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오늘도 한 번뿐인 전시회를 엽니다
지구에는 계절마다 전시회가 열립니다. 단 한 번도 같은 그림을 내건 적 없는 전시회입니다.
시간이 붓이 되어 빛과 온도를 섞고, 바람은 물감을 말리듯 천천히 지나갑니다.
꽃 그리고 물들여
지구엔
계절마다 전시회가 열린다
단 한 번도
같은 그림을 내건 적 없다
시간이 붓이 되어
빛과 온도를 섞고
지구라는 캔버스를 채색한다
누군가는
그 앞에 멈춰 선다
입을 다물고 감탄을 삼킨다
아!
지구라는 캔버스 위에 봄은 연둣빛을 얹고, 여름은 짙은 초록을 겹쳐 칠합니다. 가을은 붉은 숨을 불어넣고, 겨울은 고요한 여백을 남깁니다. 어제와 같은 하늘은 없고 작년과 같은 꽃도 없습니다. 모두 한 번뿐인 장면입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바쁘다는 이유로 자주 지나칩니다. 하지만 어떤 날은 문득 멈춰 서게 됩니다. 나무 끝에 번진 색 하나, 햇살에 스미는 온기 하나에 괜히 마음이 젖어듭니다.
아,
살아 있다는 건 이 전시회에 매일 초대받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이 멋진 전시회는 매일 계속된다는 것 축복입니다.
혹시 오늘 잠시 멈춰 선 적 있으신가요? 당신 앞에 걸려 있던 풍경은 어떤 색이었나요? 그 전시회를 마음의 창에 담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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