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톱 아래 조그마한 가시만 박혀도 괴롭고
신경 쓰이는 법이다. "
당연한 듯 모든 걸 누리고 살아가지만
사실 조그마한 불편함만 더해져도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진다.
오른쪽 치아가 부실해서 자주 욱신거린다.
오래전 신경치료를 한 치아인데
이미 신경 쪽에 다시 충치가 생겨서
나중에 이를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요즘은 워낙 2030 세대도 임플란트를
많이 한다고 하지만 치아교정을 하면서
생이를 4개나 뽑아봤기 때문에
임플란트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그저 관리를 잘해서 치아가 잘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당연하게 건강할 줄 알았던 치아는
충치치료를 안 한 어금니가 없을 정도로
전부 때우고 신경치료를 해 놓은 상태다.
다이소에서 몇 가지 필요한 물품들을 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르신 몇몇 분들이
하는 얘기가 들린다.
" 백내장 수술 해야 된대."
" 나는 눈에 렌즈 넣었는데."
나이가 들면 백내장 녹내장이 많다고 하는데
나중에는 그런 것도 걱정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스쳐간다.
벌써부터 안경이 없으면 불편해서 살 수가 없는데
눈도 이도 잘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영양제는 말할 것 없고 주기적으로 먹는 약들이
생기는 것도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 일 것 같다.
나이가 든다고 다 건강이 나빠지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노화현상이라는 것이 있기에
방심하며 살 수가 없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는 항상 잘 보였고
치아 걱정 없이 잘 먹었고
무릎 관절 아픈 곳 없이 잘 뛰어다녔는데
어느새 하나씩 뭔가 부실해지기 시작하니
어르신분들이 말씀하시는 서럽다는 말이
뭔지 조금씩 알 것 같다.
예전 신랑이 스쳐 지나가듯 했던 말이 생각난다.
학생시절에 지하철을 탔는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 몇몇 분들이 하는 얘기에
먹먹했다는 것이다.
" 어이, 우리 다음에 또 살아서 볼 수 있으면 보자고."
그분들에게는 몇 달 사이에 친구가 죽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나이였던 것이다.
인생의 많은 구간이 있지만 그 구간들 속에
항상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들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아프면서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언제나 똑같은 모습으로 건강할 것 같던
부모님도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빛과 비와 공기는 모두에게 공평하지만
그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
감사한 것이다.
오늘도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것
숨 쉴 수 있는 것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안전하게 잘 수 있는 것은
단연코 축복이고 감사한 일이다.
서로의 존재만으로 선물 같은
가족들이 있어 감사하다.
오늘도 살아있다는 것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아이를 낳고 한참 힘들 때 집안일이
너무 지겹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 매일 똑같이 빨래하고 설거지 하고
집안일만 하는 기계처럼 살아가는 게
너무 지겹다."
이런 생각을 친정엄마에게
털어놓으니 엄마가 하신 말씀이 있었다.
" 가족들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지. "
같은 집안일을 하면서도 엄마와 나의
마음가짐은 달랐다.
당연히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감사한 일이었다.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은 다 선물 받은 것이었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들
그것은 살면서 하나씩 발견해 나가는
보물찾기 같은 것이다.
인생의 선물과 보물은 멀리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 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
하나씩 발견해 나가는 것이었다.
그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눈
당연한 것 같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볼 수 있는 마음의 시력이 필요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