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영어 공부를 하다가 문득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단어집을 들고 모르는 단어를 체크해가며 헷갈리는 단어는 소리내어 읽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읽다보면, 내가 이단어를 소리내어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단어들이 있다. phoneme, segment, metalingustic 과 같은 단어들이다.
이걸 읽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은,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에게 '음소', '분절', '상위언어적인'과 같은 단어를 읽으라는 것과도 같다. (뭐 문법 교사가 될 것이라면 할말은 없다만...) 한국에서 보통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로서 느끼는 것은 한국에선 회화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 역시 학교에서 회화를 가르치고자 몇차례 시도해보았지만, 학교에서는 유별난 취급을 받는다.
교육과정 상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입시가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 한국 학생들에게 외국어 유창성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조금은 상황이 다르나 결국은 비슷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k-pop 또는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는다. 취향이 생기면 굶으면서까지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가수를 찾느라 몰골이 안되보일 정도이다.
음악 교육은 영어보다 심하다. 영어는 배우는 시간이 많다(보통의 학교 기준). 그렇지만 음악은 배우는 시간 자체가 적다. 그래서 아예 음악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고, 음악하면 치를 떠는 사람이 있는 것도 내 친구들을 보면 이해가 갔다. 그래도 교회나 교내 동아리 활동으로 접할 기회가 있으면 참 좋다. 음악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심으면, 다시 꽃피우기 쉽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지나친 것은 좋지 않지만, 상황과 시기에 맞게 좋은 음악을 듣는 연습을 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클래식에 갇혀 락앤롤로 해방구를 찾던 학생 시절, 자아를 찾아가던 시절 나홀로 푹빠져 들었던 인디음악들, 힙합, 대중음악까지. 전부 이야기하자면 내 인생 이야기를 전부 써내야 한다만, 그런 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것은, 투자한 만큼 얻는 유익과 기쁨이 있다는 것이다.
뿌린대로 거둔다고 했던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으면 후회는 남지 않는다. 나는 선택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던지간에 그 선택이 조금 더 꽃필 수 있도록 옆에서 모닥불에 부채질하듯 일렁여줄 뿐이다. 그럼 배우는 데 실패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연습은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