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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털기싸움'

by 최지안

많은 사람들이 인생이 뭐다 라고 정의하겠지만

엄마가 배운인생은 털기싸움 이었어


" 잘 털어내고 버티기 "

무엇이든 심각하게 생각하는 나에게는 이 미션이 정말 어려웠다

어렸을 때 부터 일찍이 죽음이 무서웠고

" 죽고 나서는 어떻게 되는 걸까? "

늘 고민했거든


그런데 삶도 몰랐던 내가 죽음을 알 수 있었을까?

' 지금' 에 집중하지 못했던 삶은 늘 너덜너덜 했어

' 누군가의 한 마디 '

' 인생의 한 장면 '

' 한 순가의 실수 '


마주치는 고통과 외로움

후회와 분노를 늘 가지고 다녔기에

난 항상 무거웠어


은율아 ..

6살이 되면서부터 너는 '죽음' 에 대해서

무서워 했다는 걸 기억하니?

" 엄마 죽으면 어떻게 돼 ? 내가 죽어서 엄마 아빠를 못 알아보면 어떻게해? "


맞아.. 우리는 죽어서 서로를 못 알아볼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죽음 이후 삶은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삶에서 그런 고민들을 조금 더 가볍게 하고

잘 털어 버릴 수 있다면 네가 살아가는것이 좀 더 수월할꺼야


예민하게 태어난 사람들

인생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철학적인 사람들은

좀 가벼울 필요가 있단다


타고난 성향이기에 그게 어렵겠지만

' 잘 털어버리는 연습' 을 했으면 해

인생은 ' 털기싸움 ' 이거든

걱정 없는 사람 없고

고민 없는 사람 없고

아픔 없는 사람 없고

고통 없는 사람 없단다


그저 누가 더 빨리 털어내느냐

그 차이가 인생을 좀 더 살아가기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거야


어제 저녁에 너와 공원을 가서

엄마가 공원 화장실에 갔을 때

화장실 바닥이 너무 더러워서

머리속에 잔상이 남더라


생각해 보면

엄마는 기분나쁜 말, 상처를 준 사람을

계속 생각하면서 스스로 고통을 받는

버릇이 있더라고


듣는 말과 보는 것들이 내 기준에 '충격' 적인 것들이면

머리속에서 그 충격을 계속 상기시키는 거지

이런 습관이 생긴 건 사실 계기가 있었고

큰 충격으로 비롯된 것이기는 해


잊으려고 해도 그게 잊혀지지 않고

가볍게 생각하려 해도 매번 심각해지고

그게 패턴으로 굳어진거지


그런데 나에게 이런 '패턴'이 있고

'버릇'이 있고

"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

라는 걸 깨닫게 되면 거기서 빠져그럼나오기가 좀 쉬워져


자기객관화라는 말 처럼

" 내가 매번 이런 것 때문에 괴로워 하는구나 " 를

깨닫고 그 생각이 나에게 아무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걸

알아가는 거야


나를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지

그럼 '생각털기' 가 쉬워질꺼야


결국은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

자주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지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받아들여 가는 과정이고

인정하면서 치료해 나가는 거란다.


" 한낱괴로움은 그날에 족할것이요.." 라는

성격구절 처럼

괴로움도 기쁨도 오래 가지 않아


육체가

잘먹고

잘싸고

잘자야

건강한 것 처럼


정신건강도

감정배출 잘 하고

여러가지 감정을 잘 소화키고

잘 털어버려야

건강할 수 있어


최근 본 유튜브에서 울림이 있었던

영상 중 하나가

" 한국 사람들은 너무 심각해서 병도 잘 안 낫는다 " 였어

세계적인 암권위자 박사님의 강의 였는데

미국병원 한국병원에서 모두 근무해 보셨대


그런데 유난히 한국사람들은 암진단을 받으면

대성통곡을 한다는 거야

그에 반해 미국 사람들은 훨씬 가볍게 생각한다는 거야

" 암은 그냥 관리하면 되는 병 아닌가요? " 이렇게.


잘 털어내지 못하는 정서는

한국인의 정서일 수도

타고난 성향과 유전적요소 일 수도 있지만

결국 인생의 모든 사건은 전부 '관점' 차이일 뿐이라는거

그래서 심각한것도 가벼워 질 수 있고

가벼운 것도 심각해질 수 있는 것 같아


오늘도 잘 털어버리자

나에게 닥쳐오는 파도에 겁먹지도 말고

잘 올라 타보자


너무 힘주면서 살지도 말고

고통에 몸부림치지 말고

잘 받아들이면서 겪어낸 후

털어내보자


인생을 짊어지고 살지 말고

인생위를 걸어가면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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