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돌아와 맞이한 음악
'귀를 기울이면'.
내가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제목이다. 실사판으로도 나올정도로 유명세가 있다. 그러나 그 영화를 떠올리며 들어왔다면 아쉽게도 잘못왔다. 만화이야기나 사랑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 말씀은 히브리서 11장에 나오는 말씀이다. 내가 말씀을 외우고 다니면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혹시 교회 전도사님이시냐고.
예전엔 전도사가 될까봐 절래절래 손을 저었겠지만, 이젠 내가 전도사일수없음을 알기에 그저 웃음만 지어드린다.
나는 고향이 그리워 10여년간의 타향살이 끝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향수병이라고 하던가? 몇번 고향을 왕래하던 나는 결국 내 발때가 묻은 땅이 그리워 아예 짐을 모두 옮겨 눌러앉았다.
그런데 웬걸, 예전과 같은 고향이라기엔 사람도, 환경도 변한 게 많았다. 어쩌면 당연한 일, 사람은 원래 이렇게 자기 감정에 휘둘리며 사는 것일까? 나 스스로는 그렇지 않다고 믿으면서도, 내 판단과 결정들을 돌아보면 많은 경우가 그런 걸 알 수 있었다. 이는 내가 부족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말씀을 외운다. 그냥 앵무새처럼 외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다.
고향에 왔지만 내가 바라던 것이 모두 있진 않다. 이 실망감은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상실의 아픔은 누구나
에게 있을텐데,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걸까? 난 오늘 내가 외우는 이 성경의 구절에 답이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지금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난 이 사실을 믿으려 한다.
5일후에는 먼 나라 *신서란(新西蘭)으로 떠난다. 그곳에서도 이 말씀은 유효하길 바라며, 글을 이어가려 한다. 아, 왜 음악 이야기는 없느냐고? 그건 바로 이글이 음악을 듣고 쓴 글이기 때문이다. 귀를 귀울이면 들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