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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 라셰즈,예술과 역사의 공동묘지

유명인들의 무덤과 함께하는 삶의 사색

by Selly 정

오디세이 브런치 작가입니다. 오늘은 파리의 유명한 공동묘지, 페르 라셰즈(Cimetière du Père-Lachaise)를 방문했어요.

12구(12e arrondissement)에 살고 있는 저에게 이곳은 의외로 가까운 곳이었어요. 집 근처를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이 묘지에 대해 알게 되고 나서 깜짝 놀랐답니다. 우리 귀에 익숙한 유명인들의 안식처가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말이에요.

토요일, 시간이 없어도 만들어서라도 가보자고 마음먹고 다녀왔어요. 그런데 이곳은 상상 이상으로 광활했어요. 44헥타르의 면적에 약 70,000개의 묘지가 있다니, 그 규모에 압도되었답니다.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마치 영국식 정원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알렉상드르-테오도르 브롱니아르(Alexandre-Théodore Brongniart)의 설계 덕분이겠죠. 다양한 나무와 식물들 사이로 고딕 양식, 오스만 양식, 고대풍의 묘소들이 어우러져 있어 마치 야외 박물관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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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문득,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을 오르기 전 우연히 들렀던 묘지에서 당시 많이 들었던 유명인들의 무덤을 본 기억이 났거든요. 그 후로 묘지 방문에 대해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최근 글쓰기를 하면서 다양한 책을 읽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제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왜 글을 쓰고자 하는가?', '정말 글을 쓰고 싶어 하는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등의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죠.

그러다 문득 제 블로그 타이틀이 눈에 들어왔어요. '여행작가, 비오는날!' 저의 정체성은 바로 여행작가였던 거예요. 아니, 여행작가의 꿈을 꾸며 글을 쓰고 있었던 거죠.

'그래, 난 여행작가로 살고 싶어. 그렇다면 최소 주 1회는 여행을 가야지. 여행 관련 글도 써야 해. 그래야 진정한 여행작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과 함께 다시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고, 오늘의 페르 라셰즈(Cimetière du Père-Lachaise) 방문으로 이어졌어요.

이곳에서는 발자크(Honoré de Balzac), 쇼팽(Frédéric Chopin), 짐 모리슨(Jim Morrison), 에디트 피아프(Édith Piaf) 등 시대를 초월한 예술가들의 무덤을 만날 수 있어요. 특히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무덤이 인상적이었는데, 예전에는 팬들의 립스틱 자국으로 가득했다고 해요. 지금은 보존을 위해 유리막이 세워져 있지만요.

페르 라셰즈를 거닐며,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유명인들의 무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오래 머무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살아생전에 유명했던 사람은 죽어서도 여전히 유명하다는 사실에 왠지 씁쓸한 마음이 들었어요. 반면에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무덤은 그냥 지나치는 모습을 보며 더욱 그랬죠.

문득 '나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죽는다면 과연 누가 기억해줄까? 자녀들은 기억하겠죠? 그리고 주변의 친구들과 가까운 지인들도 기억해주겠죠.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결국 중요한 건 가족과 가까운 주변 사람들과 재미있게,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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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는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위대한 소설가입니다. 1799년 5월 20일 투르에서 태어나 1850년 8월 18일 파리에서 51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발자크는 소설가, 극작가, 문예 비평가, 수필가, 언론인, 인쇄업자로 다방면에서 활동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은 《인간희극》으로, 90편이 넘는 소설을 하나로 묶은 방대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인물 재등장 수법'을 사용해 여러 작품에 같은 인물을 등장시켜 당대 프랑스 사회를 총체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고리오 영감》, 《유제니 그랑데》, 《잃어버린 환상》 등이 있습니다. 발자크의 작품은 당대와 후대의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플로베르, 졸라, 프루스트 등이 그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발자크는 문학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평생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으며, 과로와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어 51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IMG-20250301-WA0049.jpg 외젠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외젠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는 19세기 프랑스 미술계를 주도한 낭만주의 화가입니다. 1798년 파리 근교에서 태어나 1863년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들라크루아는 당시 지배적이었던 신고전주의 미술에 반기를 들고, 감정과 색채를 중시하는 낭만주의 화풍을 확립했습니다. 그의 그림은 역동적인 구도와 풍부한 색채, 그리고 극적인 주제로 유명합니다.

대표작으로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1830년 7월 혁명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혁명의 정신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또한 《알제의 여인들》, 《히오스섬의 학살》 등의 작품을 통해 이국적인 주제에 대한 관심도 보여주었습니다.

들라크루아의 혁신적인 색채 사용과 자유로운 붓터치는 후대 화가들, 특히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단순히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넘어, 감정과 정신을 화폭에 담아내려 했습니다.

오늘날 들라크루아는 프랑스 낭만주의 미술의 대표자로 평가받으며, 그의 작품들은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쇼팽(Frédéric Chopin), 짐 모리슨(Jim Morrison), 에디트 피아프(Édith Piaf),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등 시대를 초월한 예술가들의 무덤을 만나지 못했어요. 많이 아쉬워서 다음번에 한 번더 가려고 결심하고 돌아왔어요.

페르 라셰즈Cimetière du Père-Lachaise)는 단순한 묘지가 아닌, 예술과 역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에요. 조용한 산책로와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세계 문화를 빚어낸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숨쉬고 있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의 삶과 죽음에 대해 사색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여러분도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삶과 죽음, 예술과 역사, 그리고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거예요.

다음 여행지에서 또 만나요!



주소: 16 Rue du Repos, 75020 Paris, France

또 다른 주소: 8 Boulevard de Ménilmontant, 75020 Paris,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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