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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일기 마음소화
나를 괴롭힌 모든 것들은 허상이었다.
by
최지안
Feb 24. 2023
허상으로 병들어 왔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내 안에 어떤 말이 남아서 나를 괴롭혔는지
알게 되었다.
지독히도 오랫동안 누군가의 확신의 찬
저주와 같은 목소리가 내 안에 가득 차 있었다.
" 공동묘지를 가서 장기를 다 바꿔야겠네요 "
" 이대로 가다가는 3년도 못 사시겠어요. "
" 70대 노인의 세계를 다 겪어 셨어요."
아파서 갔던 병원인데 아픔을 얻어온 적이 많았다.
아픈 사람에게 의사의 소견은
신이 내린 음성처럼 확실하게 들린다.
아파서 병원에 갔고 치료를 받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돌아보면 치료가 아니라
병을 얻어온 적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 당신은 심각한 상태입니다."
라는 말이 마음속에 똬리 틀고
암덩이처럼 커져서 허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닌가? 큰 병에 걸리는 건 아닐까? "
무의식 속에 나는 아픈 사람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스스로에게 가지는 이미지가 그렇게 형성되고 있었다.
나의 병명은 상세불명이었다.
상세불명의 간결절
상세불명의 빈혈
상세불명의 고지혈 등..
사실 그 병은 내가 키워온 것이다.
항상 건강불안증이 있었다.
외할아버지는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고
친할아버지는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외할머니는 치매
친할머니는 고혈압..
나도 유전력이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요즘 혈압이 높아지는 건가?
나도 결국은 심장마비로 죽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무의 속에 쌓여가고
정신적 배경이 되다 보니 건강이
안 좋다는 말이 더 크게 느껴졌다.
검사결과에 대해 집중해서
어떻게 하면 나아질까?라는 생각을 해야 옳았다.
" CT를 봐도 간에 있는 혈관종은 저도 뭔지 모르겠는데요?
크기보다 모양이 중요한데 일반적인 모양은 아니네요. "
라는 의사의 무책임한 말에 휘둘릴 것이 아니었다.
의사가 모르니까 상세불명
수술을 할 수도 없고
약이 있는 것도 아니란다.
그저 추적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명확하게 치료되는 게 아니라니까
나의 불안감을 더 커져갔고
허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허상은 점점 실상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명확한 검사결과가 아니니까
명확하게 아픈 건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추척검사를 하면서 모양과 크기를
살펴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마음은 중환자실 시한부인생 같은
기분이었다.
20대부터 30대 후반의 지금까지도
거의 매일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왔다.
오랜 시간 추적검사를 하면서
상세불명의 병들은 호전되고 나아졌지만
공황발작과 식이장애 같은 다른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허상이 실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허상의 씨앗이 열매를 맺으면 실상이 되어버린다.
정신과약 없이도 공황이 사라지고
식이장애를 극복하면서 확신했다.
모든 두려움은 다 허상이었다고.
허상을 극복하기 위해 마음을 단단히 하는
연습을 한다.
빗장을 걸어 잠가 두기도 하고
지푸라기로 지어졌던 마음의 집을
벽돌로 바꾸고 다시 콘크리트로 바꾼다.
어떤 말이 날아와도 꽂혀서 허우적대지
않도록 마음의 얇은 막을 보수하는 작업이다.
어떤 말도 마음속에서 뱀처럼 똬리 틀지
않도록 나를 지키는 작업이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만 했던 지난날을 돌아본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걱정이 아니라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마음의 단단함이란
나를 알아가면서 얻어지는 훈장 같은 것이다.
무의 속에 잠재되어 있는 마음속 배경을
살펴보고 소리를 들어본다.
그 생각이 창조해 낸 지금 이 시간의 나를 보는 것
어떤 점으로 시작해서 연결되었는지
실마리를 잡아내는 것이다.
명확해지는 경쾌한 소리에 깨달음이 오고
단단해진 마음은 허상을 이겨낼 수 있다.
걱정에서 빠져나와 걱정하는 나의 모습을
지켜보고 제삼자의 시선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원하는 모습이 실상이 될 수 있도록
건강한 나의 모습을 그려 보고
미래에 건강해진 나에게 물어본다.
" 나는 어떻게 이렇게 건강해졌을까? "
이 또한 긍정적 허상일 수 있지만
부정적 허상보다는 낫다.
허상을 버리기 위해 나를 설득했던
많은 시간들... 그리고 허상이라는 걸
검증하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있다.
상세불명의 병들은 계속해서 추적검사를 하고 있고
일반 철분제로는 해결이 안 되는
상세불명의 빈혈을 해결하기 위해
시중에 나와있는 철분제를 다 사 먹어 보았다.
그래도 해결이 안돼서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영국에서 수입해 온 액상철분제를 찾아냈다.
위가 약한 나에게 시중에 나와있는
철분제는 하나도 흡수가 되지 않아서
' 피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의사가 처방해 준 철분제가
효과가 없었을 때
" 의사가 처방해 준 약으로도 답이 없네.
다른 병이 있는 거 아닌가? "
라고 허상에 시달리고 있었다면 답이 없었을 것이다.
허상에서 벗어나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던 건
메타인지 즉 나를 아는 힘이었고 마음의 단단함이었다.
감정적으로는 나를 위로해
주면서
이성적인 판단도 해주었을 때
허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바라는 모습대로
원하는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시간에 나는
어떤 생각 속에서 만들어진 걸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무의식에는
수많은 허상과 공포가 배경이 되어 있을 수 있다.
무대의 배경을 바꿀 수 있는 건
무대의 주인공인 나다.
'상세불명의 허상'의 막을 내리고
인생의 제2막을 탄생시켜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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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3년 공황장애8년 죽을 고비를 넘기고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쇼호스트 사자지안 입니다. 현재는 네이버라이브쇼핑 방송을 하고 있으며 '내안의 꿈'을 찾아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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