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이면 끝날 일을 미루지 않기
나같이 예민하고 생각 많은 인간에게 “마음의 숙제”만큼 삶의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일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 표현은 내가 좋아하던 웹툰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에 묵묵히 남는 숙제 같은 기분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려고 노력 중인데, 그중 가장 효용감이 높았던 실천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몇 번이고 언제고 반복해도 모자람이 없는 말.
혹시 마음에 은은하게 - 해야 되는데, 싶은 연락이 있나요? 그러면 지체하지 말고 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지난 주는 그런 일이 꽤 잦았다. 아 - 단 몇 분이면 끝날 연락을 왜 미루지, 싶은 마음에 한 세 가지 실천을 했고 돌아온 효용감은 내 기대보다 훨씬 큰 것이었다.
1. 흐지부지 되어버린 약속에 대한 안부
납품했던 곳 대표님을 찾아뵙기로 하고, 만나자 만나자 말만 하다가 상반기가 지나버려 6월에 꼭 날짜를 잡자고 말까지 나온 상황. 그러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반려견의 건강이 악화된 소식을 보고 선뜻 연락을 못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연락을 미룰 일종의 핑계가 된 듯하다. 늦은 밤이었지만, 그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비건인 그분께서 평소 즐겨드시던 가벼운 밀키트 선물과 함께 그간의 근황과 안부 인사를 전했다. 가족을 간호하는 간병인의 건강을 기원하며
2. 엄마에게 보고 싶다는 말하기
서른이 다 되어서야 아기 짓에 정을 붙이나, 싶은 생각이 든다. 다양한 페르소나로 나를 감추며 어엿한 기업인인 척, 능숙한 척 살아가다 보니 감정에 솔직할 수 있는 상대가 새삼 너무너무 소중했다. 그래서 얼마 전 연인과의 이별을 결심하기까지도, 꽤 오래 망설인 듯하다. 내가 마음껏 표현해도 괜찮은 누군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생각하니 순간 엄마가 보고 싶어 졌다. 볼 수 있을 때 보고 싶다고 한 번이라도 더 말해야겠다 싶었고, 그렇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행복해하셨고 나는 더 더 행복해졌다.
3. 거래 종료 예정인 거래처 찾아가서 인사하기
작년부터 경기가 악화되며 리테일 시장이 여러 모로 힘들어졌다. 사실 개박살이라 표현해도 모자라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연을 쌓아, 실제로 제품을 출시한 뒤 유통 파트너로서 3년 정도 함께한 공간이 최근 위탁판매를 축소했다. 아쉬운 마음과는 별개로, 막 걸음마도 떼기 전 상태의 우리를 믿어주신 마음이 너무 감사했고, 이 역시 표현해야 마땅하다고 느꼈다. 시간이 허락한 어느 날 구움 과자 한 박스를 사서 찾아뵀다.
운 좋게도 대표님이 계셨고, 정답게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