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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안 Apr 22. 2023

[셀프컨트롤] 번아웃을 피하는 삶의 농도 조절하기

벌써 6년 전에 일이다. 한의원에서 인생의 진리를 생각하게 된 순간이 있었다. 

의사는 아픈 나에게 말했다. " 왜 예전에 동네바보형들 알죠? 허허실실 웃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분들, 그렇게 살아야 건강해요. "

이 한마디 말이 나에게 와닿았던 건 나의 삶이 너무 농도 짙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에게는 소위말하는 번아웃이 심하게 온 상태였다.

열열한 불로 나를 태워서 재만 남은 상태였다. 

열정이 있으면 다 좋은 걸로 생각하지만 그 또한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

열정의 결과로 돈을 벌 수도 있지만 반면 그 불로 인해 건강을 잃을 수도 있고 

누군가와의 사이가 나빠질 수도 있다. 열정은 말 그대로 불이기에 잘못사용하면

나를 태울수도 남을 태울수도 있는 것이다. 



뜨겁게 무언가를 하는 것이 정답인 줄 알았다. 열심히라는 단어는 가장 칭송받을만한 단어라고 

생각했기에 방법을 찾기보다는 그저 시간을 투자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일을 했다. 결과가 좋을 리가 없었다.




번아웃 되지 않으려면.. 삶의 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아주 추상적인 말이지만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농도이다. 

인생은 수프를 끓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처음 수프를 끓이는 사람은 

적절한 농도를 맞추지 못하고 헤매지만 계속 끓여 보다 보면 적절한 농도를 찾는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가득한 열정으로 마음을 태우기도 하고 졸이기도 한다.

내 안에 수프를 끓이다 실패하는 날이 많아지다 보면 어느덧 농도는 적절히 맞출 수 

있는 수준이 되어 있다. 그 수프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열정을 발휘하면서도 번아웃을 피할 수 있는 방법.

친하게 지내면서도 사생활을 침범당하지 않는 방법.

적절하면서도 적당한 온도를 맞추는 삶을 지혜로운 삶이라고 부르는 듯싶다.


처음에 가졌던 열정을 일정한 온도로 유지하는 것이 활활 불타서 재로 남는 것보다 낫다.

수프의 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와 냄비 그리고 약간의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듯 

인생도 열정을 유지할 수 있는 꾸준함과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한번씩 삶의 농도를 확인해 본다. 너무 마음 졸이고 있지는 않은지 너무 안일하게 퍼져 있지는 않은지

일평생 조절해야 하는 인생 이지만 그로인해 인생의 프로가 되고 경력자가 되어간다. 


살아감 이라는 경력만으로 삶의 농도 완벽히 조절할 수는 없겠지만 배워간다는 점에서 우리의 인생은 

헛되지 않다고 믿는다. 스스로 불타 없어지지 않도록 오늘도 나의 나무주걱은 일정하게 냄비를 향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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