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의 특별한 8가지 기능

여덟 가지의 덕을 갖춘 부채, 팔덕선!

by 콜치

올여름 열기가 유독 뜨겁게 느껴진다..

외출 시 휴대용 손풍기가 없어서는 안 될 그런 날씨다.


이처럼 조선시대 사람들에게도 더위를 식혀줄 아이템이 절실했을 것이며,

부채가 그러한 부분을 해결해 주었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부채가 ‘휴대용 손풍기’ 격인 셈이다.


수하탄주도.jpg 수하탄주도(김홍도 추정)


그러나

부채가 단순히 바람을 일으키는 용도 외에도

다른 기능들을 겸비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8가지 덕을 갖춘 부채,

즉 8가지 효용(기능)을 갖춘 부채라 하여

팔덕선(八德扇)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 글에서는 팔덕선이 지닌 ‘여덟 가지 덕’

즉 여덟 가지의 효용과 쓰임새를 살펴보도록 하자.


짚 부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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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람을 일으키는 덕


부채의 가장 기본적이자 보편적인 기능으로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날리거나

습기를 제거할 수도 있다.



2- 깔개 역할을 해주는 덕


땅바닥이나 지저분한 바닥 위에 부채를 깔아서

위에 앉거나 누울 수 있어

방석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3- 얼굴을 가리는 덕


조선시대에는 부채로 자신의 얼굴을 자주 가렸던 모양이다.

선조들이 얼굴을 가려야 했던 상황은 매우 다양했는데,


길에서 빚쟁이 등 피하고 싶은 사람과 마주쳤을 때 자신을 은폐하거나,

혼례 때 신랑신부가 동정의 표시로 얼굴을 가릴 때 부채를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당시에는 신분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인사를 올렸는데,

이러한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양반들이 부채로 얼굴을 가렸다고 한다.


부가적으로, 하품을 할 때 자신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부채로 입을 가리기도 했다고 한다.



4- 무언가를 막아주는 덕


부채를 양산으로 활용하여 뜨거운 햇볕을 막는데 활용했고,

우산으로도 기능하여 비가 내릴 때는 비를 막아주기도 했다.



5- 감정을 표현하는 덕


양반이 아랫사람에게 불쾌한 심기를 은근히 드러내기 위해

부채를 접었다 폈다 하는 행위를 반복했다고 한다.


이는 오늘날 사람이 자신이 화났다는 것을 표출하기 위해

손바닥으로 부채질하는 행위와 비슷한 원리가 아닐까 싶다.



6- 무언가를 내쫓는 덕


무더운 여름과 함께 출몰하는 벌레들,

특히 파리들을 쫓는 데 부채가 유용하게 쓰였다.


내쫓기는 건 파리뿐만 아니라 심령들도 마찬가지였다.


팔덕선에는 ‘사악한 기운을 내쫓는 덕’이 있다는 기록을 보아선

부채가 주술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의례 도구로도 활용되었다.



7- 지시·지휘 도구로서의 덕


부채가 일종의 지휘봉 역할도 수행하여,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아랫사람 혹은 부하를

지시하거나 지휘할 때 부채가 활용되었다.


또한 부채를 까딱까딱 흔들어

누군가를 호출할 때 활용되기도 했다.



8- 무언가를 덮어주는 덕


장독대·옹기를 덮어주는

나름의 뚜껑 역할도 했었다.


이런 논리라면 찬이 빨리 식는 것을 방지해 주는

음식 덮개로도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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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언급되지 않은 추가 기능들이 더 있어

사용자의 창의성에 따라 부채의 활용도는 매우 무궁무진하다.


팔덕선은 단순 여름 도구가 아닌,

다양한 기능들이 응축된 생활 속 만능 도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분들이라면 이 부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참고사항>

서술되어 있는 8가지 덕의 정리는
여러 자료 바탕으로 스스로 직접 취합한 것이지,
공식적인 정리나 공식적인 분류 체계가 아님을 밝혀두고자 한다.

자료마다 서술되어 있는 8가지 기능에 다소 차이가 있으며, 모든 내용이 통일되어 있지는 않다.
사실 누가 이러한 ‘여덟 가지 덕’ 개념을 처음 도입했는지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또한 하나의 자료물에 서술되어 있는 기능들이
다소 중복되거나 유사하게 여겨지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서 팔덕선의 덕 중 ‘지시봉의 구실을 하는 덕’과 ‘사람을 부를 때 손짓을 대신하는 덕’이
별개의 항목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어떤 대상을 지시’할 때 사용되었기 때문에 하나의 범주로 통합하여 정리하였다.
마찬가지로 ‘햇빛을 가리는 덕’과 ‘비를 막는 덕’도 역시 기능적 맥락에서 큰 차이가 없어,
‘무언가를 막는 덕’이라는 하나의 항목으로 통합하였다.

부가적으로, 백과사전과 같이 조선과 중국의 사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수록한 잡저인
‘임하필기’에 팔덕선의 여덟 가지 덕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해당 문헌에서는 ‘값이 싼 덕’이나 ‘짜기 쉬운 덕’ 등과 같이
가격 특성이나 제작 측면의 장점이 포함되어 있으나,
본 정리에서는 오로지 기능 및 활용도에 초점을 두어 항목을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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