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하지 않아서
속병이 날 수준이다. 사실 이미 왔다.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닫고 약 1년 반째,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복용 중이다. 26살 브랜드를 창업하고, 10년 지기 친구와 동업 중이고, 여러 변곡점을 넘기며 성장시키는 중이지만, 기업의 성장이 곧 대표의 성장을 반영하기도 하는 일인지라. 일과 별개로 괜찮은 사람이 되길, 쓰임이 없어도 올곧은 상태로 있길 바라며- 1인 가장으로서 나라는 인간을 열심히 키우는 중이기도 하다.
글을 매일 쓰지만 전부 필요에 기반한 개조식 서류, 시선을 잡아끄는 마케팅 문구 등- 창의력과 논리력을 동시에 발휘하며 좌뇌 우뇌 열심히 쓰지만 영 맛이 없다. 불안과 두려움에 떠밀려 서로 미워하기 급급한 사람들이 많아진 SNS에 공유하기도 힘에 부쳐 브런치를 시작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수많은 텍스트를 흡수하고 생산하지만, 그마저도 요즘은 AI의 도움을 받다 보니 그 현상 자체가 지겨워져 버렸다. 맞춤법이 틀려도 맥락이 이상해도 전달력이 떨어져도 뭐 어때. 사람이 쓰는 거니까, 사람 냄새나는 글을 좀 써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여기는 생각이 마구 떠오르는 대로 쏟아내 보려 한다. 가감 없이, 영향력 생각 않고, 솔직하게. 아무리 솔직해져도 오픈된 공간이니 유해하진 않을 거 같아 좋은 플랫폼이라 생각했다. 천성이 생각 많고 남 눈치 잘 보는 사람이니 솔직함도 적당할 거라 생각도 들고.
브랜드를 4년째 해오면서 느끼는 바가 많지만, 요즘 유독 드는 생각은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네." 라며 내 이해심이 닿는 세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사회생활하느라 페르소나 하나씩 걸치고서 살다가, 한 뼘만 더 가까워지면 아, 이 사람도 나와 같은 사람이었구나를 자꾸 깨닫게 된다. 빈틈없어 보이던 사람도, 근거 없이 존경심이 샘솟던 사람도, 위화감에 첫인상이 어려웠던 사람도- 결국 다 사람이었다. 아마 나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일 거다.
내 이야기가 스타트업, 브랜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될지, 환상을 깨는 일이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친환경, 감도 높은, **대 출신 등등 온갖 그럴듯한 수식어를 다 달고 있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의 마음속은 이러하다- 는 걸 편히 털어놓고 싶다.
지피티씨 도움 없이, 혼자서 생각하고 느끼는 날것의 감정과 상념들을 차곡차곡 기록해보고자 한다.
(그러다 가끔, 진주처럼 마음에 드는 문장을 건져내면 캡처해서 이미지로 보관해야지.)
(진짜 이렇게 가감 없이 쓴 글과 AI가 쓴 글이 구별이 될까? 조금 쌓이면 검증도 가능해지려나.)
책을 자주 읽는 편도 아니면서 글 쓰는 건 왜 이렇게 막힘이 없을지. 매일 잠 못 드는 밤을 맞이하며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인트로처럼 적어낸 이 글의 모든 문장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또 빼곡-하다.
*커버는 직접 찍은 필름 사진으로 채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