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24.06.06

by 헤르만

최근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작가인 -첫 번째는 헤르만 헤세- 존 그린 John Green의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The Anthropocene Reviewed: Essays on Human Centered Planet)라는 책을 읽었다. 지난 몇 년 간 출판된 에세이들과는 결이 다른 느낌이었다. 뭔가 감성만 자극한다거나, 철학적이라거나(물론 좋은 내용들도 많지만 유행에 휩쓸려 나온 듯한 책들이 있는 것 같다.), ‘love yourself’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감정적인 글이 아닌. 일상의 사건들이나 물건, 대상에 대한 생각이나 경험/추억을 기록하며 글의 주제(글의 제목)가 되는 대상에 별점을 매기는 글이었다. 존 그린의 소설들을 읽을 때도 ‘나도 이렇게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글쓰기에 대한 나의 생각에도 변화를 준 책이다.

평소에 이런저런 생각을 꽤 깊게 하는 편이다. 그래서 글쓰기 연습도 할 겸 그것들을 기록해 보자는 생각을 전부터 해왔다. 하지만 ‘글쓰기’라고 하면 지금처럼 나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기보다는 잘 구성된 글을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들 보다는 정해진 주제에 대해 생각을 해보고 그 후에 글을 써보려고 하는 나를 발견했다. 이 생각과 태도가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를 읽고 바뀌게 된 것이다.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난 왜 주제를 먼저 생각하려고 했을까?’였다. 물론 주제가 있어야 글을 쓰게 되지만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주제를 고르려고 했던 것이,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고 주제를 못 정하다 보니 글쓰기 자체를 미루게 되었던 것의 원인이었던 것 같다. 원인을 찾은 후 내린 결론은 '일단 시작해 보자’였다. 이와 더불어 한 결심은 노트에 펜으로 쓰자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내가 내 생각과 감정을 가공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에 별점 다섯 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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