주는 힌트


그리고 올해 6월부터 SK텔레콤의 인적 분할 절차가 진행되었습니다. 11월 말 재상장을 하게 되면 위와 같은 구조가 됩니다. 


- SK스퀘어(신설법인)는 SK하이닉스, 11번가, ADT캡스, 원스토어 등의 지분을 보유한 자산 Co. 가 됩니다. 

- 기존 SK텔레콤(존속법인)은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등 통신 관련 사업을 전문으로 운용하는 사업 Co.로 남게 됩니다. 


SK텔레콤은 모두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No.1 통신사입니다. 통신 사업은 국가의 안보, 공공의 이익 등과 연관된 사업이기 때문에 다른 사업자들이 쉽게 진입하기도 힘들고, 안정적인 수익이 확보되는 사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신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이익이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으로 꾸준한 배당을 주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즉 SK텔레콤이 기존에 SK하이닉스, 11번가, 원스토어 등 실적의 변동성이 큰 자회사들을 가지고 있는 것은 꽤나 모순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SK텔레콤의 주주들을 생각하면 성장형 자회사에 큰 투자를 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지요. 


그렇기 때문에 SK텔레콤이 성장형 자회사들을 별도의 회사로 분할함으로써 이러한 모순을 해소하고자 한 것이겠지요. SK텔레콤은 계속 안정적인 성장과 주주 환원을, SK스퀘어 산하의 자회사들은 조금 더 원활한 투자와 성장을 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SK스퀘어가 SK(주)와 합병을 할 것인가? (물론 당장은 아니지만)



물론 SK텔레콤은 분할을 하면서 SK스퀘어가 SK(주)와 합병을 하는 것을 부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계속 생각을 해 봐도 굳이 SK스퀘어를 독립된 법인으로 둘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SK스퀘어는 자체 사업이 없는 회사입니다. 즉 SK하이닉스 등 다양한 자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그에 필요한 회계, 재무, 전략 등 소수의 Step 직원들만 속해 있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SK(주)의 입장에서 SK스퀘어를 독립된 법인으로 둘 이유가 굳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가 주주에게 배당을 해 줄 경우 그 배당은 SK스퀘어가 받게 됩니다. 또한 SK하이닉스 등 주요 자회사가 성장하게 돼도 그 과실은 직접 주주인 SK스퀘어가 받게 되지 SK(주)는 한 다리 걸쳐서 받게 됩니다. 만약 SK스퀘어가 가지고 있는 비상장회사를 상장시키고 초과 지분을 시장에 일부 팔더라도 그 수혜는 SK스퀘어가 받게 되지요. 


즉 위와 같이 계열사의 지배 구조가 층층으로 이어질수록 SK(주) (그리고 그 SK(주)의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최태원 회장 등 Owner 일가)에게는 그렇게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SK스퀘어가 SK(주)와 합병을 하게 된다면 중간 단계를 거침으로서 발생하는 각종 비효율적인 낭비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의 서두에서 설명했듯이 SK하이닉스 등이 SK(주)의 손자회사가 아닌 자회사로 들어오게 되면서 공정거래법에 따른 국내 계열회사 투자의 제한도 벗어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4. 아직까지 공식화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SK텔레콤이 공식적으로 SK스퀘어와 SK(주)의 합병은 부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장 SK(주)는 SK머티리얼즈와 합병 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다른 합병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상장회사 간의 합병의 경우 통상 주주총회 등을 거치는 점을 고려할 때 3~4개월은 소요되는 절차라는 점에서 만약 한다고 하더라도 2022년 중~하반기는 되어야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을까 합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오래 위와 같은 층층 구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겠지요. 


하지만 SK(주)가 올해 파이낸셜 스토리에서 공개한 야심 찬 계획의 target은 2025년까지 시총 14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시총이 20조 원이 되지 않으니 4년간 7배가 상승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자체 사업이 없는 지주회사인 SK(주)가 위와 같은 시총 상승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SK의 상장 자회사들이 SK(주)에 배당이나 브랜드 사용료를 몇 배로 늘려서 주기도 어렵겠지요.


결국 SK그룹이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언적인 의미가 아니라면) SK(주)에 SK그룹의 성장성이 좋은 자회사들을 합병하거나 유망한 비상장 계열사를 다수 배치하여 그 유망한 비상장 계열사를 투자하고 싶다면 SK(주)를 살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아닐까 하네요. 


이런 Governance Issue는 꽤나 복잡합니다. 그 목표와 정확한 그림은 해당 그룹 내의 극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겠지요. 외부에서는 몇 가지 힌트를 가지고 엉성한 옷을 만드는 것처럼 이것저것 조각을 맞춰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그렇게 효율적인 공부 방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잘 익혀둔다면 가끔 오는 기회에 생각하지 못했던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ISSUE에 사람들이 큰 관심이 없을 때 한 번쯤 주목해 볼 가치는 있다는 것이죠. 


과연 2025년 SK그룹은 목표를 이뤄낼까요? 아니면 그저 공허한 공염불에 그칠까요. 

아주 멀지도, 그렇게 가깝지도 않은 4년 후 지금의 공부가 어떤 결과로 나오게 될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려 보겠습니다. 


그럼 이번 글은 여기까지 적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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